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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호 기획특집은 인천의 축제사업 좌담회로 준비했다.
재단별 축제사업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제사업의 운영 현황과 의사결정 구조, 성패 요인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천을 대표하는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진솔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재단 직원들이 모였다
인천의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일시 | 2023년 4월 14일 |
참석자 | 공규현 (인천문화재단 정책협력실), 윤세정 (경영지원팀), 김가람 (부평구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 시민팀), 박유리 (서구문화재단 생활문화복지팀), 이용성 (연수구문화재단 문화콘텐츠팀), 최지훈 (중구문화재단 생활축제팀), 신창희 (남동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팀), 하수연 (미추홀학산문화원 시민문화팀) |
재단별 축제사업 운영 현황
공규현: 안녕하세요, 이번 축제사업과 관련된 좌담회의 사회를 맡은 인천문화재단 정책협력실 공규현입니다. 인천문화재단과 인천 지역의 기초문화재단 분들을 모시고 축제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게 되어 기쁘다는 말씀드립니다. 그럼 우선 문화재단별로 맡아서 진행한 축제사업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윤세정: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문화재단 경영지원팀 윤세정 주임입니다. 2018년도랑 2019년도에 축제문화팀에서 ‘청년문화대제전’ 사업과 ‘섬마을밴드음악축제’를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개항장 예술축제’에 전시랑 홍보 쪽으로 참여했습니다. 2019년도부터 2021년도까지는 예술인 지원부서에서 근무했는데요, ‘문화예술특화거리 점점점’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점점점’은 축제사업은 아니지만, 공동프로젝트를 축제 형식으로 진행했었기 때문에 ‘점점점 유니버스’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지금 현장에서 축제를 담당하고 있지는 않은데요, 다른 문화재단에서는 어떻게 축제 준비를 하고 진행하는지 궁금한 마음에 오늘 좌담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2021 점점점 유니버스
(사진 제공: 인천문화재단)
공규현: 네, 인천문화재단은 예전에 담당했던 업무를 중심으로 말씀드렸습니다. 다음으로 미추홀학산문화원의 하수연 팀장님 말씀 부탁드립니다.
하수연: 안녕하세요, 미추홀학산문화원 시민문화팀 하수연 팀장입니다. 미추홀학산문화원의 경우 ‘시민창작예술축제, 학산마당극놀래’라는 축제를 진행하고 있고, 저는 1회 때부터 현재까지 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문화원이 10년 전쯤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는 공동체 예술을 중심으로 한 축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미추홀구청과 함께 행정구역 21개 동을 돌면서 축제를 하기도 했으나 2017년부터는 문화원 단독 축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9년도부터 3년은 돼지 열병이나 코로나 때문에 주춤했지만 멈추지 않고 사전 제작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형태로 전환해서 축제를 이어갔고 작년에는 다시 마당으로 나와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 9년 동안 작품 중에서 시대적 이슈를 반영하거나 주민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은 작품들을 선정하여 각색하여 선보이는 ‘10년을 함께 열다.’ 회고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2 학산마당극놀래
(사진 제공: 미추홀학산문화원)
마당극이라고 하면 다양한 게 떠오를 수 있는데요, 학산마당극놀래는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현재와 과거, 미래의 이야기를 토대로 직접 공연을 만들고 무대에서 공유하고 나누는 축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과거 마당은 동네 사람들의 공동의 공간이었는데요. 이웃과 늘 마주치는 삶의 공간이자 이웃과 아이를 기르고 함께 일하고, 즐기는 공간이었던 마당. 이 마당이 사라진 시대에 모든 시민이 예술가가 되어 문화와 예술을 접하고 마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축제를 통해 풀어내고 있습니다. 올해로 미추홀학산문화원은 개원한 지 20주년이 되었고 축제는 10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축제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조금 더 고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0주년을 맞아서 각 동아리마다 시민의 주체적인 참여와 활동을 구조화하고 더욱 활성화시키려 하고 있는데요, 그 일환으로 각 동아리마다 목표를 세워서 시민 펀딩을 진행해볼까 합니다. 동아리마다 활동하면서 드는 여러 가지 생각과 목표들을 회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시민들과 나누고, 축제와 동아리 지원 예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시민 펀딩을 통해 동아리 자체 방학 동안 활동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고자 합니다.
공규현: 네, 잘 들었습니다. 미추홀학산문화원에서 ‘시민주도의 공동체 예술’로서의 축제를 구상하셨다는 점을 짚어볼 만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이벤트적인 부분보다 시민들이 콘텐츠를 직접 만든다는 데 핵심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음으로 서구문화재단에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유리: 저는 인천서구문화재단 생활문화복지팀에서 일하고 있는 박유리입니다. 저는 올해부터 생활문화복지팀에서 축제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아직 축제 분야에 대한 경험이 많이 없어 다른 분들의 경험을 들으러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서구문화재단의 경우 대표적인 축제 중 하나로 올해로 6회차를 맞은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이라는 축제가 있습니다. 축제명과 같이 청라 호수공원에서 피크닉을 하는 것 같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야외 클래식 축제를 표방합니다. 2회차부터 재단에 위탁되어 현재까지 재단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나 날씨 같은 이슈로 인해 사실 야외에서 진행한 경우가 드문지라 올해에는 날씨가 잘 따라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2022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
(사진 제공: 서구문화재단)
또 다른 축제는 ‘청라 뮤직&와인 페스티벌’입니다. 경제자유구역청과 협력해서 진행하는 축제로, 국제도시마다 콘셉트를 정해서 진행하는 사업인데요, 서구의 경우 작년 시민 설문조사 결과 음악과 와인이 관련된 축제를 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 이를 반영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프랑스를 주제로 프랑스 와인과 세계 음악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꾸려질 계획입니다, 또한 생활문화축제, 버스킹 페스티벌, 서구문화예술인회와 함께하는 서곶예술제와 같은 축제들이 있습니다.
2022 청라 뮤직 앤 와인 페스티벌
(사진 제공: 서구문화재단)
공규현: 서구문화재단에서는 축제사업을 많이 하고 계시네요.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이나 청라 와인&뮤직 페스티벌, 서구생활문화축제 모두 인지도가 있어서 자리를 잡고 있고, 버스킹 페스티벌이랑 서구문화예술인회와 함께하는 서곶예술제까지 5가지를 말씀해주셨는데 많은 축제를 담당하고 계셔서 다양한 얘기를 들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부평구문화재단에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가람: 안녕하세요, 저는 부평구문화재단에서 문화도시 관련 일을 하는 문화도시센터 김가람이라고 합니다. 부평은 2016년부터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을 진행하면서 1950~60년대 미군 부대부터 대중음악이 유입되었던 장소성을 바탕으로 대중음악과 관련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대중음악축제’를 2016년부터 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는 ‘밴드 페스티벌’이라는 축제로 시작했고 2018년~2020년까지 ‘뮤직게더링’이라는 이름으로 축제가 추진되었습니다. 2021년부터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이 끝나고 부평이 법정 문화도시가 되어 해당 축제 사업명을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로 변경하여 진행하게 됐습니다.
2022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
(사진 제공: 부평구문화재단)
2022 뮤직 플로우 사운즈
(사진 제공: 부평구문화재단)
저는 2020년도에는 시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음악 사업을 보조했는데 2021년, 2022년도에는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을 담당해서 진행했습니다. 마찬가지로 2021년도가 코로나19로 인해 여의치가 않아서 비대면으로 축제를 진행했던 애로사항이 있었는데 2022년도의 경우 코로나19가 완화되어 대면 축제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 이외에도 서브컬처를 기반으로 한 ‘언더시티 프로젝트’나 꽤 오래된 ‘부평풍물대축제’ 등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문화도시에서 하는 축제이기 때문에 단발성 행사라기보다는 협의체를 만들어서 축제를 가꿔나가는 과정이나 지역 뮤지션을 발굴해 활동 기회를 부여하는 등 어떤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으로 축제를 추진하는 거 같습니다. 저도 다른 재단에서 어떤 축제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예산에 대해서도, 사실 한 명의 담당자가 다루기에는 부담스러운 예산인데 다른 재단에서는 어떤 식으로 생각하시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공규현: 네, 부평구가 특화도시 사업에 이어서 문화도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축제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굵직한 것을 중심으로 말씀해주신 것 같은데 부평은 축제의 도시이기도 하죠. 부평풍물대축제가 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요. 관련해서 다양한 얘기를 들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인천중구문화재단에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지훈: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중구문화재단에서 축제 업무를 하고 있는 생활축제팀의 최지훈 대리입니다. 중구문화재단은 2022년에 출범했는데요, 올해 제일 처음 시작했던 축제는, 지난주에 마무리된 ‘자유공원 벚꽃축제’였어요. 그다음으로는 준비하고 있는 축제는 ‘어린이 축제’인데 중구가 영종도랑 원도심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보통 축제를 원도심에서 한 번 하면 다음에는 영종도 쪽으로 가서 한 번 하는 식으로 분배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5월 5일은 영종역사관에서, 6일은 원도심 한중문화관에서 진행될 예정이고 여름에는 ‘차이나타운 짜장면 축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10월경에는 ‘세계전통음식축제’가 영종씨사이드파크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겨울로 넘어가면 ‘크리스마스 트리축제’를 신포동에서 한 번, 영종국제도시에서 한 번 진행합니다. 이 축제의 경우 올해는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같이 진행하게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축제가 있어서 하나가 마무리되면 바로 다음 축제를 준비하는 식으로 굉장히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끝난 ‘자유공원 벚꽃축제’는 생각한 것보다 시민분들도 많이 오셔서 잘 마무리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재단은 아직 2년차지만 여러 가지 축제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저희도 대표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3 자유공원 벚꽃축제
(사진 제공: 인천중구문화재단)
2022 크리스마스 트리축제
(사진 제공: 인천중구문화재단)
공규현: 네, 중구는 축제가 너무 많아서 얘기하다 보면 끝이 없을 것 같네요. 중구문화재단에서도 축제 관련해서 이야기가 풍부할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올해 출범한 남동문화재단에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창희: 안녕하세요, 남동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팀 신창희 차장입니다. 남동문화재단은 올해 1월 1일에 출범했고 이제 업무 시작한 지 4개월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우리 재단에서 가장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축제는 ‘소래포구 축제’입니다. 금년도에 23회차를 맞이한 축제인데 올해 예산은 6억 원 정도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오래 운영된 명성에 비해 예산이 적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주어진 예산에 맞춰 최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동문화재단에서는 소래포구 축제와 관련하여 1월부터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내부 보고회나 구청 보고회 등의 과정을 통해 현재 기본계획이 수립된 상태입니다. 나아가 올해 같은 경우 중점적으로 잡고 가야겠다고 생각한 게 전문문화기관으로서의 차별점입니다. 과거 운영과 남동문화재단이 참여해서 운영했을 때는 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축제의 중심 주제와 하위 주제를 명확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중심 주제는 축제가 운영되는 장소인 ‘소래 바다’로 좀 넓혀서 잡았고요, 그 하위 주제로는 포구라는 경관, 수산물이라는 먹거리, 어시장이라는 삶, 상인이라는 사람, 염전이나 협궤열차 같은 기억 등 5가지로 설정해 모든 축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축제공간 자체를 메인무대존, 체험존, 아트존, 주민자치존, 먹거리존, 버스킹존 등으로 구분해서 축제를 찾아오신 관광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2018 제18회 소래포구축제
(사진 제공: 남동문화재단)
2022 소래포구축제
(사진 제공: 남동문화재단)
소래포구 축제는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열릴 예정인데 축제라는 게 준비 기간은 참 길고 열리는 기간은 한정되다 보니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은 9월 전까지는 그 축제를 잊고 사시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 부분을 바꿔서 축제사업을 좀 입체감 있게 운영해보자 해서 사전 프로그램을 9개 정도 준비하게 되었고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언론보도에도 나간 소래포구 스토리북 제작 사업이 사전 프로그램 중 하나이고요. 축제가 열리는 9월 전까지 다양한 사전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축제가 운영되는 소래포구라는 장소 자체가 축제 장소이기도 하지만 그곳을 기반으로 삶을 영위하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의 참여를 끌어내야 이 축제가 지역의 어떤 정체성을 담아 운영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특화사업도 구성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시장 상인들이 축제 포스터의 모델이 되는 ‘어시장 상인 모델 포스터 사업’이나 소래포구에 대한 옛 기억을 기록하는 ‘소래포구 기억 기록 영상 제작 사업’ 등이 그것입니다. 더불어 전 연령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려 하는데요, 소래포구 축제가 23회째 운영되다 보니 소래포구라는 장소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가 조금 올드하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젊은 층도 관심을 가질 만한 프로그램을 특화해서 넣을 생각이고 가족 단위 프로그램도 많이 넣을 예정입니다.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최신 경향을 반영한 축제 홍보를 진행하겠다는 것도 주요 방침으로 가지고 축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규현: 제가 봤을 때도 예산이 많지 않아서 힘든 부분이 있으실 거 같은데 그런데도 치밀하게 기획을 잘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나중에 9월 이후에 저희가 한 번 모셔서 얘기를 듣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마지막으로 연수문화재단에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용성: 안녕하세요, 연수문화재단 문화콘텐츠팀에서 근무하는 이용성 차장입니다. 저는 2022년까지 3년 정도 ‘연수 생활문화동아리 페스티벌’을 담당했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연수 생활문화동아리 페스티벌을 말씀드리면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나누어 진행했었습니다. 하나는 ‘생활예술 동아리 한마당(생·동·한)’이라고 해서 일반적으로 잘 아시는 것처럼 동아리들이 개별 공연이나 전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의 프로젝트이고 29개 동아리가 참여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온스테이지 동아리 네트워크(온·동·네)’라고 해서 창작곡을 참여자들이 직접 만들어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실제 축제장에서 콜라보 무대를 펼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특징적이었던 것은 기획단을 참여자로 구성해서 실질적인 기획부터 실행, 평가하는 과정을 운영했는데 축제 주제나 장소, 진행 방식이나 프로그램 구성 등을 실제 참여자들이 정하는 방식으로 추진했습니다. 이런 방식의 주민주도형 축제를 작년까지 진행했었고 올해는 제가 문화콘텐츠팀으로 이동하면서 연수구 대표축제를 맡게 됐습니다.
연수구는 ‘연수능허대문화축제’라는 메인 축제가 있습니다. 연수능허대문화축제 같은 경우는 올해 제11회를 맞습니다. 원래는 2004년에 1회가 시작되고 계속 이어졌으면 더 많이 했을 텐데 중간에 사라졌다 나타났다 했거든요. 그러다 작년에 재개되었고 올해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송도 달빛공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능허대에 대해 잘 모르는 주민분들이 많으신데요, 능허대는 백제 시대에 해상 교류가 있었던 관문으로 현재는 능허대공원에 그 흔적이 남아있어요. 역사적 상징성을 기반한 역사와 주민의 화합 축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로 메인이 되는 건 백제사신단 퍼레이드로 올해 많은 인원이 퍼레이드를 꾸릴 예정인데 현재 계속 바뀌는 부분이 있어서 자세한 사항을 말씀드리긴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2022 제10회 연수능허대문화축제
(사진 제공: 연수문화재단)
그리고 또 다른 축제로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회 정도 진행했던 ‘송도해변축제’를 올해 다시 한번 부활시키려고 합니다. 송도 도심에 해변을 꾸며서 놀 수 있는 축제로 현재 ‘제4회 신송도 해변 축제’라는 이름으로 7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9일간 낮 프로그램과 저녁 프로그램으로 송도 달빛공원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많은 사람이 헷갈리는데 송도에 있는 달빛축제공원과 달빛공원은 다릅니다. 달빛축제공원은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 열리는 공원이고 달빛공원은 현재 구도심과 송도의 중간 지점에 있는 물길이 흐르는 공원이에요. 거기서 두 개의 축제, 해변 축제와 능허대 축제가 다시 열릴 예정이고 올해 해변 축제의 콘셉트는 송도 유원지의 재현입니다. 연수구의 송도 유원지가 2011년도에 폐장됐는데 그때의 기억을 가진 주민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족 단위로 송도 유원지, 특히 해변을 중점적으로 상징하는 인공 백사장이나 물놀이 시설, 그리고 캠프닉(캠핑+피크닉)을 할 수 있고 카누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를 재현하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다양한 레트로적인 요소를 첨가해 여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뉴트로 콘셉트의 도심 속 여름 축제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7 제2회 송도해변축제
(사진 제공: 연수문화재단)
축제의 성공과 실패 요인
공규현: 지금까지 오늘 참여해주신 각 문화재단 담당자분들이 현재 그 기관에서 어떤 축제를 담당하고 있는지 들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만 들어도 축제가 20개가 넘어요. 올해 인천에서 풍성한 축제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축제의 성공 요인이라고 했을 때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이 있겠지요. 내부적 요인으로 조직과 예산에 대한 얘기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고, 외부적 요인으로는 의사결정 구조나 협력적인 부분들, 예를 들어 언론 보도의 중요성이나 민원의 어려움 같은 부분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축제를 진행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내외부 요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축제 상황도 함께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축제’라고 했을 때 본질적인 요소가 야외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행사라고 했을 때 코로나 시기에는 그런 부분들이 제한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공유했으면 하고 마지막으로는 축제를 실행하기 위한 거버넌스의 필요성에 관해 이야기 나눴으면 합니다. 누가 어떻게 축제를 만드는지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지는데 거버넌스를 통해 좋은 프로그램이 실패하기도 하고 예상 외의 프로그램이 성공하기도 하거든요. 그럼 우선, 각자가 경험한 축제의 성공과 실패 요인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가장 최근에 축제를 진행하셨던 중구문화재단부터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지훈: 자유공원 벚꽃축제의 경우 제목에 이미 주제가 나와 있었던 것 같아요. 오랜만에 하는 축제이기도 하니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콘셉트로 메인 무대를 크게 준비하고 주민분들 요청이 많았던 축제 먹거리도 추가되어 처음 생각과는 조금 달라진 방향으로 진행됐어요. 먹거리가 들어가면서 신경 쓸 부분도 많아졌고 예산도 그쪽에 많이 편성하게 되면서 사실 하지 못하게 된 것들도 굉장히 많았어요. 그렇지만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기 위해 피드백을 계속 받으면서 준비했습니다. 여러 의견이 있어서 다음번 축제할 때는 좀 더 반영해서 이번이랑 다르게 외부에서도 편하게 보고 가실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2023 자유공원 벚꽃축제
(사진 제공: 인천중구문화재단)
공규현: 네, 저도 인천문화재단에서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한 경험이 있어서 말씀하신 부분에 공감이 갑니다. 축제를 준비할 때 제일 중요한 게 지역의 상황을 파악하는 거예요.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는 해당 지역의 상황이나 사람들의 생각을 놓친 것으로 인해서 축제를 준비하는 데 큰 위기를 겪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중구문화재단도 문화예술과 관련된 전문기관이니까 하고 싶은 게 많을 거로 생각해요. 그런데 지역의 상황을 보면, 신포시장이 가까운 곳에 있고 지역에 노년층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문화재단 안에서도 내적 동기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외부와 소통하면서 합일점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축제는 결국 소통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축제를 협소하게 봤을 때는 특정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행사라는 특성도 있겠지만 넓게 보면 지역 커뮤니티와의 소통의 장인 것 같아요. 그래서 해당 지역의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 없이 지역에서 축제를 하려고 하면 반드시 위기 요소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연수문화재단에서도 작년에 여러 축제를 많이 하셨고 올해는 큰 축제를 맡게 되셨잖아요? 연수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용성: 일단 작년까지 했던 연수 생활문화동아리 페스티벌 같은 경우는 어떻게 보면 좀 어려운 시도를 한 거죠. 주민주도형 축제를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하고 결정을 참여자에게 맡기는 형태로 진행했기 때문에 굉장히 자주 모여야 했어요. 품이 많이 들어서 어려운 축제로 기억되는데 저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참여하신 동아리 분들이 그냥 남이 만든 축제에 가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든 축제’라는 인식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을 어느 정도 이뤄내지 않았나 싶어서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사실상 동아리 축제 같은 경우에는 연예인이 나오지 않아서 아무리 홍보를 잘해도 관람객이 많이 오기 힘든 축제이거든요. 저는 이 축제의 특성상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축제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평가에서 관람객 수가 더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실질적인 평가에서도 과정들은 훌륭했다고 하는데 말이죠. 이런 점에서는 축제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고요. 올해는 재단이 단독으로 축제를 준비하는 게 아니라 문화콘텐츠TF팀을 꾸려서 구청 직원과 재단 직원이 함께 대표축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재단 이사장님께서 재단의 전문성과 구청의 행정력이 합쳐지면 좀 더 시너지가 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대표축제를 준비하려다 보니 주변에서 관심이 많으셔서 5명이 머리 싸매고 준비하고 있는데요, 규모에 비해서 예산이 굉장히 적은 편입니다. 예산을 조금이라도 아껴야 하는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은데 일단 외부적으로도 잘 보여야 하니까 어떻게든 적은 예산으로 보다 좋은 축제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고민하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규현: 차장님이 얘기하신 게 현실적인 고민이거든요. 예산은 적은데 많은 프로그램을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작은 프로그램을 촘촘하게 준비하다 보면 실무자들의 손이 많이 갑니다. 축제의 성공 요소를 여러 면에서 봤을 때 한 가지로 판단할 수는 없는데 일단 생활문화동아리 축제 같은 경우는 가장 중요한 것이 참여자 중심의 축제라는 점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진 축제는 관람객을 모으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생길 수 있죠. 그런 어려움을 다른 쪽에서 풀어낸 축제들이 있는데요. ‘천안흥타령춤축제’ 같은 경우 퍼레이드를 핵심 콘텐츠로 해서 유명해졌습니다. 거기도 초반에는 이렇게 전국적인 축제가 될 줄 몰랐는데 참여자 중심 축제지만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 전국 단위로 참여자를 넓히면서 축제의 규모가 커지고 관람객도 많아졌죠. 어떻게 하면 축제의 규모, 참여자 혹은 관람객의 규모를 넓힐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지점인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미추홀학산문화원에서도 주민참여형, 주민주도형 축제를 오래 해오셨는데 말씀 부탁드립니다.
하수연: 축제의 성패를 떠나서 저희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보자면, 지역주민들이 생각한 이슈나 문제를 문화예술로 접근해서 그 토대를 가지고 무대에서 보여줬을 때 보는 사람들도 그 내용을 한 번 짚어보는 계기를 준다는 것 같습니다. 이슈에 대한 생각, 속마음 같은 것을 토론이나 놀이, 움직임, 미술 등 다양한 방식으로 끄집어내서 의견을 모으거나 다른 의견을 섞어가며 만드는 장면들. 함께 생각해보고 의견을 나누는 그 순간을 만들기 위한 활동들이 저희 문화원에서 진행하는 주민참여형 축제의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축제 초기 축제의 주제를 보면 미추홀구 이전에 남구여서 ‘남구가 보인다’ 등 지역이나 마을을 다루는 주제가 많았는데 코로나를 기점으로 우리가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생각해봐야 하는 게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작년부터는 ‘다시, 놀래’라는 슬로건으로 오랜만에 기쁘게 마당에서 함께 놀았는데요, 사실 어려움이라 하면 이 과정에서 예산상의 한계인데 좀 더 지원할 수 있다면 다룰 수 있는 주제나 대상, 활동의 폭도 넓어질 수 있을 텐데 조직적으로도 그렇고 아쉬운 점입니다. 예산 이외의 또 다른 어려움은 작년에 수봉공원에서 진행했지만 축제를 마땅히 열 수 있는 큰 공연장이나 특정 랜드마크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점과 재단이나 지자체보다 홍보의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주민 서포터즈를 구성해 소통하는 구조를 만들어서 작품을 매개로 친밀감을 느끼게 해 축제에 참여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올해는 축제의 외연을 넓히기보다 콘텐츠 중심으로 갈 예정이라 내부에서도 고민이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아까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시민들의 이야기에 펀딩을 시도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약간 연령대가 있는 주민들도 받아들이기 괜찮으실지, 어떻게 추진할 수 있을지 등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규현: 미추홀학산문화원의 사례를 다른 문화재단에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생활문화동아리 축제는 다른 곳에서도 하고 있는데 미추홀학산문화원이 꾸준히 잘 진행해 오신 이유가 무엇일지 보면 예산의 힘이나 장소의 힘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공동체의 힘이 크다고 생각해요. 참여자의 힘으로 유지되는 축제인 것 같습니다. 생활문화동아리 축제가 단순히 동아리들로만 끝나면 안 되고 그다음으로 나아가야 할 지점이 공동체라고 생각하거든요. 시민공동체, 문화공동체로 갔기 때문에 축제가 유지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예산이 커지거나 말씀하신 콘텐츠 제작 중심으로 펀딩을 시도하는 일이 그러한 공동체의 힘을 조금 약화시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말씀도 드려봅니다. 동아리의 힘은 같이 모여서 즐거운 거고 그 즐거움을 축제의 공연이나 전시 등의 방법으로 공유하는 거죠. 하지만 내 삶의 이야기를 공연이나 전시로 녹여내고 그것을 공유하며 나아가는 힘은 해를 거듭할수록 공동체의 힘이 되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부평구문화재단에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평구에는 이미 큰 축제가 있어서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김가람: 말씀하신 것처럼 부평에는 부평풍물대축제라는 대표축제가 있는 상황입니다. 부평풍물대축제는 부평 내에서 관심도가 높고 부평대로까지 막으면서 축제에 맞춰서 시스템을 바꿔요. 버스 노선을 조정하기도 하고요. 한편 제가 맡았던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 같은 경우는 문화도시 조성사업 성과 목표와 추진 계획 설정에 의해 조성된 사업으로, 성과 목표에 제시된 내용에 따라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점입니다. 그렇기때문에 힘든 점은 문화도시사업이 5년도 사업이라 그 이후에는 명확하게 끝나는 사업이라는 건데요. 구청이나 민간에서는 어찌 됐든 지속가능성을 담보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풍물대축제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계속 진행되는 사업이고 많은 사람이 붙어서 진행되지만 문화도시 조성사업 안에 있는 축제는 좀 더 고민 지점이 많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가 지역 뮤지션분들과 기획자분들을 통해 대중음악이라는 특성화 사업으로 선정되었고 ‘음악도시 브랜드 창출을 위한 사업’으로 음악도시 브랜드를 위한 목차를 만들거나 인지도 있는 가수들로 축제를 계획하기도 했었는데 1년차가 지나면서 2년차, 3년차에는 지역 안에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하도록 계획되었어요. 1차년도 사업이 코로나 때다 보니까 상황에 따라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뀌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구청과 재단 사이의 소통이 잘 안됐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1년차 때 만들어진 인프라와 사람들을 중심으로 꾸려봤고 이때 참여한 지역 뮤지션들이 내년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지역 예술인도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축제의 성공 요인에 관련해서는 다행스럽게도 2022년도에는 사람들이 축제에 많이들 목말라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잘 조성만 해놓으면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러면서 의사소통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축제라고 하면 공연 외적인 것들도 중요하죠. 즐길 거리나 볼거리를 준비하면서 안전관리계획도 쓰는데 그때 어느 부분에 맞춰서 안전관리계획을 준비하고 어떤 부분에 대해 구의 협조를 요청해야 하는지 등 잘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작년에도 안전관리계획을 진행하면서 소방서나 경찰서, 모범운전자 등 저희가 청년축제협력단을 만들어서 워크숍도 했는데 그렇게 같이 축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관련 민원도 없었고 그런 과정을 통해 잘 진행될 수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공규현: 축제는 생물이라고도 얘기하죠. 축제가 스스로 살아서 움직이게 하려면 참여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명확한 목표 의식을 줘야 해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소통을 통해서 지역 뮤지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안전교육이나 이런 부분에서도 지역 커뮤니티의 주요 기관들이 참여해 자기 역할을 할 수 있게끔 했기 때문에 그런 외부적인 민원 요소가 적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서구문화재단에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유리: 서구문화재단의 대표적인 축제는 올해 6회차를 맞은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이 있는데, 지속적으로 축제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서구에는 청라 호수공원이라는 축제를 진행하기 적합한 공간이 있고, 거기서 모든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축제 주제 중 하나가 클래식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전국에 대관령음악제, 통영국제음악제 등 유명한 클래식 축제가 많이 있죠. 그런 축제들의 좋은 점을 저희가 5, 6년 동안 벤치마킹하기도 하면서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이 나아갈 방향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재작년부터는 축제 종료 이후에 관련 전문가들을 모셔서 포럼을 진행해 그해 축제를 분석하고 잘된 점과 아쉬운 점을 살피고 앞으로 축제의 색깔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면 좋을지 시민들과 공유하고 이야기 나누어 볼 수 있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올해는 그 일환으로 축제 기획 이전 단계부터 시민 사전공청회 <광장 공청회>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청라 호수공원에서 사람들과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번 주에는 검단에 가서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어려운 점으로는 인력 문제가 계속 있는데 저희는 축제 팀이 있었던 시기도 상당히 짧고 그 시기 외에는 축제 담당자가 혼자서 진행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예산도 줄고 있어서 올해의 경우는 2억 원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발코니 콘서트,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 사전 프로그램으로 축제가 입체적이고 풍부했다면 올해는 다소 축소된 형태로 진행이 되어 아쉽습니다. 부족한 인력이나 예산의 문제를 보완하고 공감대 형성을 위한 공청회를 꾸준히 진행한다면 더욱 발전된 축제가 될 것 같습니다.
공규현: 음악 축제는 그 시작점이 중요해요. 클래식 같은 경우 더 그렇다고 생각되는데 통영은 명확하게 윤이상 선생님이 통영에서 태어나셨고 상징성이 있어서 그 힘이 큽니다. 그리고 통영에서 음악 축제가 시작해서 지금까지 온 힘은 음악인들의 힘도 있어요. 물론 지역에서 예산을 많이 투입한 것도 있겠지만 음악인들의 윤이상 선생님의 업적에 대한 공감대, 존경하는 마음은 초반부터 담겨있었고 그걸 기반해 기획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대관령 같은 경우에는 음악인들을 모아줄 수 있는 예술감독을 두어서 구심적 역할을 해주셨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결국에는 사람의 힘, 소통의 힘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남동문화재단에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창희: 남동구에서도 주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사업 중 하나가 소래포구 축제더라고요. 문화재단이 설립되자마자 소래포구 축제를 위탁받았다는 부분에서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인 저뿐만 아니라 재단에 있는 다른 직원분들도 어느 정도 부담을 느끼고 있죠. 그래서 일단 지역에서 축제가 운영되는 이유를 좀 생각해봐야 할 거 같은데 지역 축제가 많이 생기기 시작한 게 지방자치제랑 연관이 있을 거라고 봐요. 그 과정에서 축제를 운영하는 이유에 대한 정치적인 이유와 행정적인 이유가 있을 텐데, 다른 면에서 문화기획적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문화기획자가 축제를 운영하는 이유는 지역을 지반으로 한 주제를 문화예술적 방식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축제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지역 축제의 정체성, 그리고 그 안에서 운영되는 축제 콘텐츠의 차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축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우리 재단에는 축제 전담 부서가 없습니다. 복잡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생명체와 같은 축제 사업의 경우 전담 부서의 유무가 해당 사업의 성공 여부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은 향후 3년이나 5년 후 개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좌담회를 마무리하며
공규현: 앞서 신창희 차장님께서 소래포구 축제 이전에 9개의 프로그램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 예산 안에서 이렇게 많은 프로그램을 다 할 수 있을까 생각됩니다. 올해 생각한 모든 것을 다 해야겠다 생각하지 마시고 3년 정도 길게 보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소래포구 축제를 진행한 기획사도 한번 만나서 성공 요인이나 실패 요인 등을 들어보시면 문화재단에서 기획한 소래포구 축제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능력과 기획 역량이 있으시니까 올해는 어느 지점까지 보여줄지 고민해 보셔도 좋을 것 같고요. 문화재단은 다르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포인트가 뭔지 선택과 집중을 해 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기획에 신경 쓰시는 만큼 소통에도 힘을 쏟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축제사업에서 중요한 건 우리가 이 축제를 왜 하는지 잊지 않는 것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잘 생각해야 하기도 하고요. 축제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 기대치와 실제 결과는 다르거든요. 잘 조정하면서 진행해야 하고 일련의 과정과 결과를 객관화해서 바라볼 필요도 있습니다. 올해 축제의 성패를 떠나서 문화재단의 구성원으로서 축제를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끝나고서도 잘 유지하실 수 있기를 바라며 올해 얻은 동력으로 내년에도 축제를 잘 이어가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 분씩 마무리 발언하시고 이번 좌담회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성: 이렇게 각 재단과 문화원에서 축제사업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오셔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는 자리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해주셨던 소래포구 축제 관련해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대표축제에 대한 기대만큼 주변에서 요구하는 것들이 많을 텐데요, 그런 부분들을 수용하면서도 재단에서 하고자 하는 부분, 이전에는 없었던 차별점을 고민해서 콘텐츠화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신창희: 말씀 감사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하는 문화관광축제 제도가 있는데 소래포구 축제는 그 제도 안에서 현재 예비축제입니다. 올해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될 지 여부에 대해 현장실사 등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축제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좋은 결과가 있도록 후회 없이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최지훈: 저는 개별 사업에 매몰되어 있어서 준비를 못 하고 왔는데 말씀을 듣다 보니까 환기되는 부분도 있고 놓치고 있던 것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계기를 통해서 앞으로는 좀 더 넓은 범위를 살펴볼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가람: 저도 오늘 나온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것 같아요. 소래포구 축제도 그렇고 부평풍물대축제도 워낙 큰 축제이다 보니 말이 많지만 오랫동안 지속했다는 것 자체가 지속 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 같은 신생 축제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이 그 지속 가능성이거든요. 지역에서 기다려주는 것도 아니고 축제의 성패에 따라 예산이 유동적이기도 하고요. 오늘 말씀해주신 것처럼 지역 안에서 자생력을 키우고 소통하는 힘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2년 동안 축제사업을 맡다가 며칠 전에 시민팀으로 발령을 받았어요. 그래서 이제는 축제 담당자가 아니지만, 문화도시가 하나의 축제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문화도시사업이 거버넌스 중심으로 의제도 발굴하고 전문가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과정인데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축제를 비롯한 여러 사업을 지원하고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소통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부평의 대중음악축제를 비롯한 인천 지역의 다양한 축제들에 많은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하수연: 문화재단이 없는 지역에서 저희가 살아남는 방법이 재단을 표방하는 것일지 아니면 시민단체로서의 무언가를 가져가는 것일지 계속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저희 문화원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습니다. 지역에서 축제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저희 안에서도 타 지역의 축제에 관심을 두고 지역공동체에 알려서 인천에서 확장되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윤세정: 오늘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오랜만에 축제에 관련한 얘기를 들으니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제가 축제사업을 담당했던 2018년도에서 2021년도 사이에도 이런 자리가 있었다면 좀 더 생각을 공유하고 여러 지역과의 접점을 어떻게든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많아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규현: 각 문화재단에서 준비하고 진행하는 축제가 모두 소중하고 귀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이미 진행한 축제도 있지만 앞으로 진행할 축제들이 모두 잘 되길 바랍니다. 오늘 축제사업과 관련해서 지역의 대표축제로 자리 잡은 축제에서부터 신생 축제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만난 인연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서로 의견을 나누고 소통할 기회가 자주 있으면 좋겠습니다. 축제사업이 지역에 남겨주는 게 바로 소통인 것 같아요. 이를 통해서 새로운 축제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기존의 축제를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