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예술작가 최바람

최바람 프로필

이름: 최바람 (崔바람, choi baram)
분야: 시각(설치)
인천과의 관계: 인천거주, 공간 듬(운영위원)
작가정보: 이메일 mercurybaram@naver.com
블로그 바로가기

개인전
2022년 <날개, 싸돌아다니다>, 인천대학교 평생교육 트라이버시티, 인천
<날개, 싸돌아다니다>, 인천대학교 예술체육대학, 인천
<날개, 싸돌아다니다>, 소래습지생태공원, 인천
<날개, 싸돌아다니다>, 캠프마켓, 인천
2021년 <날개, 싸돌아다니다>, 장미근린공원, 인천
인천대공원, 인천
<춤>, 공간 듬, 인천
2020년 <걸음, 큰 뱀이 가는 길>, 서귀포시 일주서로 237번길 23-8 귤창고, 제주
2017년 <안개>, 공간 듬, 인천
2016년 <소금>, 공간 듬, 극장앞카페, 인천
2014년 <준비 없는 여행>, 남산도서관, 서울
2011년 <걸음, 큰 뱀이 가는 길>, 남산도서관, 서울
2008년 <날개의 무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천
2005년 <낚시>, 문학공원, 인천
2003년 <이별>, 인천대공원, 인천대학교, 인천
단체전
2022년 <짓 거리,다>, 공간 듬, 인천
<돌림노래>, 공간 듬, 인천
2018년 <남겨진, 꿈> 공간 듬, 인천
2017년 <소금꽃을 피우다>, 시도 염전과 바닷가, 인천
2011년 <이전의 언어>, 갤러리 골목, 서울
2010년 <겹치는 시간 내일 혹은 어제>, 부평구청사, 인천
<습관의 존재들>, 제이 갤러리, 나 갤러리, 서울
2009년 <peace project>, 부평역사박물관, 인천
<천사들의 전설2>, 연변미술관, 연변
2008년 <질문의 해체>,부평구청사, 인천
설치미술 프로젝트/ 고성문화원, 고성
프로젝트 기획
2022년 <짓거리[짇ː꺼리]>, 공간 듬, 인천
2017년 <꿈.판>, 공간 듬, 인천
2015년 <소금밭의 라일락>, 공간 듬, 인천
<음음음음>, 공간 듬, 인천

1.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품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현재 설치 장소를 이동하며 전시하고 있는 <날개, 싸돌아다니다>는 2020년 가을, 송도 공한지에서 우연히 사데풀 씨앗을 만나며 시작되었다. 2021년 가을, 씨앗을 채취한 곳에서부터 사데풀 씨앗을 담은 풍선 형태로 설치를 시작했으며 이후 그곳을 떠나 사적인 장소와 공개된 장소로 이동하며 현장 상황에 맞춰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이동한다는 것 자체가 변화를 수반했다. 매번 다른 공간과 역사, 사람들, 계절과 날씨, 상상하지 못했던 변수와 마주했다. 아름답기도 했고 처참하기도 했고 경이롭기도 했으며 여러 경험을 통해 많은 사색이 있었고 사데풀 씨앗이 이동하고 머물며 만난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있다.

긴 시간 무리한 일정에서 간신히 부여잡은 집중력, 여러 사람의 도움과 감사한 운으로 힘들고 재밌었던 <날개, 싸돌아다니다>의 이동을 2022년 12월 공간 듬에서 마무리한다. 운 좋게 여러 작업 재료들을 만나왔지만, 사데풀 씨앗은 가공 없이 그것 자체로 작업이 되었고 이야기가 되었다. 사데풀 씨앗이 앞으로 어떤 작업 형태로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기대가 남는다.

날개, 싸돌아다니다(캠프마켓, 잔디)_사데풀씨앗, tpu풍선, 고정핀, 가변설치, 2022

날개, 싸돌아다니다(캠프마켓, 잔디)
사데풀씨앗, tpu풍선, 고정핀, 가변설치, 2022

날개, 싸돌아다니다(캠프마켓, 잔디)_사데풀씨앗, tpu풍선, 고정핀, 가변설치, 2022

날개, 싸돌아다니다(캠프마켓, 잔디)
사데풀씨앗, tpu풍선, 고정핀, 가변설치, 2022

날개, 싸돌아다니다(소래습지생태공원)_사데풀씨앗, tpu풍선, 고정핀, 도래, 낚시줄, 가변설치, 2022

날개, 싸돌아다니다(소래습지생태공원)
사데풀씨앗, tpu풍선, 고정핀, 도래, 낚시줄, 가변설치, 2022

날개, 싸돌아다니다(소래습지생태공원)_사데풀씨앗, tpu풍선, 고정핀, 도래, 낚시줄, 가변설치, 2022

날개, 싸돌아다니다(소래습지생태공원)
사데풀씨앗, tpu풍선, 고정핀, 도래, 낚시줄, 가변설치, 2022

날개, 싸돌아다니다(인천대학교 평생교육트라이버시티)_사데풀씨앗, tpu풍선, 도래, 낚시줄, 자석, 가변설치, 2022

날개, 싸돌아다니다(인천대학교 평생교육트라이버시티)
사데풀씨앗, tpu풍선, 도래, 낚시줄, 자석, 가변설치, 2022

날개, 싸돌아다니다(인천대학교 예술체육대학)_사데풀씨앗, tpu풍선, 도래, 낚시줄, 가변설치, 2022

날개, 싸돌아다니다(인천대학교 예술체육대학)
사데풀씨앗, tpu풍선, 도래, 낚시줄, 가변설치, 2022

(사진 제공: 최바람 작가)

2.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나의 작업에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과 태도, 상태와 욕망, 미적 취향에 대한 사색이 대체로 드러난다. 사색은 집요하게, 무심하게, 언제 그랬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함축되기도 하고 구구절절해지기도 한다. 사색은 재료와 만나 껍데기를 만들며 표현된다. 이야기에 필요한 재료를 선택하여 구할 때도 있지만 재료가 먼저 나에게 오기도 한다.

2020년 가을, 인천에 일이 있어서 왔다가, 스승님을 만나러 송도 간척지에 세워진 아파트에 갔었다. 송도신도시에는 아직 개발이 안 된 간척지들이 펼쳐져 있다. 길을 걷는데 갈대가 무성한 공한지에 민들레와 닮은 사데풀이 과하게 무리 지어 있었다. 사데풀은 염생식물로, 노란 꽃잎은 민들레보다 더 촘촘하고 씨앗은 관모가 더 하얗고 풍성해 더욱 탐스러웠다.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손으로 잡으니 씨앗이 매달린 관모가 무게 없이 달아났다. 민들레 씨앗처럼 불어 날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사데풀 씨앗이 둥글고 투명한 구 형태에 담겨 이동하는 작업 형태가 바로 떠올랐다. 그 당시 나는 제주로 이동해 머물고 있었고 며칠 후 돌아가기로 계획된 상황이 있었고, 이미 공들이고 있는 작업이 마무리가 덜 된 상황은 나의 머리를 복잡하게 했지만, 무성한 사데풀 씨앗을 욕심껏 채취할 수 있는 상황과 내년에 이곳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염려가 무리한 마음을 먹게 했다. 준비 없이 온 인천에서 이집 저집을 전전하며 일주일이 이주가 되고 한 달이 되도록 사데풀 씨앗을 채취했다. 나는 평생 산 인천에서 제주로 이동해 있었고 다른 이동을 꿈꾸는 상태였고 사데풀은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채취 후 일 년이 지난 2021년 가을, 사데풀은 자란 곳을 떠나 이동을 시작했다.

3.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오래 전, 초등학교 1~2학년 정도의 학생에게 미술 개인 수업을 했을 때 일이다. 2년 이상 만난 사이여서 서로 친하고 스스럼없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나는 아이와 주제를 이야기한 후 미션을 주고 그 짧은 틈에 내 작업을 했다. 아이스크림 막대기로 사람 형상을 깎는 작업을 막 시작했을 무렵이다. 아이에게 집중하지 않고 딴짓하는 기분도 들고 하여 내 딴에는 안 보이게 몰래 하는 형편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금새 알아채고는 “어이구, 선생님 이제 아이스크림 막대기에 빠졌네.”라고 말했다. 익숙하다는 듯한 말투에 외도를 들켜 뜨끔하면서도 이해 받는 기분도 동시에 들었다.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생각지 않는 질문에 이런저런 가정을 해보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지를 어린아이를 통해 경험한 기억이 났다. 그때 내가 빠져 있던 것이 아이스크림 막대기 자체는 아니었겠지만. 그 아이에게 나는 무엇인가에 빠져 있는 사람이었다. 골똘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에는 불편함이 없다.

4.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잘 때 꾸는 꿈에서 가끔 공간과 차원을 넘는, 실현 불가능한 작업을 하기도 한다. 상징으로 남겨두고 구체적인 작업으로의 전환을 고민하지 않았었는데 시도해 보고 싶다. 꿈의 상징 자체가 작업이 될 수도 있다. 물, 돌, 풀, 무지개, 빛, 안개, 구름, 흙, 소리, 움직임, 그림자, 연기, 날씨가 작업이 되는 상상을 자주 한다. 어느 날 문득 구체화 되어 하나하나 드러낼 수 있으면 좋겠다. 작업을 드러내는 형식과 장소에 대한 확장과 변화를 맘에 두고 있다.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그 방향과 형식은 예측되지 않고 계획대로 되지는 않을 것을 안다. 다만 오래도록 간직하고 되짚게 되는 이미지들과 사색, 언젠가는 드러낼 것 같은 키워드와 재료가 너무 많다.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공간 듬에서 올해 시각작가와 소리작가의 협업으로 만드는 <짓거리[짇꺼ː리]>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2023년에는 그 내용과 형식을 확장, 집중할 것이다. 공간 듬은 지붕이 없다. 임시로 천막을 천정에 설치했고 5년에 한 번씩 교체한다. 다음 교체 시기인 2026년쯤 천정의 천막을 걷어내고 하늘이 보이는 상태로 지붕이 없게 된 스토리와 함께 맹랑한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할 생각이다.

5. 예술적 영감을 주는 인천의 장소 또는 공간은?

나는 햇빛에 누워 있는 순간을 좋아하고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장소를 좋아한다. 이런 모습이 아무렇지 않은 바닷가를 좋아한다. 특히 무의도 개흙은 단단하고 파도가 새긴 결이 견고하고 아름답다. 맨발로 그 위를 걸으며 해풍과 그날의 하늘을 보는 일은 그 자체로 감각적이다.

감각이 예민해지는 순간은 단편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뭔가를 향해 안개를 헤치고 가까이 다가가 그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선명해지는 순간이 있기도 하고 번개같이 쏜살같이 확 내 앞에 무엇이 놓여 있기도 한데 그것은 대체로 앞뒤 없이 경계 없이 뒤섞인다. 무의도에서의 걸음은 그 순간으로 멈추어져 있지 않다.

무의도에서 (사진 제공 – 최바람 작가)

무의도에서
(사진 제공: 최바람 작가)

무의도에서 (사진 제공 – 최바람 작가)

무의도에서
(사진 제공: 최바람 작가)

무의도에서 (사진 제공 – 최바람 작가)

무의도에서
(사진 제공: 최바람 작가)

답글 남기기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Pos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