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인
공연예술가 정영민
이름: 정영민 (鄭迎珉, Jung YoungMin)
출생: 서울 독산동
분야: 공연예술, 연극
인천과의 관계: 인천살이 30년차
작가정보: ypent@naver.com
약력 |
---|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연극예술학 석사, 논문 「입센의 희곡 「민중의 적」에 나타난 등장인물의 갈등양상 연구」 |
현) 극단 민, 민 컴퍼니 대표 |
현) ㈜원아트컴퍼니 연출이사 |
현) 인천연극협회 15대 부회장 |
현)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총동문회 사무총장 |
수상 | |
---|---|
2023 | 말모이연극제 우수연기상(연극 농토) |
2022 | 열린페스티벌 개(開)판 우수연기상(연극 도촌사람들) 연출 |
인천연극제 은상(연극 도촌사람들) 연출 | |
2021 | 대한민국 연극대상 베스트 작품상(연극 농토) 연출 |
2017 | 인천연극제 우수연기상 |
대표작품 | |
---|---|
2024 | 연극 <변증법> |
2023 | 연극 <노잣돈>, <도촌사람들>, 가족뮤지컬 <꼬마물고기 퍼포>, 입체라이브낭독극 <마음속 한마디> |
2022 | 연극 <도촌 사람들>, <황해>, 입체라이브낭독극 <마음,소리,읽다> |
2021 | 연극 <농토>, <모닥불 아침이슬>, <남생이> |
1.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품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연극 <농토>이다.
극단 민을 출범하고 처음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지만 원작자인 故윤조병 선생님과의 인연도 남다르기에 아마도 이 작품은 평생 기억될 것이고, 극단 민이 존재하는 한 계속 무대에 올려질 것이다.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고민하던 시절 “시립극단에 들어가는 게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선생님께 드렸던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너는 앞으로 크게 할 일이 많은데 뭐 하러”라고 하시며 당신의 희곡집을 선물로 주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과 영원한 이별을 했다.
그리고, 선생님의 희곡집을 읽던 중 유난히 <농토>라는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수몰 지역이라 이주해야 하는 이주민들의 삶을 겪어 보거나 들어보지 못했기에, 이 작품을 나중에 꼭 작품으로 만들어서 올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2021년 문화재단 지원사업에 선정되었고, <농토>를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
익히 알고 있던 충청도 사투리를 넘어서서 단어 하나하나가 어렵기도 하고 이해하기 힘든 단어들이 많아 공연으로 올리기 위한 각색 과정만 30일 이상 걸렸다. 작품을 만들면서 하늘에 계신 故윤조병 선생님께 수도 없이 질문을 했던 것 같다.
또한, 작품의 계절적 배경이 여름이었기에 공연이 아닌 연습을 한여름으로 택하고, 7월과 8월 배우들이 실제 더위와 모기와 싸워가며 작품 연습에 매진하며 점점 작품 속의 인물이 되어 갔다.
어떤 사람이 길을 걸어가다 잠시 쉬려고 벤치에 앉았는데 건너편 마당에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실제로 보고 듣는 듯한 극사실주의, 그것이 나의 연출 의도였기에 배우들과 많은 고민을 했고, 그에 맞는 많은 연습을 했다. 세트 구성 하나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여 미니어처를 만들었고, 배우들에게 무대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애를 썼던 숱한 날들. 그 결과,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실제 수몰 지역에 살고 있는 인물들이 되어 있었다.
함께 웃고, 울며, 깊게 공감했던 작품을 통해 연출로서의 뿌듯함은 물론, 짜릿한 카타르시스마저 느낄 수 있는 감사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하늘에 계신 故윤조병 선생님의 응답이었을까?
연극 <농토>는 2021년 대한민국 연극대상에서 베스트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때 수상소감에서 하늘에서 흐뭇하게 웃고 계실 윤조병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했었는데, 2023년 말모이 연극제에서는 우수 연기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2024년 대한민국 연극제의 예선전인 인천연극제에서 다시 한 번 <농토>를 올리기 위해 연습을 시작한 단계다. 앞으로도 매년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농토>의 롱런을 기대해 본다.
연극 <농토>
2.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다. 그리고 사회적 이슈들을 매일 아침 검색한다. 배우라는 타이틀만으로 예술가의 삶을 살아갈 때는 배우들의 연기 스타일을 보기 위해 영화를 봤다면, 연출가의 시선으로 배우들의 연기 스타일과 스토리 구성을 관찰하며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본다. 개인적인 관점으로 볼 때 작품성이 짙은 작품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코믹한 장르는 극의 상황이나 전개 구조, 휴먼 드라마는 사람 냄새 짙게 나는 스토리 구성에 중점을 둔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한 달에 10편 이상의 영화를 보면서 어느 장면이나 어느 순간에, 영감이 떠오르면 그 즉시 떠오르는 키워드들을 메모해 둔다. 그리고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사회적 이슈들을 검색하고, 눈에 확 들어오는 이슈를 보면 그 즉시 키워드를 메모해 놓는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키워드들을 보면서 새로운 작품에 대한 구상들을 작가님과 나누는데 이것이 2019년 극단 민 창단 이후 매년 창작 작품이 탄생하는 밑거름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3.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영민한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다.
극단 민을 만들면서 끊임없이 늘 즐겁게 작품을 만들자고 나 자신과 약속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2023년 무대에 올린 공연만 9편이다. 그럼 증명이 되지 않겠는가?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라는 명언을 남긴 히딩크 감독의 말이 공감이 된다.
‘나도 아직 배가 고프다’ 영민한 예술가가 이끄는 ‘극단 민’의 행보를 주목해 주시길 바란다.
4. 예술적 영감을 주는 인천의 장소 또는 공간은?
송현자유시장, 신포시장
다양한 군상들이 보여지는 작품을 좋아한다. 공연에 필요한 소품을 구입할 때면 꼭 시장을 간다. 하나를 구입할 때도 바로 구입하는 게 아니고, 시장을 두 바퀴, 세 바퀴 돌아다닌다. 시장 안에 있는 다양한 상점들 중 몇십 년을 이어오는 상점도 있고, 이제 새로 시작하는 상점들도 있다. 오랫동안 이어오는 상점을 꾸준히 지키기 위해 많은 시련과 즐거움, 슬픔과 기쁨…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만났을까.
수많은 상점들 사이에서 팔려는 사람들과 사려는 사람들, 구경하는 사람들이 붐비며 복잡한 시장 사이를 쉴 새 없이 돌아다니며 사람 냄새 찐하게 풍기는 시장이 참 좋다.
연극 <변증법>
5. 앞으로의 활동 방향(작업방향 포함)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지금까지 극단 민의 작품들은 무겁고 진지함이 많이 묻어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다. 2024년부터는 밝고, 재미있는 작품들이 제작될 예정이다. 만들고 싶은 작품들이 참 많다. 영화와 사회적 이슈, 시장 투어를 통해 메모해 놓은 구상안들이 작가님의 스타트를 기다리고 있다. 2023년 학산 문화원과 상주단체에 이어 2024년 후암시어터와 상주단체가 되었다.
2024년 2월 뿔난이들 단막극 축제에서 로맨틱 코미디 ‘변증법’을 선보였다. 생각보다 관객들의 호감도가 매우 높았다. 2024년 7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장편 ‘변증법’이 무대에 오른다. 4월에는 대한민국 연극제 예선전에서 ‘농토’를 선보이고, 5월에는 가족뮤지컬 ‘꼬마물고기 퍼포’가 꼬마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으며, 6월에는 연극 ‘도촌사람들’이 2022년 23년에 이어 3년째 관객들과의 만남을 이어 간다. 또, 하반기에는 새롭게 만들어지는 ‘소풍’이라는 작품이 올라갈 예정이다.
가족뮤지컬 <꼬마물고기 퍼포>
2022년과 2023년 꿈다락 문화학교와 시민이 주체가 되는 사업들을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공연을 하면서 느꼈던 카타르시스와 다른 개념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신기하고, 놀라웠고, 또 다른 행복을 느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실, 연극작품은 2025년 상반기까지 예정이 되어 있다. 그리하여, 매년 시민들이 주체가 되는 퍼블릭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일반 시민들이 극단 민과 만들어내는 프로그램들을 주목하셔도 좋을 것이다. <개항영웅전>, <셜록알파(a)즈>, <마음, 소리, 읽다>, <마음속 한마디>에 이어 2024년 어떤 프로그램이 만들어질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