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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그림책 북콘서트 더하기 북캠핑
학산생활문화센터 <북적북적 북(BOOK)자리>
이의록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우수수 떨어진 은행잎이 수북한 거리를 지나니 재잘거리는 아이와 엄마가 앞선다. 그들 뒤를 따라 건물로 들어서니 ‘학산생활문화센터 북적북적 북(BOOK)자리입니다’라는 환영의 문구가 반긴다.
웅성대는 아이들 틈 사이로 노란빛의 그림이 가득한 화면과 함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며 고진이 작가님이 소개해 준 성악가 안재홍 님의 한국 가곡 ‘별을 캐는 밤’ 노래를 시작으로 그림책 『눈물조각』 낭독이 시작되었다. 불이 꺼지고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별’의 여정을 통해 눈물을 위로하고 그들의 용기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느낄 수 있는 한 장 한 장의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귀로 들으니, 마치 꿈을 꾸며 그림 속에 있는 것처럼 생생함이 느껴졌다.
고진이 작가, 바리톤 안재홍
@고진이 작가
『눈물조각』 그림책 표지
@고진이 작가
작가 자신이 어느 날 꿈속에서 선명하게 만난 우주를 담아서 그린 이야기와 더불어 그림책 속 그림에 쓰였던 미술도구인 오일파스텔(Oil Pastel)을 사용해서 직접 그림을 그려보는 활동을 통해 그림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자신의 꿈을 적은 종이로 나만의 아기별을 접어서 만들고, 그 아기별들을 모아서 하나의 우주를 만들었다. 자신만의 꿈을 생각하고 그것을 담은 꿈별들이 모여서 커다란 하나의 우주로 된 것이다.
“이건 나의 꿈이야, 나의 별이고, 나의 우주야”
“이건 너의 별이야?” “응”
아이들이 각자가 상상하는 무한의 우주 안에서 나의 꿈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고진이 작가의 우주 그림
@고진이 작가
꿈이 우주가 되다.
@학산생활문화센터
작가는 눈물이 가지고 있는 슬픔과 아픔을 표현하고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쁨과 감동을 표현하고 있는 그림책에서 아픔과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고난이 영원하지 않기에 슬플 때 맘껏 울어도 좋다는 이야기를 그림책에 담았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아이들이 웃고, 맘껏 울면서,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어른의 마음이 느껴졌다.
『눈물조각』 그림책 낭독 속으로
@학산생활문화센터
꿈을 적은 아기별 만들어 보기
@학산생활문화센터
아이들이 우주에 자신의 꿈을 담는 북콘서트가 마무리되고, 같은 공간은 의자와 테이블과 돗자리 등이 설치되고 공간을 밝혀주는 작은 전구들이 켜지면서, 책이 있는 북자리이자 북캠핑 장소로 마법처럼 바뀌었다. 더불어서 누구나 그림책을 읽을 수 있도록 편안한 빈백도 설치되었다. 이는 주말에 생활문화 공간 이용 활성화를 위해 지난 5월부터 진행된 <주말엔 학산네로>라는 사업을 통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대관 중심의 생활문화센터 공간은 상시로 자유롭게 공간 이용이 쉽지 않기에, 한 달에 한 번 주말 하루 열리는 공간은 내가 사는 동네에서 계절에 맞는 놀이와 음식 체험활동과 더불어서 따뜻한 차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동네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인기가 많았다. 자주 오는 공간이 아니라서 낯선 공간이지만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몇 번 만난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즐거운 경험의 공간이 되고자 한 것이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주말엔 학산네로> 사업에는 주민기획으로 참여하는 엄마들의 모임 ‘학산네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그림책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과 놀 곳이 부족한 도시의 아이들이 뒹굴뒹굴 놀면서 책도 읽고, 친구도 만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고 있어 의미가 깊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만난 그림책 이야기와 꿈을 담은 아기별과 눈물조각 이야기를 들려준 고진이 작가와 멋진 콜라보로 가곡을 들려준 바리톤 안재홍 성악가, 나의 우주와 우리의 우주 그리고 함께 한 엄마, 아빠와 친구들의 모습이 머문 공간의 기억들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기를 바란다.
뒹굴뒹굴 자유로운 북캠핑
@학산생활문화센터
주민기획단 그림책으로 만나기
@학산생활문화센터
이의록
미추홀학산문화원 문화사업 실장
마음과 곁을 나누는 따뜻한 문화기획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