시각예술작가 강은수

강은수

이름: 강은수
출생: 1974년
분야: 인공지능미술, 미디어아트
인천과의 관계: 인천에서 자랐음. 현재 한국 내 거주지.
작가정보: 홈페이지바로가기

약력
1997년, 2000년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2005년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산타바바라에서 미디어아트와 테크롤로지 석사 학위 취득
2010년 워싱턴주립대학 디지탈 아트와 익스페리멘탈 미디어 박사 학위 취득
2009년 - 2018년 애크론대학교 미술대학 종신 교수 재직
2018년 - 현재 카네기맬론대학교 공과대학 방문 교수 재직
2021년 시그라프 2021 컨퍼런스에서 메져러블 크리에이티브 에이아이 워크샵 제작 및 강연
2021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비욘드 클래시피케이션 : 더 머시닉 서블라임 온라인 퍼포먼스 제작 및 참여
2022년 필라델피아의 마지널유틸러티 갤러리에서 ‘ 애매하고 매혹적인 인공지능의 상상 ' 개인전
2022년 뉴립스 컨퍼런스 머신러닝 포 크리에이티버티 앤 디자인 워크샵 초청 강연
2023년 시그래프 컨퍼런스 아트갤러리 리뷰어

1.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품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소리생명체

소리생명체
(사진 제공: 강은수)

가장 최근에 작업한 ‘소리생명체’를 꼽겠습니다. 처음 만든 비디오부터 지금까지 제 작업은 누군가가 주류세력에 의해 타자로 지정되고 타자라는 이유로 소외되거나 배척받는 것에 대한 의문과 저항을 담고 있습니다. 거기에 저와 주변, 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제 소회를 반영합니다. ‘소리생명체’ 작업 역시 인공지능이라는 낯설지만 우리 삶에 깊숙이가 들어와 있는 존재와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기계학습 기술의 발전과 함께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2. 작업의 영감과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말씀해주세요.

어릴 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즐겨 읽었습니다. 거기 나오는 세이렌의 신화를 보면 어부들이 세이렌이라는 괴물이 어부들을 노래로 유혹해 바다에 빠뜨려 죽인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이렌은 인간과 다른 종이지 않습니까? 세이렌이 인간의 언어를 모르고 어부가 세이렌의 언어를 모르니, 세이렌이 그저 자기들끼리 대화를 하고 있었거나 그저 좋아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인간에게는 우연치 않게 그 노래가 너무 아름다워 넋을 잃었고 주변 바다가 험해서 어부가 죽은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세이렌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인간이 아무 잘못 없는 세이렌을 괴물로 봐버린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 생각은 2002년 인사미술공간에서 한 첫 개인전 ‘알 수 없는 영역’에서 보인 작품들에 들어갔습니다.

수년 전에 한참 머신러닝을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에 TV에서 북한에서 탈출한 젊은 여성분이 영어로 연설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습니다. 탈출한 직후가 아닌 시기에 한국에서는 나오지 않는 뉴스가 유독 미국에서 미디어에 여러 번 노출되는 것이 단지 인권 문제에 대한 염려가 아닌 미국 내 정치적 여론몰이를 위한 연출인 듯한 의심이 어쩔 수 없이 들었습니다. 그분의 말은 거짓이 없겠지만 그 말이 언제 어떻게 노출되느냐는 자연스럽지 않은 그런 상황을 보면서 뉴스는 진짜인 동시에 가짜일 수도 있는가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는 당시 문장 완성 기계학습 기술을 이용해 만들었던 ‘가짜뉴스’라는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가짜뉴스 프로젝트,

가짜뉴스 프로젝트, 강은수, 비트 루지카, 협업자들
(사진 제공: 강은수)

인공지능은 또 어떠한가요.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둥 이미 인공지능은 자의식이 있다는 둥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에 조금이라도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혀 믿지 않을 이야기들을 조장하는 기사 제목들이 만연합니다. 그렇게 두려움을 조작해서 무엇을 얻기에 그러는 걸까요? 우리가 인공지능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를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데 말입니다.

3.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꼰대가 아닌 예술가? (웃음) 제 학생들에게 자주 듣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기도 하는 평가가 ‘열린 마음을 가진 분’이라는 말인데요. 계속 공부하면서 또 이해하고 공감하려 노력하면서 정체되지 않은 예술가로 남고 싶습니다.

4. 예술적 영감을 주는 인천의 장소 또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바다입니다. 바다는 너무 거대하지만 너무나 작은 생물들도 품고 있고, 내 눈앞에 있지만 저 멀리 내가 가본 적 없는 곳과 이어져 있고, 상냥하게 파도를 태워주지만 무섭게 덮치기도 합니다. 내가 얼마나 작고 하찮은지 알려주면서도 내가 들어가면 밀어내지 않고 잘 받아줍니다.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5.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주세요.

이퀄리브리움 작업 중

이퀄리브리움 작업 중
(사진 제공: 강은수)

‘어린이와 인공지능과 예술가’라고 미술교육을 받고 예술계에서 활동해온 저와, 인공지능과, 만 8살이 된 제 아들과 함께 예술작품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몇 점의 그림이 그 결과로 나왔고요. 현재는 ‘이퀄리브리움’이라는 캔버스 두 개짜리 작품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년에 제 아버지를 비롯한 여러 주변 분들의 죽음을 겪으며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끊이지 않고 있어요. 그런데 아주 작은 미생물에게 죽음이란 ‘이퀄리브리움’의 순간이라고 하더라고요. 미생물 내부와 외부가 화학적으로 평형을 이루고 하나가 되는 그런 거예요. 인간의 죽음도 그렇게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제 아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어요. 아들이 이야기를 들으며 몇 장의 그림을 그렸고요. 그중 하나를 인공지능에게 주어 이어 그리게 했고, 그 결과를 지금 아들과 함께 캔버스에 옮기는 중입니다. 다른 이와 함께 무엇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너무나 잘 알고 가까운 아들과도 그렇고 인공지능과는 더 그렇지요. 그리고 그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너무 많아요. 계속해서 더 잘 함께 하는 방법을 연구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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