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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사에서 기획자이자 행정가로
인천중구문화원 이주원 대리
김해경 (경인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강화 사업’은 지역의 다양한 문화기반시설을 활용하여 문화예술교육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과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문화시설이 문화예술교육사와 자격 제도에 관해 인식을 제고하도록 하는 두 가지 주요한 목적이 있다. 예술강사는 예술 분야의 역량이 중요하지만 문화예술교육사는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고 문화시설을 이해하여 지역에 맞는 문화예술교육을 기획, 실행하고 관련된 행정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사는 지역 전문가, 관리자, 기획자, 행정가의 역할까지 담당한다는 점에서 예술강사와 비교했을 때 활동의 범위와 종류가 확대된다는 차이가 있다.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사와 자격 제도에 관한 문화시설의 인식을 제고하도록 함은 궁극적으로 문화예술교육사의 문화시설 채용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의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는 사례로는 인천광역시 중구문화원에 근무하는 이주원 대리가 있다. 이주원 대리는 2021년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중구문화원과 인연을 맺었고 2022년 중구문화원에 곧바로 채용되었다. 흥미롭게도 이주원 대리는 2022년과 2023년 중구문화원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강화 사업의 사업 담당자가 되어 문화예술교육사의 멘토로 활동 중이다.
인천중구문화원 이주원 대리 ©인천문화재단
현재 기관 담당자가 되어 다른 문화예술교육사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이주원 대리 자신은 멘토와 함께한 시간이 매우 짧았다. 2021년 중구문화원에서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강화 사업을 담당했던 담당자가 사업이 시작된 후 1개월 만에 퇴사하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신이 시도해 보고 싶었던 융합 프로그램들을 시도해 보는 등 확대된 재량권을 갖게 되었지만 많은 결정을 혼자 내려야 하는 부담도 감수해야만 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업무에 관해 자신이 아는 것을 최대한 전달하려고 애쓴 전임 담당자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면서 최선을 다한 덕분에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2022년 사업 담당자가 되고 나서 문화예술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있었다. 문화예술교육사 시절에는 자신이 담당할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중구문화원에 채용된 이후에는 사업의 기획 단계부터 사업의 성과가 다음 해 사업을 지원하고 선정되는 데 영향을 주는 여러 지수를 관리하는 것까지 장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안목을 갖게 되었다. 또 문화시설에 근무하면서 예산 관리와 행정 업무의 중요성을 깨닫고 관련 역량을 키우고자 노력해 왔다.
©이주원
차츰 업무에 익숙해졌지만 익숙하다는 것은 같은 일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면서 틀에 박히는 것이기도 했다. 자신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틀에 박힌 듯 업무 처리를 하기 시작하고 있다는 불안감과 자신의 전공을 제외하고 다른 문화예술 분야를 알지 못한다는 한계를 느낄 때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강화 사업으로 중구문화원에 온 문화예술교육사는 이주원 대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였다. 새로 온 문화예술교육사는 AI 프로그램을 활용한 동화책 프로그램을 제안하였다. 처음에는 ChatGPT와 문화예술의 접목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프로그램 시행을 반대하였지만 반복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I, TALE : AI로 만드는 나의 일생 동화책’ 프로그램을 완성하였다. 이 일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 교류하고 배워야 한다는 결심을 하였고 잠시 멈추었던 대학원 석사 과정을 다시 시작하여 이주원 대리는 현재 주경야독 중이다.
©이주원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자신의 역할과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해 온 이주원 대리에게 중구문화원에 채용된 이유가 무엇일지 물었다. 이주원 대리는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강화 사업에서 전임자가 퇴사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사업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던 모습을 문화원 측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문화원은 이주원 대리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와 역량을 사업 기간 내내 관찰하였을 것이고 채용으로 관련지었을 것이다.
자신의 또 다른 강점으로 행정 업무 능력을 꼽았다. 이주원 대리는 자신이 행정 업무에 관한 감이 좋은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문서로 만드는 능력,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과 결과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행정적인 절차에 관한 이해 등은 간과하기 쉽지만 의외로 기관에 소속되어 문화예술교육사로 활동하는 데 매우 기초적이고 중요한 능력이다.
©이주원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강화 사업’의 두 축을 모두 경험한 이주원 대리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우선 사업에 참여하는 문화예술교육사는 문화예술교육사로 현장에서 근무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문화예술교육사는 기획자이자 관리자이며 행정가이어야 한다. 또 지역을 잘 이해해야만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사업에 참여하면서 문화예술교육사는 자신의 역량과 성향을 파악하고 이후의 다양한 업무에 대비할 수 있다. 문화시설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 구성원들과 다른 문화예술 분야를 전공한 참가자들을 통해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시도해 볼 수 있고 일상적인 업무 처리 방식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사업을 통해 미리 채용 후보자들을 관찰하고 평가하여 시설을 잘 이해하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구성원을 채용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사는 많은 경우 예술 분야를 전공하고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문화예술과 교육을 연계짓는 방법을 배운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사가 문화시설에 채용되어서는 행정 업무와 프로그램 참가자 관리, 시설 운영 등도 담당하게 된다. 예술가로 시작하여 기획자를 거쳐 행정가와 관리자로 역할이 변모하고 확장된다.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강화 사업’은 문화예술교육사들의 이러한 변화 과정이 조금 더 매끄럽고 유연하게 이루어지고 문화시설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하며 변화와 발전의 촉매제가 될 구성원을 공급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김해경 (金海暻, Haikyung Kim)
경인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문화예술은 세상과 소통하는 창이기 때문에 나이, 직업, 사회적 계층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믿으며 제 자리에서 제 몫을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kimhk@ginue.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