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 전경
©미추홀학산문화원
문학산은 인천의 남산이자 주산이라고 생각한다.
미추홀 고인돌을 비롯해서 선사시대 유물들이 대거 발견된 곳이다. 이를 근간으로 문학산 일대는 비류 백제 건국설화가 있고, 중세 이후부터는 인천지역을 관할하던 관아 지역이며, 먼 옛날부터 인천의 학동들이 형설지공하던 학산서원 터, 그리고 백성들의 삶의 흔적이 농토와 하천, 갯골에 그대로 남아 있는 장소이다. 무엇보다도 문학산은 문학산괴(길마산, 문학산, 연경산, 청량산, 봉재산) 일대가 현재까지도 인천의 자연생태환경을 그나마 유지하며 인천의 산소를 공급하는 허파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도 인천부 지도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연구원
이렇듯 문학산 일대는 오랫동안 인천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인천의 행정, 교육 중심이자 백성들의 삶터이며 자연순환 기능을 해왔다. 현재에도 문학산은 원인천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옛 인천도호부의 넓은 관할구역인 시흥과 금천 지역의 내륙부는 물론, 멀리 서해바다 전역을 조망할 수 있는 명산이다. 또한 문학산괴를 따라 서남쪽에 위치한 청량산 끝자락에는 개항 1652년의 역사를 잇는 인천 최초의 국제항인 능허대항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현재 이 부근에는 인천국제신항과 남항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역사적 근거와 연구 토대, 그리고 시민의 관심이 끊임없이 증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랫동안 근대개항기 역사에서 인천의 정체성을 찾으려 하고 있으며 시정 홍보도 이에 치중하고 있다. 왜 일까? 우리의 역사와 정체성을 확장할 수는 없는가? 충분한 역사적 사실과 유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4 미추홀문화포럼 「문학산 일대 재조명과 미추홀의 정체성」 이라는 주제로 열린집담회가 열렸다. 미추홀학산문화원이 주최하고 미추홀구청이 후원, 문학산 일대 지역를 공유하고 있는 연수문화원과 남동문화원이 인천광역시문화원연합회와 협력하여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인천의 남산이자 주산이라고 생각되는 원인천의 탄생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오랜만에 마련되었다.
미추홀학산문화원 원장 인사말
©미추홀학산문화원
최정학(희망날개네트워크, 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대표가 기조발표를 하였다. 최정학 대표는 문학산의 공간과 인문환경을 역사와 고지도를 통해 설명하였고, 현재까지 남아 있는 문화유산과 자료를 중심으로 문학산 일대가 왜 재조명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발표하였다. 그러면서 인천의 정체성은 인천 고유의 역사와 삶터로 이어진 비류의 미추홀, 그리고 해양국가 건설의 꿈을 품고 능허대항을 개항한 백제 근초고왕의 정신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기조강연(최정학 희망날개 네트워크 대표)
©미추홀학산문화원
최정학 대표
©미추홀학산문화원
기조발표에 이어서 문학산 일대 재조명을 위한 방안과 미추홀 정체성 확보 방안으로 각 분야별 토론자들의 발표가 있었다.
첫 번째 발표자인 조지형(전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문학산의 명칭과 상징성이 함유된 “학”과 “학나래”를 모티브로하는 콘텐츠를 적극 활용할 것과 문학산 권역에 산재하고 존재하는 비류 건국 설화, 사모지고개 이야기, 안관당 설화, 백제우물터 이야기 등을 스토리텔링 하는 연구들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발표가 눈에 띄었다.
토론1. 조지형 교수(전남대학교 국어교육과)
©미추홀학산문화원
토론2. 장정구 대표(기후&생명정책연구원)
©미추홀학산문화원
두 번째 발표자 장정구(기후&생명연구소) 대표는 문학산 일대가 인천의 자연순환형 생태계로서 그나마 보존되고 있다면서도, 문학산의 자연생태교육은 문학산으로 이어져 내려온 인천경기만의 섬과 갯벌을 아우르는 자연생태교육의 장으로 학익천 복원사업, 이와 연계된 용현갯골의 친수공간 및 생태공간으로의 교육공간으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문학산 일대가 자연생태교육 현장으로서 현재의 환경은 제2경인고속도로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음벽 설치와 재생에너지(태양광) 생산공간 확보, 그리고 지하화 등과 같은 적극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이주희(인천관광공사 관광마케팅실) 실장은 문학산 일대 원도심 로컬투어 활성화를 위한 제언으로 관광정책의 중요성을 역설했으며,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문학산이 도심 로컬투어 중심지로 자리 잡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3. 이주희 실장(인천관광공사 관광마케팅실)
©미추홀학산문화원
토론4. 조민수 사무처장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미추홀학산문화원
네 번째 발표자로 나선 조민수(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사무처장은 인천시민들의 평생교육 참여율이 타 도시에 비해 못 미친다면서 관심도를 확산시키고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지역을 배우고 경험하는 시민교육을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지역 정체성을 담은 다양한 교육과정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문학산 일대를 소재로 한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학습과 삶이 연결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면서 이를 위한 정책개발과 지원책을 모색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문학산 일대 재조명과 미추홀의 정체성」을 주제로 한 열린 집담회는 많은 시민들이 참석하였다. 그리고 문학산을 재조명하고, 인천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열기 가득한 토론회였다. 아울러 원인천 지역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나눈 자리였다.
열린집담회 토론
©미추홀학산문화원
열린집담회 토론
©미추홀학산문화원
최정학 대표의 기조발표문 원고 마지막 문장을 상기해 본다.
“인천은 해양성과 대륙성을 바탕으로 국제성과 다양성을 특징으로하는 포용과 융합의 도시입니다. 문학산을 중심으로 하는 원인천문화권은 인천역사의 뿌리이자 심장이며, 미래를 향한 동력이고 날개입니다. 해양국가 건설을 통해 동아시아의 교류와 소통을 매개하려던 비류의 꿈은 한나루를 통해 백제인들에게, 그리고 능허대를 통하여 우리에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학산 일대와 미추홀은 비류에게도 우리와 다음 세대들에게도 꿈과 희망의 뿌리이자 날개입니다.”
이번 열린 집담회는 오늘의 주제인 「문학산 재조명과 미추홀의 정체성」에 대해 참석자들이 공감하는 자리였다. 이제부터는 문학산을 공유하는 미추홀구, 연수구, 남동구가 일명 「문학산 생태문화교육공동체」를 공동 결성하여 원인천 정신을 재발견하고 인천의 미래를 그려보는 초석이 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박상문(朴商文 / park-sangmoon)
열린시민교육포럼 대표 / 명문미디어아트팩 대표, 재)인천대학교후원회 이사
전)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회장, 인천광역시공론화추진위원회 위원장, 연수문화원 고문, 사)해반문화 2대 이사장
인천 남동구20년사, 연수구사, 동구사, 중구사, 옹진군지 편찬위원회 집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