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살 소래에게

제23회 소래포구 축제를 기다리며

신창희 (남동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팀)

※ 이 글은 제23회 소래포구 축제가 운영되기 전인 2023년 9월 초에 집필되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소래에게

스물세 살 소래에게. 2001년 첫울음으로 세상에 나왔던 네가 어느새 스물세 살의 어엿한 숙녀가 되었구나. 올해 널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렌다. 따뜻한 햇살 아래 기분 좋은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때, 트롬본 울림에 맞춰 나뭇잎이 춤추고, 일렁이는 군중의 풍경이 펼쳐진 때, 그때 너를 만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단다.

제16회 소래포구 축제 사진 ⓒ남동구청

제16회 소래포구 축제 사진 ⓒ남동구청

소래포구 축제의 성과와 시사점

소래포구 축제는 2001년 10월 처음 개최되었다. 제1회 축제의 명칭은 ‘소래포구 새우맛깔 축제’였다. 김장철 젓갈 성수기에 개최한 제1회 축제에는 새우젓과 관련된 상식, 좋은 새우젓 고르는 법, 맛있는 김치 담그는 법 등을 알려주는 프로그램과 함께 젓갈 담그기 경연대회, 새우아가씨 선발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2002년 제2회 축제부터 지금의 이름인 ‘소래포구 축제’로 운영되어, 2023년 올해 어느덧 23회째를 맞이하게 되었다. 소래포구 축제는 처음 운영할 당시에는 소규모 지역축제로 운영되었는데, 개최 횟수가 늘어나면서 점차 대규모 축제로 성장했다. 특히 수도권 인근의 유일한 재래어항 축제라는 점이 매력으로 꼽혔다.

2022년 제22회 축제는 행사 기간 3일간 약 40만 명이 소래포구를 찾아왔다. 축제장에서는 공연 10건·체험 7건·강연 1건·공모 1건·경관 2건·전시 3건·판매 1건 등 30여 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축제 기간 관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긍정적 답변 비율이 90% 이상 높게 나타났다. 더불어 축제 기간 인근 상점 매출이 2배, 거래량은 3배가량 높아진 수치를 보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수치상으로 높은 성과를 보인 제22회 축제에 대해서도 몇 가지 시사점이 관찰되었다. 첫째, ‘중심 주제 선정 필요’, 둘째, ‘킬러콘텐츠 개발 필요’, 셋째, ‘사전 프로그램 개발 필요’, 넷째, ‘생애주기별 프로그램 기획 필요’, 다섯째, ‘다각적인 홍보 필요’가 그것이다.

소래포구와 새우 관련 글이 수록되어 있는 소래포구 스토리북 내지 ⓒ남동문화재단

소래포구와 새우 관련 글이 수록되어 있는 소래포구 스토리북 내지 ⓒ남동문화재단

제23회 소래포구 축제의 기획 과정

2023년 제23회 축제는 지난 축제에서 관찰된 시사점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기획했다. 먼저 올해 축제의 중심주제는 ‘소래바다’로 정하였고, 하위주제는 ‘경관(포구)’, ‘먹거리(수산물)’, ‘삶(어시장)’, ‘사람(상인)’, ‘기억(염전·협궤열차)’으로 세분했다. 중심주제와 하위주제를 바탕으로 한 공연·체험·아트·경관·영상·출판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축제장은 메인무대존·아트존·체험존·먹거리존·주민자치존으로 구성하여 관광객이 감상공간과 놀이공간, 그리고 예술공간을 구분하여 즐길 수 있도록 계획했다.

둘째, 새로운 킬러콘텐츠가 개발되었다. 올해 축제에서는 축제장의 안팎을 구분한 ‘어등 거리’를 조성하여 비일상을 즐기기 위해 방문한 관광객이 축제장으로의 입장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관광객이 직접 만든 어등이 경관 조성에 한몫할 예정이기에 의미가 더 깊다. 행사장 안쪽 소래포구 앞바다를 면한 곳에는 ‘소래 아트 마켓’을 연다. 마켓은 소래바다를 다양한 수공예품으로 변주한 상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로써 소래포구 축제가 단순한 수산물 소비 촉진 축제가 아닌 문화예술 축제로 덧입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소래포구에는 오래된 기억이 켜켜이 쌓여 있다. 1934년 들어선 소래염전, 1937년 개통한 수인선, 1930년대부터 시작된 파시, 1970년대 인천 내항이 준공되며 본격적으로 형성된 어시장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기억은 ‘소래포구 스토리북’과 ‘소래포구 기억 기록 영상’으로 재탄생되었다. 나아가 소래포구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도 올해 축제에 깊숙이 참여한다. 어시장 상인, 경매인, 어부 등이 축제 포스터의 주인공이 되는 ‘소래포구 in(人) 포스터’가 그것이다. 이처럼 새롭게 개발된 킬러콘텐츠들로 올해 축제가 보다 풍성하길 기대한다.

소래포구 스토리북 표지 이미지

소래포구 스토리북 표지 이미지 ©남동문화재단

소래포구 in(人) 포스터

소래포구 in(人) 포스터 ©남동문화재단

셋째, 사전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올해 소래포구 축제는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운영되지만, 8개의 사전 프로그램은 4월부터 꾸준히 운영되어 왔다. 이를 통해 축제 기획인력이 양성되었으며, 소래포구와 관련된 새로운 원천콘텐츠가 발굴되었고, 그림·영상·사진·사행시 공모전을 통해 소래포구를 바라보는 다양하고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넷째,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이 기획되었다. 소래포구라는 장소의 특성상, 소래포구 축제 또한 중장년층이 충성고객이었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가족 단위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소래바다 드론쇼’, ‘소래 in(人) 영상제’, ‘바다 시네마 콘서트’, ‘어린이 바다 인형극’, ‘어린이 바다 EDM 파티’ 등이 운영된다.

마지막으로 다각적인 홍보다. 올해 축제 홍보는 기존부터 해왔던 방식에 더해 보다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고자 노력하였다. 먼저 유튜브이다. 9월 초를 기준으로 재단 유튜브 채널에 축제와 관련된 홍보 영상 12건이 올라갔으며, 약 1만 2천 회의 조회 수가 기록되었다. 소셜네트워크 홍보도 꾸준히 진행했다. ‘소래포구 스토리북’에 삽입된 일러스트를 활용해 카드 뉴스를 제작했으며, 축제 전 10주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게시해 대중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더불어 소래포구 관련 관광안내서를 제작하여 관내 초등학교에 배포하는 홍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소래포구 전경 ⓒ남동구청

다시, 소래에게

다시 스물세 살 소래에게. 소래야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해라. 눈을 맞추어 경청하고, 마음을 움직이게 경청해라. 간혹 너에게 모진 말을 하더라도 먼저 경청해라. 그리고 단단해져라.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소래가 되어라. 단단해지기 위해 사랑을 해라. 어떤 시인의 말처럼 머리에 장미를 꽂고, 가슴에 방울을 달고, 빠알간 얼굴로 잘랑 잘랑 소리를 내는 그런 사랑을 해라. 그리고 멋진 모습의 스물네 살 소래로 다시 만나자.

신창희

신창희(申蒼熙, Shin Changhee)

남동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팀 차장
경기학회 감사
문화콘텐츠학 박사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