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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통신 3.0은 2022년에 ‘문화도시’와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기획 연재를 진행한다.
2022년 7월호 기획특집은 ‘코로나19 이후 생활문화 현장 흐름과 생활문화 정책 방향’을 주제로, 생활문화 현장에서 활동하는 강사들과 동아리 대표들을 만나
생활문화 동아리들의 활동에 대한 애로사항과 더불어 시민들의 생활문화 활동이 활발해지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할지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 편집자 주 –

인천 생활문화의 주소를 묻다

일시 2022. 6. 28. (화) 장소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2층 모임방
참석자 최혜자 (문화디자인 자리 대표)
안정남 (함께하는 캘리 대표)
조미선 (함께하는 캘리 강사)
김수정 (아마빌레 클래식기타동아리 대표)
이경은 (리드챔버오케스트라 대표)
허명희 (인천생활예술협회 이사)
공규현 (인천문화재단 정책협력실 차장)
정리 문화디자인 자리

공규현(이하 공): 안녕하세요. 인천문화재단 공규현입니다. 이 자리는 <인천문화통신 3.0> 발간을 위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 좌담회입니다. 올해 <인천문화통신 3.0> 웹진은 포스트 코로나, 문화도시 등을 주제로 기획 연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아무래도 생활문화겠지요. 새 정부 출범과 민선 8기를 시작하면서 지역문화 활성화는 여전히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지만, 약간 인프라 중심으로 나타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상의 문화예술현장에서 실제 활동하는 분들에 대한 관심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 급하게 일상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일상의 생활문화, 시민들이 직접 문화 활동하는 목소리를 담아서 발신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인천문화통신 3.0> 7월호 기획특집을 위해 코로나 이후의 일상 영역의 생활문화에 대한 기대, 동아리들의 흐름, 이를 활성화하는 방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좌담회 진행은 생활문화나 문화도시 등 여러 영역에서 연구하시고 활동하시는 문화디자인 자리의 최혜자 대표님이 맡아주시고, 지역 생활문화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시는 동아리 대표님, 강사님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활발하게 이어갔으면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최혜자(이하 최): 네 안녕하세요. 소개받은 최혜자입니다. 모두 이른 아침부터 비를 뚫고 참석해주셨는데, 우리 모두 박수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공규현 선생님이 준비해주신 자료가 있네요. 아마 인천문화재단 동아리 활동 조사인 듯한데, 간단한 공유 부탁드리겠습니다.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 동아리 555명의 이야기 그리고 함께 한 사람들.

공: 인천문화재단에서는 작년에 생활문화 동아리 설문조사를 시행했고, 조사결과를 시민들이 편하게 보시도록 카드 뉴스로도 만들었습니다. 이 내용을 간략하게 말씀드릴게요. 먼저, 설문에는 인천에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 중에서 555명이 응답하셨어요. 응답자는 직장인, 주부, 프리랜서, 예술인, 자영업, 공무원, 학생 순입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28.6%, 40대가 23.6%로 30~40대의 연령대가 가장 많았고, 지역으로 보면 미추홀구 16.0%, 서구 13.9%, 남동구 13.2% 순으로 나왔습니다.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연구기관: 인천문화재단)
(출처: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 자료실)

동아리 활동을 하는 목적은 “취미나 관심사 공유”가 42.2%, “교육 프로그램 이수 후 지속” 15.5%,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이나 예술 활동” 13.9% 순으로 나왔습니다. 동아리들이 현재 활동하는 공간은 단체 연습실 20.7%, 생활문화센터 16.2%, 학원이나 클럽/서점/카페 15.6% 순으로 나타났고, 향후 원하는 공간에 대한 질문에는 생활문화센터가 24.7%로 압도적으로 높아서 공공 생활문화공간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연구기관: 인천문화재단)
(출처: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 자료실)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의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공간확보의 어려움 22.3%, 예산 및 재정 부족 15.6%, 참여 시간 부족 14.7%, 전문교육 부족 9.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많은 애로사항으로 지적된 공간이용의 어려움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용부담 27.7%, 이용할 만한 공간 부족 22.9%, 공간 정보 부족 20.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활동비용 항목 비율을 보면, 모임장소 대관비 20.4%, 강사비 20.4%, 물품 구입비 19.3%, 모임 필요 경비(장비 등) 11.2%순으로 나타났고, 친목 도모비 항목(10.1%)도 적지 않게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연구기관: 인천문화재단)
(출처: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 자료실)

생활문화 동아리가 코로나 기간에 겪은 어려움에 대해서는 모임참여인원 제한 45.8%, 감염 불안감(타인에게 감염시킬지 모른다는) 22.2%, 활동공간 확보의 어려움 19.8% 순으로 나타나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굉장히 조심하는 상황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기간 중의 동아리 운영형태를 보면 전면 중단이 30.6%, 온라인 활동으로 전환 28.5%, 제한된 인원으로 대면 활동 지속이 23.2%로 나왔습니다.
그밖에 사회공헌활동 참여이유를 묻는 질문에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59.0%로 나와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을 하시는 분들의 지역사회 공헌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자존감, 성취감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15.4%로 나와서 생활문화동아리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시민들의 자존감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연구기관: 인천문화재단)
(출처: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 자료실)

마지막으로 생활문화 동아리에 대한 공공지원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공공지원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대답한 동아리가 70% 가까이 되었으며(69.4%), 어떤 공공 지원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전문강사지원 34.9%, 발표 및 활동기회 제공 21.4%, 공간지원 19.6% 순으로 의견이 나왔습니다.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

『2021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 조사』(연구기관: 인천문화재단)
(출처: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 자료실)

최: 네, 동아리 조사결과가 각자가 생각하는 것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각자의 활동을 서로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지요.

안정남(이하 안): 안녕하세요. 저는 함께하는 캘리 동아리 대표인 안정남이고요, 사는 곳은 계양구입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여러분들을 뵐 수 있게 돼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좌담회 자리를 만들어주신 인천문화재단에 감사드립니다.

조미선(이하 조): 안녕하세요. 함께하는 캘리 강사인데요, 인사 끝나고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왼쪽에서부터 조미선 함께하는캘리 동아리 강사, 안정남 함께하는캘리 동아리 대표)
(사진 제공: 인천문화재단)

김수정(이하 김): 저는 아마빌레 클래식기타 앙상블 대표 김수정입니다. 저는 좌담회라기에 간단하게 생각하고 왔는데 준비도 많이 해주시고, 살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원도 많이 도움 되고 있습니다.

이경은(이하 이): 안녕하세요. 저는 리드챔버오케스트라 대표를 맡고 있고요. 저희 단체는 아마추어랑 전문 연주자랑 섞여 있는 단체고, 지난 코로나 2년 동안 정말 직격탄을 맞았어요. 그런데, 사실 모이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깊어지게 한 것 같아요. 이런 자리가 있어서 이렇게 나눌 수 있어 너무 좋은 기회인 것 같고,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허명희(이하 허): 생활문화 활동은 통기타 쪽 관련해서 2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허명희입니다. 저는 운영자이자 강사로 오랫동안 활동을 하다 보니, 생활문화 동아리들이 서로의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하고 목소리를 드러내는 나팔의 역할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런 뜻에 동의하는 동아리들을 모아 ‘인천생활예술협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 50여 개 동아리가 2019년 11월 30일에 창립을 했는데 바로 코로나가 터졌어요. 그래서 협회 이름으로 하는 큰 행사는 온라인으로 축소해서 하는데, 협회 내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신청하세요. 축제가 왔습니다.’ 이런 것에 대한 안내를 통해서 취약한 동아리들한테 정보와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그런 것이 생겼는지 몰랐는데 2019년에 생겼다고 하더군요.

허: 네. 조금만 더 소개할까요? 저희 협회는 현장에서 오랫동안 강사나 회장을 하신 소위 현장파 7인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동아리들이 모였어요. 이렇게 사무국이 꾸려지면 또 회비를 모아서 월급을 주고 이런 운영비가 필요하지만, 아직은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회비는 없이 우리가 나누고 싶은 것을 먼저 우리끼리 해결하자는 자발적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 예. 허명희 선생님 옆에서 이경은 선생님이 엄청 공감을 하니까 우리도 더 이해가 됐습니다. 이렇게 모여 보니까 생활문화와 관련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모이셨습니다. 참여자, 동아리 대표, 강사, 운영자이지만, 겹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모두들 생활문화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활동하셨는데, 지난 2년간 코로나를 겪고 나니까 “이게 뭔가” 싶은 생각도 많이 하셨을 것이라 봅니다. 그런 가운데 인천문화재단에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이게 뭔지”를 좀 파헤쳐 봅시다.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왼쪽에서부터 허명희 인천생활예술협회 이사, 이경은 리드챔버오케스트라 대표,
김수정 아마빌레 클래식기타동아리 대표)
(사진 제공: 인천문화재단)

솔직히 말해서, 생활문화 동아리가 정말 중요할까?

최: 사실, 코로나 이후의 생활문화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어떤 자리에서도 충분하게 얘기가 나오지 않아요. 왜냐하면 우리가 문제의식은 느끼지만, 대안을 만들기는 쉽지는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들이 좀 보태져서 대안을 좀 만들 수 있으면 좋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를 겪고 나니 생활문화가 뭔지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이 정말 중요한지,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지요. 편하게 “나는 어떻게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김수정 선생님부터 시작해 해보지요.

김: 저는 아마빌레 클래식 기타 동아리 활동이 13년 정도 됐거든요. 처음에는 서구문화회관에서 클래식 기타반이 있었고 저는 수업을 듣던 중 강사분이 결성하신 거예요. 앙상블 구성으로 동아리가 결성되니까 좀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이제 제 파트가 생기잖아요. 그러니까 뭐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최: 김수정 선생님은 동아리에서 파트가 뭐예요?

김: 저는 골고루 해봤어요. 퍼스트도 하고 세컨드도 하고요. 그러니까 인원이 그렇게 많지 않다 보니까 고정되어 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바뀌게 돼요. 저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그때그때 어려운 점을 이겨내고 결속이 되는 것이 좋았어요. 그리고 병원이나 요양원으로 재능기부 연주도 다니는 것에 보람도 느끼고요. 사실 기타 실력 자체는 많이 늘었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독주보다는 합주, 중주 중심으로 공연할 때 함께 하는 공연의 성취가 커요. 그래서 작년에 12회까지 했는데 저는 창단 멤버에요.

최: 그럼 강사분이 계속 옆에서 지도하시면서 같이 가는 건가요? 아마빌레 안에 강사님까지 포함된 건지.

김: 그렇죠. 포함이 돼 있죠. 저희는 강사가 안 계시면 힘들어요. 계속 새로운 곡을 하고 연습해야 하고 또 발표해야 하고. 그런 걸 강사님이 다 주도하시거든요.

최: 강사님한테는 따로 강사료를 드리나요?

김: 예. 강사 지원으로 지원금 받아서 해드리고. 서구청에서도 지원을 계속 받았어요.

최: 지원금이 떨어질 때는 어떻게 해요? 모아서 드리나요?

김: 몇 년간은 강사님이 그냥 무료로 해 주셨어요. 그분은 내 앙상블이라는 그런 마음으로 그냥 재능기부를 하신 거지요. 그래서 서구청 지원금 일부를 계속 드렸고, 이제 여기 인천재단에서 강사지원을 할 수 있게 되어 예전보다 많이 드리게 됐지만, 지금도 부족하긴 하죠.

최: 조직은 몇 명이나 되나요?

김: 보통 20명에서 16명 정도인데, 이 코로나 지나면서 지금 10명으로 줄어들었어요. 아무래도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니까 계속 만나야 해요. 하여튼 무조건 정기적으로 만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안 만나게 되니까 아무래도 느슨해지고, 연습 안 하면 금방 표시가 나고 하니 더욱 느슨해지지요.

최: 기타 실력은 늘지 않아도 계속 만나고 있다는 건데. 선생님한테 이 동아리는 어떤 의미가 있어요?

김: 수업을 같이 들으면서 결성된 동아리가 12년 흐르다 보니 단원이나 선생님과 굉장히 친숙해요. 그래서 진짜 형제·자매 같은 이런 느낌까지 들지요. 그래서 저는 유대감이라는 의미가 크고, 그 다음에는 재능기부를 통한 보람이 큰 의미가 있어요.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왼쪽- 최혜자 문화디자인 자리 대표)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왼쪽- 최혜자 문화디자인 자리 대표)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왼쪽- 최혜자 문화디자인 자리 대표)
(사진 제공: 인천문화재단)

최: 예. 김수정 선생님 감사합니다. 조금 얘기를 옮길까요? ‘함께하는 캘리는’ 동아리의 대표 선생님과 그다음에 강사 선생님이 다 계세요. 이참에 얘기하다가 한번 싸워도 좋고요. (웃음) 안정남 선생님은 어떻게 시작하신 거예요?

안: 일단 생활문화 동아리의 중심은 강사에게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강사분이 없이 우리끼리 진행하는 것은 좀 어렵지 않겠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저희 강사님께서 인천문화재단에서 하는 동아리의 지원 사업이 있다고 해서 캘리 하는 선생님들이나 저처럼 취미로 하시는 분들이 모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이게 한 번으로 끝나서 좀 아쉬움이 있죠. 아마 매년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는데 올해는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지원만 해준다면 언제든지 다시 모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 그러면 지원금으로 만들어진 모임이고 그 외에는 지금 현재는 약간 뜸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지요?

안: 네. 지금은 각자 연습하고 있는 셈이지요. 어떤 계기가 있으면 모여서 활동을 좀 하기도 하고요. 구성원들 중에서 작품 전시회를 하면 같이 가서 보기도 하고요. 사실 지원금이 없으면 계속 이어나가기가 좀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도 지원 사업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최: 선생님은 캘리에 대한 관심이 언제부터 있으셨어요?

안: 사실은 글씨에 대한 관심은 고등학교 때부터 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그냥 펜글씨였죠. 그리고 군대 가기 전에 특기 차원에서 차트 글씨를 조금 배우다 말았지요. 그 이후 갤러리아 백화점에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 POP가 많이 눈에 보여요. 할인 상품이라든가 이런 거. 저는 다른 것보다는 그게 굉장히 눈에 들어왔고. 늘 배우고 싶었지요. POP가 한때는 좀 잘 나가다가 지금은 캘리그라피로 바뀌었는데, 글씨를 보면 어떨 때는 감탄할 때도 있지요.

조: 예를 들어서 관공서 대표하는 홍보물 같은 것은 글씨가 참 중요해요. 그런데 아주 초보적인 글씨체가 나오면 창피하죠. 글씨를 아는 사람들은 잘 쓴 글씨와 아닌 글씨가 눈에 들어와요.

최: 안 선생님은 캘리그라피를 하고 있을 때 몰입도 하고 잠시 시간을 잊어버릴 정도로 빠지는 감정들을 자주 느끼세요?

안: 네. 좀 몰입하게 되고요, 아침에 쓸 때는 지각할 뻔한 경우도 있고, 밤에 쓰다 보면 늦게 자게 되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스스로 생각에 약간은 조금 감수성이 좀 있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고. 실력은 그 정도로 되지 않아서 좀 스스로 많이 자책하고요.

최: 선생님은 오랫동안 글씨에 관심이 있었는데 지금 캘리그라피를 하고 있는 상황이 굉장히 좋은 거네요.

안: 지금은 감사하게 생각하죠. (웃음) 캘리는 사실 개인적인 비용이 많이 발생하지 않아요. 그래서 직장에서 이면지는 항상 제가 챙겨오지요. 물론 작품 전시한다면 비용이 어느 정도 발생이 되지만 연습하는 과정은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서, 손쉽게 접할 수 있고,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최: 안정남 선생님이 들은 수업을 하신 조미선 선생님, 선생님은 어떤 계기로 동아리를 하게 되었나요?

조: 저는 사실 강사이고 수업은 생업이에요. 저 같은 경우는 이것이 생업이기 때문에 무보수로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요. 보수가 있으면 하고, 없으면 안 하는 것도 사실 성격상 맞지도 않지만, 상황은 복잡하지요. 그렇지만 강사가 동아리를 구성하고 활발하게 하다가 강사가 빠지면 동아리가 와해되는 경우가 많아요. 생활문화 동아리가 중요하지만 생업으로 하는 강사는 상황이 애매해질 때가 많아요.

최: 강사 입장에서 수업은 1시간 또는 1시간 반 정도 하면 그만이지만, 동아리는 보수가 확실하지 않고, 설사 보수를 받더라도 교육하는 것보다는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되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는 뭘까요? 순전히 선생님 입장에서요.

조: 제 입장에서는 그것도 연장된 활동이죠. 오케스트라 하시면 그 선생님이 나름대로 단체를 이끌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듯이, 저도 제 제자들이 모여서 작업 활동을 하는 것이 좋지요. 이분들이 나가서 활동하고 이름을 알리고. 그것으로 인해서 저도 일도 생기기도 하지만, 전시회도 같이 하고 하면 제 영역이 확장된다는 강점이 있지요. 그냥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사진 제공: 인천문화재단)

안: 한 가지를 덧붙여서 말씀을 드리면, 생활문화센터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제 생활문화센터는 사람들 간의 관계가 그렇게 돈독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생활문화 동아리는 서로 간에 이렇게 친분이라든가 신뢰가 많이 좀 두터워지고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 같아요.

최: 네 캘리 동아리 활동과 관련이 있는 두 분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이쪽으로 옮겨서 얘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활동하시는 동아리 대표와 강사 선생님 입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이경은 선생님 같은 경우는 강사, 대표이기도 하고 실제로 전문가 그룹을 이끌고 있는데 언제부터 이런 활동을 하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저는 전공이 바이올린이니까 어쨌든 계속 활동을 했었죠. 지금은 학생 오케스트라 지원 사업이 있어서 학교마다 예산을 주는데, 2005년도에는 없었어요. 당시 제가 나가는 중학교 3개 학교는 학교마다 바이올린 반을 구성해서 세 학교를 연합해서 연합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어요. 제가 학교 나가서 애들 가르치면 토요일마다 모여서 오케스트라하고. 담당 교사들이 전근 가면 지원 사업이 없어지기도 해서 독자적으로 운영하였지요. 근데 그것을 경험했던 졸업생들이 저를 찾아오는 거예요. 그래서 시작한 게 2010년이고, 그게 인천 북부 중학생 연합 오케스트라 OB연주에요.

최: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웃음)

이: 저는 그때도 이렇게 오래 갈 줄 모르고 (웃음) “그래, 너희가 얼마나 하고 싶으면 날 찾아와서 또 그러겠니. 그냥 한 번 그냥 눈 한 번 딱 감고 하자.”하는 이벤트로 그랬는데. 계속되고 있는 거지요. 학교에서 독자적으로 하는 것보다 연합이 되니까 남중, 여중이 섞이고, 졸업생들까지 오는 등 점점 형식이 만들어지면서 이름을 리드챔버오케스트라로 바꾸고 지속해 온 거지요,

최: 그러니까 리드챔버오케스트라는 졸업생 그룹들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지만은 거기에 또 전공자 그룹도 있군요.

이: 지금 신입생이 들어오고 떠날 줄 알았던 애들은 안가니 엄청난 덩어리가 되었지요. 전 당연히 떠날 줄 알았지요. 그런데 안 가요. (웃음) 왜냐하면 이제 직장 생활하는 애들은 위안이 필요하고, 고3인 애들은 “일주일에 2시간 한다고 대학교 못 가면 못 가는 거지요.” 하더라고요. 그래서 못 버리는 것 같고.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해야 할 것 같아요.

최: 이경은 선생님 같은 경우는 중학교 때 아이들의 커뮤니티를 형성해서 계속 음악을 통해서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그런 케이스에요. 자 그럼 이제는 강사이기도 하지만, 또 커뮤니티의 멤버이기도 하고, 또 이런 커뮤니티들을 지원하는 이런 협회의 이사이기도 한 허명희 선생님 말씀을 좀 들어보죠.

허: 저도 뭔가 하려는 목적보다는 80년대 90년대 학교에서 학생 동아리 활동에서 시작되었어요. 그때는 서클이라고 불렀죠. (웃음) 그렇게 활동했었던 친구들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우리도 계속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나서 놀자” 하면서 만나게 된 거지요. 그런 모임이 상당히 많았던 거지요. 그때 저희 아기가 어렸어요. 아기가 어린데 너무 재미있으니까 아기를 들쳐 업고 다녔지요. 일단 나가기만 하면 모든 게 다 해결이 됐어요. 삼촌 이모들이 다 아기 봐주고, 저는 기타치고 놀 수 있는 게 너무 재미있고 고맙기도 했지요.

그런 활동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죠. 서로 싸우기도 하고, 동아리가 깨질 위기에 놓이기도 하는 등. 그래서 제가 운영을 맡는 역할을 하면서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는 그룹이 만들어졌어요. 그러다가 시민문화가 확 꽃피던 시기, 다음 카페와 네이버 카페의 전성기가 왔지요. ‘안녕하세요. 저는 저승사자라고 합니다.’ 이렇게 인사하면서 만나게 되는. (웃음) 그때 확 꽃피면서 오게 됐죠. 그때가 ‘남자의 자격’, ‘슈퍼스타K’ 같은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취미활동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어요. 이런 시기에 저희 동아리 회원이 엄청나게 폭발적으로 증가를 하는 거예요. 매주 열 명 이상씩. 그래서 통기타 딱 배우고 싶다고 40명 50명이 모이기 시작을 하면서, 동아리들을 분할하기도 했지요

회원이 많이 늘었지만 사람들이 와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이거구나.’ 하면서 엄청나게 큰 보람을 느꼈고, 저 자신도 이런 걸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에 행복과 보람이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직장인의 일과와 40대~50대 일과가 다르니까 낮 모임과 밤 모임이 생기고, 모임을 하다 보니 발표회가 생기면서 더욱 확대되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각자 정서적으로 만족하는 요인이 다르다는 것을 느껴요. 60대의 경우는 “내가 나이 들어서 어디 가도 가르쳐주는 곳이 없다. 한 번쯤은 해보고 죽어야 하는데…….” 이런 얘기들이죠. 그런데 50대와 60대의 정서적 행복요인이 다른 것인지 같이 모이기가 어렵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오늘날까지 오게 되는데 요즘 궁금한 게 바로 그거에요. “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오랫동안 활동하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실력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한 번 쌓인 관계가 죽을 때까지 가는 게 아닌데, “뭐가 좋아서 이 사람들이 여기 올까?” 하는 것을 많이 물어보고 있습니다.

최: 네 이렇게 네 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출발지점이 다양합니다. 문화센터에서 배우다가 강사의 제안으로 한 10여 년을 이어온 김수정 선생님, 동아리 지원 사업을 통해 모임을 하다 보니 지속적인 욕구가 만들어진 안정남 동아리 대표님과 조미선 선생님, 바이올린 수업을 하다가 아이들에게 환경이 주어지지 않은 것을 채워 주다보니 청소년부터 청년층을 아우르는 오케스트라 활동이 된 이경은 선생님 그리고, 대학 때부터의 동아리 활동이 연결되어서 사회적 관계로 연결 확장되고 지금까지 분화해서 여기까지 오신 허명희 선생님까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모임의 연차에 따라 고민도 다르지만, 동아리는 다양한 형태와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선생님들 말씀 속에서는 동아리 활동은 사람들 간의 유대감, 그냥 교육하는 것과 다른 친숙함이 행복하다는 감정을 일으키고, 그런 가운데 동아리 운영을 하시는 분이나 동아리를 통해 사회참여 하시는 분들은 보람과 효용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이네요.

코로나 이후, 당신이 사는 일상의 문화는 어떻게 되었나요?

최: 이런 출발점들을 같이 공유하면서 지난 2년, 일상의 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유대감과 친숙함이 주는 행복을 만들기 어려운 현실에서 어떤 경험을 하셨는지 말씀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김: 저희는 그나마 운이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코로나 때 그나마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파트별로 모였어요. 2년간은 원래 인원 그대로 열성적으로 했는데 2년 지나고 나니 인원이 많이 빠졌어요. 사실 연습도 같이 하고, 회식도 하면서 서로 간의 유대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것은 도통 못했지요. 어떤 기간에는 모일 수 없었던 기간도 있으니, 연습도 못 하게 되고 공백이 생기고 관계가 많이 의기소침해졌어요. 저희 구성원 중에서 정말 열심히 하던 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기타만 안고 있으면 세상 근심 다 사라진다.” 하는 분이었는데, 요즘 시큰둥해요. 그런데 그게 공감이 되고 옛날의 그 재미가 많이 반감됐어요.

최: 동아리 활동은 악기나 글쓰기는 핑계일 뿐, 사람 간 만남이 중요해서 난 자리는 금방 티가 나겠지요?

김: 맞아요.

최: 이경은 선생님은 코로나로 준비하던 것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고 들었는데…….

이: 네 저희가 전 역량을 집중해서 준비한 10회 정기연주회 2주 전에 대구에서 코로나 대규모 감염사태가 터졌어요. 2월 22일이었거든요. 사실 제가 레슨 하고 준비를 시키지만 모이는 건 방학 때 모여서 딱 두 달 연습하고 무대에 오릅니다. 그러니까 애들이 아니, 이제 애들이 아니죠. 30대니까요. (웃음) 두 달 동안 완전히 몰아치듯이 사생활도 없이 연습해요. 만약에 그때 오르지 못하면 1년 기다려야 되니까 연주회 상시화를 추진하려고 했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모이는 것조차 안 되게 된 거지요.
정말 공연 쪽은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런, 저런 공모에 지원했는데, 자꾸 떨어지는 거예요. 그러다 2021년에 처음으로 인천문화재단 공모에 선정된 거예요. 지원사업에 선정돼서 너무 좋았는데 집합 금지였잖아요. (웃음) 그래서 리더스 앙상블로 연주를 대신하고, 올해는 그때 했던 노하우를 토대로 이제 리드챔버오케스트라가 최초로 지원을 받아서 하게 됐어요.

공: 제가 이 동아리를 기억해요. 작년에 20명이 하는 동아리 연주활동을 신청해서 선정되셨는데, 코로나로 힘드니까 대규모 인원이 오케스트라 연습을 할 수 없어서 소규모의, 앙상블로 줄여도 해도 되냐는 것을 물어보셨어요. 원래 전문 예술인이었으면 20명이 6~7인으로 줄이겠다고 하면 지원이 어려울 수 있는데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동아리들이 전반적으로 모두 어려움이 있었고 코로나로 인한 특수성 때문에, 사업 변경을 인정해드렸거든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발표를 하신 상황이어서 기억에 남았어요.

이: 사실 속으로 “이참에 단체를 없애 버릴까?”하는 생각도 있었지요. 저는 약간 이렇게 이중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연주 피드백을 주고 AI 회사에서 프로그래밍 하는 친구는 영상을 다듬고. 너무 열정적이어서 제가 마음을 돌렸어요. 저는 진짜 동아리 홈커밍 데이 같은 그런 느낌으로 “이벤트 정도로만 하고 그냥 이러다 말겠지. 이러다가 들어온 애들이 있고 나가는 애들이 있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저도 그렇지만, 아이들이 모이는 이유는 위로가 필요한 거예요. 어디 가서 자기 속마음 얘기하고 실수해도 덮어주는 관계가 가능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는 어차피 할 거면, 제대로 하기로 한 거지요. 그래서 인천문화재단의 동아리 지원사업 같은 것이 정말 필요해요. 계속해야 하거든요.

최: 선생님도 코로나가 다 끝나고 나니까 우리 사이에 활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있나요? 의리가 더 중요하게 작동하나요?

이: 네 맞아요. 맞아요. 의리. (웃음)

최: 활력이 떨어진 느낌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지만, 청소년으로부터 시작한 그룹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그리움도 큰 듯 하네요.

이: 요즘 2년 사이에 애들이 취업을 많이 했어요. 이제 20대 후반 30대 초반 애들 군대 갔다 와서 그런지 그 친구들이 더 느끼는 것 같아요.

최: 애들이 이 모임에 대한 소중함 때문에 자꾸 새로운 대안들을 만들어 업그레이드 하니까 선생님도 끌려가게 되네요. 그런데 부족하게 생각하는 거는 지원사업에 대한 정보군요.

이: 지원사업이나 이런 것에 대한 정보가 정말 많이 부족하고, 그런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요.

코로나로 인한 활동 중단, 내가 아닌 주변 사람에 대한 배려

최: 네, 허명희 선생님은 좀 어때요? 코로나를 겪으면서.

허: 수많은 동아리 중에 딱 보니까 (웃음) 기타를 배우려고 왔던 사람이랑, 사람이 좋아서 온 사람들이랑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의 마음이 칼같이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침체에도 드러난 양상이 좀 달랐어요. 요즘 모임을 재개하면서 느끼는 것은 강사나 운영자의 역할이 지금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운영자가 공연이든 뭐든 계획을 잡아서 함께 하는 활동을 만들어야 합니다. 요즘 인천문화재단의 여러 지원이 재개되면서 함께 하는 마음을 끌어 올리니까, “맞아 옛날에 이런 느낌이었다.”고 슬슬 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 연령대가 조금 낮으시죠?

허: 저희는 연령대가 높아요, 제일 어린 사람이 40대 후반이고요. 50대 60대가 많아요. 50대가 제일 많았고, 저는 참고로 50대 초반이에요. 그래서 위아래를 살짝 아우를 수 있는 나이라서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건 계기가 필요해요. 공연도 하고 싶고 밖으로도 나가고 싶고 막 이런 데 동아리 자체만의 힘으로 나갈 힘은 없어요. 사실, 민원에 대한 것도 그렇고 뭔가 이게 인천문화재단에서 지원받아서 활동하는 것이라는 배너라도 하나 놓고 있으면 힘이 나죠.

그동안 모여 봤자 4인이었잖아요. 코로나 감염 불안감이 있었죠. 저 사람 때문에 내가 걸릴까 봐서가 아니라, 나로 인해 동아리 회원들이 걸릴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컸어요. 그런 마음은 굉장히 좋은 것이잖아요. 그런데 이제 서로 만나는 게 쉽지 않았고, 어색하기도 해진 것이 위험해요. 이 상황을 그냥 방치하면 사회에서 소중한 관계가 불안하기도 해요.

코로나로 바뀐 것중에 하나는, 사람들이 영상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졌어요. 영상으로 촬영하고 영상으로 줌에서 만나 모여서 만나 이런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게 된 거죠. 또 하나 바뀐 것은 생활악기 활동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칼림바나 우쿨렐레 같은 것은 혼자서 인터넷을 통해서 배울 수 있고 집에서 해도 민원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악기잖아요. 사람들에게 공적으로 기회와 계기를 만들면 우리의 일상은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 코로나 때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협조한 것은 굉장히 좋은 마음에서였죠.

이: 맞아요. 저도 연습하고 싶고, 날씨 좋으면 나가서 연주하고 싶은데 친구들에게 피해 줄까 봐 그렇게 못했지요.

허: 제가 작년에 광명하고 동대문에 생활문화 동아리 컨설팅을 다녔는데, 욕구는 많은데 해결할 수 없으니 답답해했지요. 이제 그러한 부분을 좀 뚫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최: 허명희 선생님 말씀 속에 배우려고 오는 사람과 그리워서 온 사람들의 양상이 좀 달라요. 코로나 때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든지 계속 좀 잡아당기고 있고 배우는 사람들을 유보하는 모습이라는 말씀이 활동 동기와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이야기로 들립니다. 그리고 영상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없어졌다는 말씀도 사람들이 훨씬 더 디지털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생활 악기의 등장도 주목할 일이네요. 인천문화재단이나 인천시가 여건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생활문화 동아리는 공간이 중요하다

조: 저희는 글씨 쓰고 그냥 모이는 게 좋은 유형인 것 같아요. 사실 열정이 있는 부류들은 행동지침을 지키는 선에서 대안을 만들어 활동하기도 하지요. 저는 코로나 때 학교나 주민센터 수업이 없어지니까 제 공간에서 하게 되어 오히려 취직을 했어요. 직장인들은 보통 직장이 끝나고 모여야 하는데, 코로나 기간중에 인원 제한도 있지만, 일정 시간 이상은 어려웠잖아요.

사실 동아리 활동을 하는데 공간 문제는 매우 중요해요. 공공시설은 퇴근 후 사용이 쉽지 않아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퇴근 시간 이후에 시설 사용하려는 사람들에 대해 좋아하지 않거든요. 사실 직장인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뭔가 활동을 하기에는 쉽지 않아요. 10만 원씩 20만 원씩 내서 매달 배운다는 것도 쉽지 않거든요. 가장 접근하기 쉬운 것은 주민센터 같은 곳인데 시설 사용 자체가 어려우니 접근할 방법이 없게 되지요.

최: 생활문화 동아리는 공간에 대한 갈증이 많이 있지요. 여러 가지 사정이 있지만, 공공시설은 활용하기 어려우니 안전하게 만나는 공간이 항상 부족하지요. 안정남 선생님은 코로나 터지면서 선생님처럼 동아리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줄었을 텐데 어떠세요?

안: 사실 캘리는 코로나에 영향을 덜 받았어요. 글씨 쓰는 것은 마스크 쓰고 하면 되기도 하고, 서로 시간대를 달리해서 모이니까요. 사람들이 순수하니까 잘 따라줘요. 아까도 잠깐 말씀을 드리긴 했는데, 생활문화센터 모임과 생활문화 동아리는 조금 차이가 있어요. 생활문화 동아리는 사람 간의 유대를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배우는 것보다 유대를 만들기 위해 서로서로 노력하게 되어 있어요.

최: 캘리는 상황에 따라 이야기를 줄이고 할 수 있네요. (웃음)

이: 저희도 이제 코로나 시대에 각 동아리가 어떻게 지내는지 불안해서 살아남으려고 애를 썼는데요, 해결이 안 나는 게 딱 두 개가 있었어요. 그게 합창 쪽 하고 오케스트라 쪽이에요. 이런 분야는 줌으로 전혀 해결할 수가 없고 정말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어요. ‘린나이오케스트라’라는 10년 된 오케스트라가 있어요. 모든 관악기 파트 학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단체였는데 지금은 사라졌어요. 연수구에 있는 시니어 중창단은 좀 달라요. 코로나 초기 80대 어르신들에게 더 위협적이었잖아요. 그런데 그분들이 1년도 안 돼서 “코로나로 죽으나 집에서 죽으나 똑같다.”라며 다시 모이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마스크라도 끼고 하신 겁니다.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사진 제공: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을 위한 여.러.가.지.

최: 코로나 상황에서 다들 힘겨웠네요. 다음 얘기로 좀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아까 조미선 선생님이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시설을 관리하는 공무원 입장에서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기는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사람 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사회에 대한 공헌하고 싶은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은 정말 중요한 사회문화적 토대가 될 것 같아요. 이런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서 어떤 지원들이 필요할까요? 공간에 대한 말씀도 해 주셨고 계기와 여건에 대한 말씀, 활동의 명분도 필요할 듯합니다.

안: 공간에 대한 지원은 늘 부족해요. 공간에 들어가는 임대비용을 지원해 주면 그것도 좀 활성화되지 않겠느냐고 생각을 합니다.

조: 같은 의견인데, 제가 작업실을 마련해놓고 일하고 있는데, 월세가 늘 나가죠. 가끔씩 작업실을 빌려 글씨를 쓰겠다는 분들도 있는데, 그냥 쓰라고 하지만, 늘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서 공간 임대료 지원이 있으면, 활동도 활성화되고 공간도 지원되는 것이니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최: 그 말씀은 직장인들이 공간을 사용하기가 어려우니 차라리 임대료를 지원해 주면 부담이 좀 적지 않을까 하는 말씀인 것 같아요. 결국은 동아리 활동에서 가장 부담되는 게 공간이나 비용, 시간 부족인데, 어느 하나라도 사용자 입장에서 해결되면 좋겠다는 의미네요.

김: 저희는 코로나 전에 서구문화회관에 적을 두고 있었어요. 이제 서구문화회관이 문화재단으로 들어가면서 그곳을 쓸 수가 없어요. 코로나도 겹치고 해서 결국 지인의 건물 지하 공간을 지금 쓰고 있지요. 여기가 어둡고 환기가 잘 안 되어 불편했는데, 최근에 서구 평생학습관에서 전화가 왔어요. 서구는 문화충전소라고 103개를 마련했는데 그곳에서 활동하라는 거예요. 그런 것이 인천 전역으로 확대되었으면 좋겠어요.

최: 그 공간이 공공기관이에요, 아니면 민간 기관이에요?

김: 문화충전소에는 도서관, 공공시설, 교회 등 종류가 상당히 다양해요. 이제 7월부터는 무료로 문화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잘 되었어요. 밝고 환기도 잘 되는 공간에서 하게 된 것이지요.

최: 그렇죠. 문화 활동은 독립운동하는 것처럼 지하에서 하기는 좀 그렇죠. 아마 직접 임대료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조성을 한 것 같아 보이네요. 간접지원으로. 그런데 인천에는 문화오아시스도 있지 않아요?

허: 문화충전소는 연습 개념으로 빌려주는 거고 오아시스는 각각의 커뮤니티의 문화 공간으로 자기 활동을 하게 하는 거지요.

공: 네, 조금 다를 수 있어요. 원래 인천문화재단에서 동아리 지원은 세 파트가 있었어요. 강사지원, 활동지원, 공간지원이죠.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모임 자체가 쉽지 않으니, 공간지원을 활동지원에 포함하여 지원사업을 공모했어요. 그래서 공간지원을 신청하신 동아리들이 꽤 되었고요. 문제는 4인 이상 모이지 못하는 집합금지가 있는 상황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기도 했어요. 공간지원의 경우, 사후 관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에요.

최: 행정을 수행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하면 매우 곤란해질 수밖에 없겠지요. 사람들이 모두 다 같이 ‘정말 공간 지원해 주면 너무 좋겠어.’ 이 마음으로만 있는 건 아니기는 해요. 그렇지만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정책 자체가 흔들리는 것은 고민이 좀 필요할 듯합니다.

안: 그 어떤 제도든 간에 100% 만족하기는 사실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100명한테 지원해서 5% 이내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95%가 만족한다면 정상적으로 진행이 된다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 정말 생활문화 동아리는 다양한 변수가 생기기도 하지요. 관리 성공률 95%면은 이 정책은 문제없다고 사전부터 설계가 되어 있으면 문제가 없을 텐데요. 아무런 문제 없이 완벽하게 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네요.

김: 맞아요. 왜냐면 제가 서구청에서 지원금 받을 때 저희는 이렇게 지원금이 미리 나오면 그것을 쓰고 나중에 정산을 해요. 그런데 그 와중에 또 이자도 붙고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자 23원을 가지고 또 정산하고, 서류를 써서 내고 너무 그게 복잡한 거예요. 서구청 지원금을 10년을 받았는데 변한 게 하나도 없어요. 생활문화 동아리 사업은 좀 간소화하였으면 좋겠어요.

최: 인천문화재단은 문화재단이니까 서류가 그나마 간소한데 구청 같은 경우는 어마어마하죠. 안 받고 싶은 심정이 들기도 하고요.

김: 지원해 주시니 감사하기는 하죠. 다행히 인천문화재단 같은 경우는 계속 시스템을 바꾸잖아요. 더욱 간소화하도록 애써주셨으면 해요.

최: 네 이제 정리해 볼까요? 생활문화 동아리가 그냥 개인의 취미활동을 넘어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가는데 중요한 유대감, 친밀감, 사회봉사, 사회적 효용감을 높이는 의미가 있다면 그 자체로 매우 공공적이며, 지속가능한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이러한 활동이 중단된 2년은 사회 안전망이 파괴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었지요. 그래서 이를 회복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서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이 노력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강사지원, 활동지원, 공간지원은 기본적인 것이고, 이러한 활동의 지원절차를 간소화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특히, 어영부영 있을 때가 아니라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할 중요한 사회문화적 실천이라는 말씀도 나누었습니다.
오늘 긴 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주신 모든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우리 모두 인천시민의 행복을 위한 생활문화정책의 활성화를 기대합니다.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인천 생활문화 동아리 기획좌담회 현장 모습
(사진 제공: 인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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