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자 에세이
인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관통하는 곳
인천 중구, 문화로 통(通)하다
이진호 (인천중구문화재단 문화도시팀 대리)
인천중구문화재단은 지난 4월 1일을 기점으로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 환경을 기획·실현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문화도시’ 지정 공모사업 준비에 첫발을 내디뎠다. 중구는 인천 내 지자체 중 부평구, 서구, 연수구에 이어 다소 늦은 후발주자로 본 공모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지만, 기존의 인천을 대표하는 우수한 역사문화자원과 전통성, 국제성을 모두 갖춘 인천 중구만의 특색있는 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통로(通路)를 마련하고자 한다.
인천 중구 문화도시 조성계획 수립 연구용역 착수보고회
ⓒ 인천중구문화재단
지역으로부터 시작되는 도시 문화를 꿈꾸며
지난 1월 재단 출범 이후 각 부서와 사업 담당자들은 지역에서 기존의 운영되고 있던 다수의 문화·예술 사업을 이어받았다. 사업을 파악함과 동시에 운영해야 하는, 현상 유지만으로도 급급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운영인력과 환경 모두가 열악한 상태이다. 현재까지 약 6개월의 기간 동안 재단 실무자의 관점에서 새롭게 지역을 바라보고 소통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과 그에 따른 신규 사업을 기획하여 선보일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모두 부족했기에, 실무자 다수가 이러한 현실에 갈증을 느끼며 아쉬움에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 기반의 지자체 문화재단에서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부분은 ‘지역과의 접점을 찾고, 소통을 통한 매개자 역할 수행과 그에 맞는 문화재단의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지역과 주민의 입장에서는, 문화재단에 지역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고민과 문제점의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는 든든한 ‘동반자’의 역할을 기대할 것이다. 이 부분이 앞서 언급했던 ‘통로(通路)’이다.
단연, 문화도시라는 사업의 담당자로서 본 에세이를 기록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문화재단 종사자이자 지역의 주민으로서, 실무자의 시선으로 지역을 관찰하고 분석함과 동시에 지역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주민의 시선과 삶의 이야기 또한 모두 살아있는 실체로서 공생하고 현실화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난 3월 우리 재단은 <중구 문화예술교육 라운드 테이블>로 지역의 다양한 주체와 대면하는 자리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후 문화도시팀은 ‘지역으로부터 시작되는 인천 중구 문화도시’를 지향하며, 단계별 지속성과 운영체계를 갖춘 주민주도형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중구만의 주민추진단 사업을 시작했다.
인천 중구 문화도시 찾아가는 라운드테이블 <문화통-문> 1, 2회차 ⓒ(재)인천중구문화재단
소통을 통해 하나로 모이는 길, 문화 통(通)로
중구만의 지역 특색을 반영한 <인천 중구 문화도시 주민추진단>은 총 4개의 그룹과 11개의 소그룹으로 구성되었다. 매년 기수제로 운영될 주민추진단은 올해 1기를 시작으로, 점차 인원 증원을 통한 규모 확대와 역량 강화를 통한 구성원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성격에 따라 크게 <문화통-문> ⇒ <문화통-발> ⇒ <문화통-두레> 세 단계로 구성되었다. 1단계 <문화통-문>은 찾아가는 라운드 테이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과거 공동의 관심사를 통지하던 통문(通文)의 어원적 의미와 처음 한 분야에 진입하는 통로이자 문(門)이라는 의미를 이중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지난 4월 20일(수) 진행되었던 「인천 중구 문화도시 조성계획 수립 연구용역」 착수보고회 이후 약 1개월간 8회차에 걸쳐 약 40여 명의 분야별 지역 전문가와 주민을 대상으로 <문화통-문>을 진행했다.
<인천 중구 문화도시 주민추진단> 프로그램은 지역이 공통으로 인지하고 있는 문제점과 이슈, 그리고 각자의 분야와 동네에서 소소하게 느끼고 있던 문제점과 고민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귀로 또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중구뿐만 아니라 재개발과 신도시 형성 등의 도시 개발 차원의 변화가 불러온 지역의 문제를 우리 또한 많은 부분 공감하고 있었다. 8회차를 진행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원도심(개항로 일대)과 영종국제도시의 이질적인 문제에 대해 ‘융합’보다는 각 지역의 환경과 특색을 모두 살릴 수 있는 ‘공존과 공생’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또한 원도심의 이미지가 ‘관광도시’로 많이 소모되어, 매번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자원(HW·HUW)을 차별성 있게 활용하는 방안으로, ‘전문 문화관광’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예능과 기능적 요소를 적절하게 즐길 수 있는 전국단위의 지역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의견이었다.
인천 중구 문화도시 찾아가는 라운드테이블 <문화통-문> 3, 4, 5회차 ⓒ(재)인천중구문화재단
지난달 <문화통-문>을 끝으로 <문화통-발> 1기 모집까지 마무리되었으며, 2단계 <문화통-발>은 원도심과 영종국제도시 모두 해양(어·수산업) 역사를 품고 있다는 점과 현재까지 관련 종사자 원주민과 사업이 활성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지역의 전통성을 내포한 ‘통발’을 모티브로 선정했다. 나아가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모여있는 형태의 네트워크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주민추진단의 대표 심볼로 결정하게 되었다.
6월 9일(목)에는 「제1회 인천 중구 문화도시 포럼 <인천 중구 문화로 통(通)하다>」를 개최했으며, 문화도시 컨설턴트 및 지역 내/외 관련 분야 전문가와 주민추진단 <문화통-발> 1기를 한 자리에 모아 발제 및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은 주민추진단 <문화통-발> 1기의 첫 공식 활동이자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 개념의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다.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문화통-발>을 운영할 것이며, 나아가 그룹별 자발적으로 자생하여 운영될 수 있도록 기반을 형성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문화통-발> 운영과 동시에 소그룹별 대표자를 양성하여, 저변확대와 자생력을 모두 높일 수 있는 3단계 전문가 리더 그룹 <문화통-두레>를 운영한다. 이에 따라 그룹별 안건 도출 및 보고 체계 확립 등 주민추진단의 중·장기적 원활한 운영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화를 도모한다. 나아가 재단은 관(官) 주도 차원의 관리가 아닌 <문화통-두레>와 <문화통-발>이 유기적으로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상향식 주민주도형 거버넌스가 되길 바란다.
인천 중구 문화도시 찾아가는 라운드테이블 <문화통-문> 6, 7, 8회차 ⓒ(재)인천중구문화재단
급할수록 천천히 서두르는 방법
약 10여 년간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부터 ‘문화도시 지정 사업’ 등 지자체의 문화 주권 강화를 위해 시대와 흐름에 맞춘 정부 차원의 문화정책 사업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또 리빌딩 되어 왔다. 2022년은 다음 시대를 준비하는 새로운 전환점이자 동시에 격동기라고 생각한다. 이에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본 사업의 준비부터 실행 전반의 과정에 대해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를 토하고 있다. 인천 중구 또한 예외는 아니다.
다만 인천중구문화재단은 ‘후발주자’이기에, 앞선 지역들의 우수사례와 그 반대 사례들을 최대한 많이 학습하여 이번 제5차 문화도시 지정 공모 준비 과정이 단순히 공모사업만을 위한 과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화재단의 향후 5년 또는 그 이상의 중·장기 발전 계획과 로드맵이 될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다지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다가올 긴 레이스에 시작을 더욱 단단히 대비하고자 한다.
재단 입사 후 처음 문화도시팀 전원이 함께 발맞춰 현장에 뛰어들고, 지역과 함께 호흡할 수 있었던 주민추진단의 발판인 <문화통-문>은 여러 측면에서 많은 의미로 남았다. 특히, 매 회차 덕담처럼 들었던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라는 이야기보다도 ‘늦었지만 이렇게 우리 이야기를 들으러 찾아와줘서 고맙다’라는 헤어짐의 인사말이, 그다음 만남에 대한 기대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긴 여정의 의미가 가득 담겨 묵직하게 전달되었다. 앞으로도 새로운 것보다는 본질에 더욱 충실한, 성급하기보다는 묵직하게 한발씩 나아가는 인천 중구만의 문화도시로 성장하길 바란다.
이진호(李眞鎬, Lee Jinho)
인천중구문화재단 문화도시팀 대리
This outpatient TVS based one stop approach allows patients to be triaged, thus facilitating rapid diagnosis and immediate decisions regarding management reddit priligy 04 second in duration and 1 mm or more in depth develop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