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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들플랫폼 111% 즐기는 법
강가애
누들플랫폼은 인천 중구의 누들로드 중심에서 누들을 테마로 인천 누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시·교육·체험이 함께 이뤄지는 국내 최초 누들 테마 복합문화공간이다.
인천은 1883년 인천항이 개항하면서 외국문물과 외국인이 몰려들었고, 1935년 우리나라 최초로 밀가루 공장이 들어서면서 인천만의 고유한 면(麵) 요리가 발달하였다. 특히 청국조계지에서 산동 출신 중국 상인들이 만들어 팔기 시작한 짜장면(북성동 차이나타운), 국수공장에서 밀려드는 주문량에 면발을 뽑는 사출기를 잘못 끼워 나온 굵고 질긴 면발의 쫄면(신포동), 서해 갯벌에서 채취되는 바지락을 이용한 바지락칼국수(용동), 이북식 냉면이 소개되어 재탄생한 인천식 냉면(화평동)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인천 중구는 북성동 차이나타운-신포동-용동-화평동을 잇는 누들로드가 형성되어 우리나라 누들 문화의 발상지가 되었고, 그 중심에 누들플랫폼이 2021년 개관하였다.
누들플랫폼 외관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차이나타운, 신포동, 용동, 화평동 중심에 위치해 있는 누들플랫폼은 중구청, 신포시장과 가까이 있다. 총 3층으로 이루어진 누들플랫폼을 층별로 살펴보자!
누들플랫폼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중앙 로비와 높은 층고이다. 특히 1층 중앙 로비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누들플랫폼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진행 모습뿐만 아니라 인천중구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사업들과 행사들의 모습들을 영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대형 스크린 앞에는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영상을 감상하고 휴식할 수 있는 빈백 의자도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들이 잠시 쉬어가며 재충전할 수 있는 누들플랫폼의 인기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누들플랫폼 1층 로비 Ⓒ인천중구문화재단
대형 스크린 옆쪽에는 누들소극장이라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누들소극장은 누들을 주제로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공간이며, 어린이 단체 20명도 거뜬히 수용할 수 있을 만한 크기의 극장이다.
누들소극장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이제 본격적으로 인천누들거리를 탐험해보자! 제1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우리나라 국수의 기원부터 개항 이후 인천에 면이 발달하게 된 이유, 인천 개항장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인천의 누들거리를 재현한 공간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누들 문화를 일군 인천의 밀가루 산업에 대한 이야기부터 혼분식장려운동이 누들문화에 기여했던 역사적인 내용들도 살펴볼 수 있어 유익하고 재미있는 인천 누들이야기에 빠져볼 수 있을 것이다.
인천누들거리의 첫 번째 시작은 인천에서 탄생해서 전 국민의 기호 식품이 된 짜장면이다. 짜장면 거리에서는 짜장면의 다양한 종류부터 중국의 작장면과 한국의 짜장면의 비교, 짜장면 배달을 위해 사용했던 철가방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짜장면에 대한 이야기가 생생하고 재미있게 담겨있다.
짜장면 거리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짜장면 배달을 위해 사용한 철가방 모형
Ⓒ인천중구문화재단
짜장면 거리를 지나면 바로 인천 냉면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인천 냉면의 명성과 인천에서 유명했던 평양냉면의 역사 등을 살펴볼 수 있고, 근래에 생겨난 다양한 냉면인 수박냉면, 중국식냉면, 반냉면 등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근래에 생겨난 다양한 냉면들의 모형
Ⓒ인천중구문화재단
다음은 인천에서 탄생한 독특한 면 요리 중 하나인 쫄면에 대한 이야기다. 쫄면은 재미있는 탄생의 비화가 있다. 바로 면발을 뽑는 사출기를 잘못 끼워 실수로 굵고 질긴 면발이 탄생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면발이 질기다는 이유로 초기에는 불량식품으로 행정 관청으로부터 단속을 받기도 했다는 아찔한 일화도 가지고 있다. 또한 쫄면은 1970년대 인천에서 쫄면이 탄생할 때까지 전국 어디에도 이와 같은 국수를 파는 가게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신포동에 문을 연 신포우리만두집이 쫄면을 처음 만들어 팔면서 입소문을 타게 되었고, 점점 대중화되면서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 별미식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필자는 새콤달콤 야채와 곁들여 먹는 쫄면을 먹을 때마다 이 재미있는 쫄면의 탄생 비화가 생각나곤 한다.
쫄면이 탄생한 시기에 사용했던 제면기
Ⓒ인천중구문화재단
짜장면, 냉면, 쫄면에 이어서 인천에서 시작한 또 다른 면 요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튀김우동이다. 튀김우동은 6·25전쟁 이후 중구 신포동의 명물로 이름나 있었다. 인천 튀김우동의 특징과 인기비결은 바로 쫄면과 같은 질긴 면발과 고명으로 얹어준 바다장어 튀김옷 부스러기이다. 지금도 누들플랫폼과 가까이에 있는 신포시장에서 튀김우동을 맛볼 수 있다.
우동과 함께 추운 날씨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면 요리는 바로 어머니의 손맛이 가장 잘 느껴지는 칼국수이다. 잘 숙성시켜 빚은 고소하고 쫄깃한 반죽과 바지락을 잔뜩 넣고 끓인 시원한 국물의 칼국수 역시 인천 중구 용동과 신포동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현재까지 칼국수 거리에 몇몇 남아있는 가게들은 여전히 영업하고 있다.
우동 거리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칼국수 거리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인천 누들의 역사가 담긴 인천누들거리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제2전시실이 시작된다. 제2전시실은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전시 공간으로 직접 만져보고, 냄새 맡아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형 전시실이다. 세계 면 요리를 살펴볼 수 있는 국수 역사기행부터 다양한 국수의 재료들(고구마, 옥수수 등)을 만져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국수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방법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다양한 향신료들의 향까지 맡아볼 수 있어 어린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며 재미있게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누들 체험 공간이다.
어린이 체험 전시 공간 Ⓒ인천중구문화재단
어린이 체험 전시 공간 Ⓒ인천중구문화재단
2층에는 상설전시실뿐만 아니라 컵누들체험장과 키즈쿠킹교실이라는 쿠킹 체험 교육 공간이 있다. 이 교육 공간에서는 주로 어린이들을 위한 누들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반갑수타! 누들제면소>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면의 종류와 특징을 배우고 직접 밀가루 반죽을 이용해 면을 만들어보는 누들 체험 교육으로 상·하반기에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미취학아동(6~7세)부터 초등학생(1~6학년) 단체를 대상으로 모집 시작 5분 안에 마감되는 누들플랫폼의 대표 인기 프로그램이다.
<반갑수타! 누들제면소> 교육 진행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반갑수타! 누들제면소> 교육 진행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누들플랫폼의 또 다른 대표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면과 역사, 과학이 담겨있는 <누들로드 탐험대> 프로그램이다. <누들로드 탐험대>는 인천 중구 누들로드를 중심으로 차이나타운과 짜장면의 짜장로드, 용동과 칼국수의 칼국수로드, 신포동과 쫄면의 쫄면로드, 동인천동과 냉면의 냉면로드를 주제로 탐방지역을 코스별로 탐험하며 역사와 문화, 그리고 숨겨진 과학에 대하여 이해하는 답사 프로그램이다. 초·중·고등학교 학급 단체 및 동아리가 참여 대상이며, <누들로드 탐험대> 프로그램 또한 모집을 시작하면 바로 마감되는 누들플랫폼의 인기 프로그램이다.
<누들로드 탐험대> 교육 진행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누들로드 탐험대> 교육 진행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지금까지 인천 중구 누들로드 중심에 다양한 이야기와 볼거리가 가득한 국내 최초 누들 테마 복합문화공간인 누들플랫폼을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이번 주말, 인천에 다양한 면 요리도 먹어보고, 직접 전시도 보러 누들플랫폼에 놀러 가보는 건 어떨까?
강가애(姜嘉愛, Kang Ga Ae)
인천중구문화재단 공연전시팀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