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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오늘 하루 행복했습니다

뮤지컬 <나도 해피엔딩을 쓰고 싶어>

유영승

뮤지컬 <나도 해피엔딩을 쓰고 싶어>는 비극 전문 베스트셀러 작가인 ‘금루미’가 자신의 해피엔딩을 찾기 위해 무작정 여행을 떠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신의 생각과 달리 전혀 다른 숙소에 도착한 루미는 그곳의 지배인인 ‘루이’를 만나 루이의 제안을 듣고 그곳에 지내기로 결정하면서, 그렇게 이곳 Wish Guesthouse의 여정이 시작된다. 어딘가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숙소. 그곳에 머무는 각양각색의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연과 사건들. 과연 ‘루미’는 이곳 ‘Wish Guesthouse’에서 자신의 해피엔딩을 찾을 수 있을까?

포스터

<나도 해피엔딩을 쓰고 싶어> 포스터 Ⓒ남동문화재단

공연을 보고

공연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나도 해피엔딩을 쓰고 싶어>와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여러 작품이 떠올랐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뮤지컬 <레드북>, 그리고 2019년 국내에서 방영한 드라마 <호텔 델루나>와 같은 작품들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주인공인 앨리스가 토끼굴에 들어가 기묘하고 의인화된 생명체들이 사는 환상의 세계에서 모험을 겪는 이야기다. 여기서 ‘나도 해피엔딩을 쓰고 싶어’의 주인공인 ‘금루미’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리고 ‘Wish Guesthouse’는 토끼굴 속 ‘이상한 나라’, Wish Guesthouse에 머무는 각자 자기만의 사연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은 이상한 나라에 사는 “기묘하고 의인화된 생명체들”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 앞에서 언급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레드북’, ‘호텔 델루나’ 같은 작품들도 각기 다른 장소와 배경, 각기 다른 사연과 사람들, 그리고 각각의 작품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다양한 경험들이 있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주인공이 우연한 계기로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겪게 되는 이야기”라는 큰 관점에서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도 여느 다른 작품들처럼 극이라는 기본적인 구조를 가지고 만든 작품이든, 극에서 자주 쓰이는 클리셰적 방식을 따라갔든, 다른 작품을 인용한 오마주를 했든, 다른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구상을 했든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고 연출하며 그것을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처럼, 그리고 지금의 클리셰가 왜 클리셰가 되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의 바람 해피엔딩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해피엔딩으로 살기를 바란다. 세상 모두가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모든 삶과 매 순간이 행복할 수 없으며 우리는 각자 비극의 순간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 작품 또한 극 중 캐릭터들은 모두 다르지만 자기만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에게 일어난 비극을 풀어나간다. ‘제시카’는 꺾여버린 꿈으로 인해 삶의 방향성을 잃었던 과거가 있지만 카리스마 넘치고 자신 있는 성격을 유지하며 자신만의 해피엔딩을 찾고 있다. ‘캐빈’은 어렸을 때 겪은 트라우마로 인해 현실에서도 말을 더듬는 습관이 있으며 매사에 실수투성이지만 내면으로는 그 누구보다 섬세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해피엔딩을 찾고 있다. 그리고 ‘소피아’는 과거에 사고로 아이를 잃었지만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를 통해 아이를 잃은 아픔을 극복하며 자신만의 해피엔딩을 찾아가고 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많든 적든 모두 자신만의 비극이라는 이야기 속 시련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들을 만난다. 누군가는 제시카처럼 자신의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기도 하고, 누군가는 캐빈처럼 학창 시절에 왕따나 학교 폭력으로 깊은 트라우마를 갖기도 하며, 또 누군가는 소피아처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모두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고,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 중 인물들은 참아 내고, 견뎌 내고, 이겨 내며 자신만의 해피엔딩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 그 자체가 곧 희망이고 바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비극을 극복하는 방법은 희망을 가지는 것뿐이고 그렇기 때문에 여기 Wish(바람) guesthouse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도 해피엔딩을 쓰고 싶어> 공연 사진 Ⓒ남동문화재단

“작가님 덕분에 오늘 하루가 행복했습니다.”

뮤지컬 <나도 해피엔딩을 쓰고 싶어>는 ‘2023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에 선정된 작품으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주최로 전국의 문화예술회관에서 지역주민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을 연출가, 작곡가, 음악감독과 더불어 모든 스태프, 그리고 작품에서 노래와 열연으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준 모든 배우들. 마지막으로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협조해준 모든 극장 관계자에게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극 중 마지막 나온 대사로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작가님 덕분에 오늘 하루가 행복했습니다.”

유영승

유영승(劉永昇, Yu Young Seung)

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졸업
2021 연극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앨리스> 연출, 작가
2023 뮤지컬 쇼케이스 <풀카운트> 무대감독
2023 대한민국연극제 연극 <애관!“보는 것을 사랑하다.”> 스태프
2023 인천연극제 연극 <애관!“보는 것을 사랑하다.”> 스태프
2022 뮤지컬 <성냥공장 아가씨> 스태프
2021 연극 <리투아니아: 창살, 보이지 않는> 배우
2021 대한민국연극제 연극 <아름다운 축제> 스태프 외 다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