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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보물찾기

문학소매점=서점 안착=책방 산책=마쉬=낙비의 책수다=쓰는하루=열다책방

열다책방=쓰는 하루=낙비의 책수다=마쉬=책방 산책=서점 안착=문학소매점

문종필 (문학평론가)

송림동에서 태어나 동인천 근처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내게 ‘동네 책방’은 사실상 배다리 근처의 낡고 허름한 책방이 전부였다. 지금은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겨 애써서 헌책을 사고팔지 않지만, 중학교 시절에는 선배들이나 어른들에게 받은 중고 책을 사고팔기 위해 친구들과 배다리 책방 근처 주변을 서성거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서점 사장님들이 어린 우리를 조금은 싱겁게 생각했을 듯도 하다. 두껍고 교양 있는 인문학 서적도 아닌 중학생이 구할 수 있는 책은 뻔했을 것 같은데, 그것을 팔겠다고 애쓰는 안쓰러운 꼬마 친구 정도로 여겼겠다. 하지만 이곳은 그 당시 내게 무엇인가 낯설었다. 책방이 살아 있다는 느낌보다는 분명히 운영 중임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을 수 없는 불행한 좀비나 저주받은 여우처럼 생동감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세련되고 개성적인 ‘동네 책방’ 문화가 형성되기 이전이어서 중학생인 내게 어떤 자극도 주지 못했음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내게 배다리는 어른들을 위한 추억의 공간이었고, 나 같은 중학생에게는 친숙할 수 없는 낡고 낯선 감각으로만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책을 팔아 돈을 남기자는 계획이 서지 않는 한, 태어난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방문하지 않았다. 그곳에 가면 늙은 고목이 되는 느낌을 받았으니 발걸음 자체가 옮겨지지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이 마음은 상당히 오래도록 지속되었다.

동인천 근처에 살았던 우리 가족은 1997년 형편이 나아져 동암역 근처로 이사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 대학원 시절을 보냈다. 그러니 동인천은 무엇인가 내게 어중간한 동네였다. 어머니는 동인천에서 장사하셨기 때문에 여전히 이곳에 쉬지 않고 머물러 계셨지만 내게 이 동네는 무엇인가 유령 같고 귀신같아 더 이상 방문하기 싫었다. 장사하는 어머니를 보러 오기 위해 잠시 들릴 뿐, 의식적으로 발을 옮기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동인천이라는 장소를 왜 이렇게 피해 다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머니에 대한 부채의식이 발길을 끊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가 누리지 못한 여러 혜택을 자식이라는 이유로 누릴 수 있었기 때문에 이 사실을 직면하기 싫었다. 20살의 청년이라면 피할 수 없는 현실에 당당히 맞서 새로운 삶을 살아야 했지만, 부끄럽게도 나는 그런 위인이 되지 못했다. 어렸고 어리석었고 철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오랜 시간 도망 다녔고 피해 다녔다. 책임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썼다. 동인천은 내게 금기와 같은 동네였다. 그러다 어머니께서 장사를 편하게 하려고 세를 주었던 옛집을 더 이상 세를 주지 않기로 했다. 부엌에 장사 물품을 보관하는 것과 장사를 위해 들락날락하는 대가로 10만 원씩 월세를 받아오셨는데 그러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곳에 아들과 함께 세 들어 사셨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이 공간을 예전처럼 활용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이 공간을 수리하기로 했다. 나무 기둥의 작은 목조 건물에 시멘트를 바르고 철제를 붙였다. 수리된 집은 작았지만 아담하고 편안했다.

그때가 2013년이다. 그 이후로 나는 동인천을 다시 방문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잠을 자고 공부하고 박사 논문을 쓰며 도망쳤던 ‘동인천’에 다시 정을 붙이기로 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내게 우연한 사건이 발생했다. 박사 논문을 쓸 무렵, 세월호 304 낭독회를 ‘나비날다책방’에서 진행하게 된 것이다. 그 공간에 우연히 방문하게 된 나는 그 당시 깜짝 놀랐다. 중학교 시절 낡고 허름하고 정이라고는 주고 싶지 않던 헌책방이 다르게 보였기 때문이다. 세련되었을 뿐만 아니라, 어깨를 잠시 기대도 괜찮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가슴 아픈 세월호 친구들의 마음을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애도할 수 있는 장소가 동네 책방이라는 사실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문학을 구심점으로 이런 공간에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다. 그 이후로 다시 동인천을 천천히 알아가기로 다짐했다.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궁금했고, 인천에서 활동하는 문학단체가 무엇이 있는지, 그들과 함께 곁에서 이야기하며 진지한 문학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나와 함께 같은 동네를 향유하고 즐겼던 사람들이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지 궁금했다. 그들이 꾸는 꿈은 무엇이고, 지금은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기대도 되었다. 그래서 이날 ‘인천작가회의’라는 문학단체에 가입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특정한 직책을 맡고 있지 않지만 2019~2023년까지 이곳에서 좋은 기억을 품을 수 있었다. 당시에 선배들이 이것저것 챙겨주는 바람에 내가 혜택을 받는 것 같아 동료 문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여러 가지를 경험했다.

그렇다. 내가 지금 이렇게 이 지면에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5년 전 ‘나비날다책방’에서 겪었던 문학적 사건 때문이었음을 부정하기 힘들다. 이 공간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미래를 응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남과 교류를 가능하게 해 주었던 작은 책방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미래가 펼쳐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내 것이라면 너무나도 좋았겠지만, 욕심 많고 이기적인 내가 홀로 품었으면 참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작고 협소할 수도 있는 ‘동네 책방’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꿈을 찾는다. 이것은 빈말이 아니다.

인천과는 거리가 먼 대구에 사는 동시 쓰는 시인 정정안은 ‘나비날다책방’에서 진행된 ‘십분 발휘 짧은 소설 공모전’에 참여해 선전된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그녀는 “동네 책방에서 운영하는 소모임과 강연에 참여하면서 문화적인 즐거움을 새삼 깨닫곤” 1)했다고 고백한다. 인천에 있는 ‘나비날다책방’의 소설 쓰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도 동네 책방이 가진 긍정적인 영향력 덕분이다. 그녀는 품에 꼭꼭 숨겨 놓았던 소설을 발표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고 고백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담담하고 소박한 ‘동네 책방’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 숨 쉴 수 있게 해 주는 동력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대구에서 인천까지 이어진 긴 철로를 마다하지 않고 흔쾌히 동인천에 있는 작은 책방에 방문했는지 모른다. 우리는 시인 정정안의 이런 마음을 보고 공간을 사랑하는 데 있어 거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남녀 간의 사랑도 마찬가지이듯이 거리는 핑계에 불과하다.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시인 이기현은 중구청 앞에 있는 동네 책방 ‘문학소매점’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적어두기도 했다. “책을 좋아하지만 책을 사러 가는 공간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곳에 책들이 있다는 것을 좋았을 뿐이었다. 그런데 서점의 공간이나 그 주변 풍경을 떠올리며 꼭 책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방문하고 싶은 곳이 있다는 건 생소했다. 몇 번은 책이 필요하기보다 문학소매점에 들어가 그곳을 둘러보고 싶어서 들렀다가 조용히 책을 사서 나오곤 했다.” 2)며 ‘문학소매점’이 품고 있는 공간의 쓸모와 이로운 점을 서술한 바 있다. 시인의 마음을 바꿀 정도로 중구청 앞에 있는 ‘문학소매점’은 특별한 공간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느 시인은 시 제목 자체를 「동네 책방」으로 정할 정도로 동네 책방에 대한 애정이 크다. 동네 어른과 아이들이 마음 편히 책을 읽어주며 상상할 수 있는 이곳을 “동네에 한 평 책방이/학교보다 더 넓다.” 3)라고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과 학교폭력 왕따와 같은 사람을 좀먹는 학교보다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그에게는 훨씬 더 유익한 장소로 다가왔던 것이다. 소설가 김홍은 『앙앙앙앙』의 시인 류진이 상주 작가로 있는 ‘책방 봄’에서의 경험을 “어릴 때는 보물찾기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보물이 뭔지도 알고, 찾는 것도 재밌어서 열심히 하고 있다. 새로 이사 온 동네에서도 하나둘 보물을 찾아내는 일이 즐겁다. 다음 주에는 숨어있는 동네 책방을 찾아 골목 골목을 샅샅이 탐색할 계획이다.” 4)라고 고백하며 동네 책방의 쓸모를 이야기한다. 그에게 어린 시절 보물찾기가 흥미롭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원하고 바랐던 보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홍은 자신이 사는 ‘동네 책방’이 보물이 될 수도 있음을 확신하며 동네 책방의 소중함을 간직하고자 한다. 그는 이 글을 쓰고 난 후, ‘책방 봄’ 뿐만이 아니라 여러 지역의 동네 책방을 어린 시절 보물찾기처럼 찾아 돌아다닐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도 ‘보물 찾기’로 써보자고 마음먹었다.
1) 정정안, 「이야기를 대하는 작은책방의 태도-‘나비날다책방’에 짧은 소설 「찾는 방법」을 투고하기까지」, 『인천문화현장』 46호, 사단법인 인천민예총, 2022, 174쪽.
2) 이기현, 「애정하는 동인천, 애정하는 서점들」, 위의 잡지, 162쪽.
3) 정희, 「동네 책방」, 『한국동시조』 18호, 고요아침, 2021, 104쪽.
4) 김홍, 「우리 동네의 숨겨진 보물 ‘책방 봄’」, 『월간 샘터』, 샘터사, 2023, 87쪽.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 동시대에 ‘동네 책방’의 쓸모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위에서 서술된 내용을 토대로 본다면 독자들은 ‘동네 책방’이 마냥 즐겁고 낭만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동네 책방을 운영하면 좋은 작가들과 협업해 문학적인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앞서 인용된 젊은 작가들의 목소리를 읽는 것만으로도 순기능을 거부할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보이는 것과 직접 운영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출판평론가 한미화의『동네책방 생존 탐구』5)를 읽어보면 일반 회사원 정도의 급료를 벌기 위해 정말 힘겹게 전국에 있는 서점지기들이 버티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세상에 쉬운 것이 없는 것처럼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것도 여러 노하우와 전략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독한 현실을 마냥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억만장자를 꿈꾸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책방지기들에게는 필요하다. 하지만 각 지역의 동네 책방은 이런 냉정한 현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며칠 전 ‘책이는 당나귀’라는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작은 서점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인스타 계정을 통해 알게 되었다. 문을 닫게 된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어려운 운영 사정이 반영되어 있었음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동네 책방을 마냥 낭만적으로 바라볼 수는 없다.
5) 한미화, 『동네책방 생존 탐구』, 혜화 1117, 2020.

사정이 어찌 되었든, 동네 책방은 책방지기가 지향하는 독특한 색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 같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동네 책방이라는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서점지기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서점을 운영한다. 서로 다른 책방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작은 ‘차이’가 동네 책방의 중요한 버팀목이 된다. 이것은 다른 책방과 차별화를 두려는 목적도 있지만, 서점을 운영하는 주체가 자신만의 서점을 운영해 보람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즉, 서점 지기가 바라는 것은 동네 지역민들과의 교류이고 이런 교류를 통해 나만의 서점을 알리는 것은 물론, 책을 중심에 놓고 주민들과 선한 문화적 힘을 공유하는 것일 테다. 이런 취지에 맞추어 ‘인천’이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문학 활동을 해온 인천작가회의가 동네 책방과 협업해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한다. 7월 15일 문학소매점, 8월 15일 서점 안착, 8월 24일 책방 산책, 9월 17일 마쉬, 9월 24일 낙비의 책수다, 10월 8일 쓰는 하루, 10월 14일 열다책방까지 총 7회에 걸쳐 동네 책방과 그 동네에 사는 시인 소설가 평론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작은 책방에서 새로운 사건을 꿈꾼다.

[인천 중구청에 위치한 문학소매점의 입구 ‘낮과 밤’]
[인천 중구청에 위치한 문학소매점의 입구 ‘낮과 밤’]

[인천 중구청에 위치한 문학소매점의 입구 ‘낮과 밤’] ©문종필

필자 또한 지난 7월에 문학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7월 14일에 진행되었던 손유미 시인과 선우은실 평론과의 대담을 들으러 이른 저녁에 ‘문학소매점’을 방문했다. 젊은 두 문인의 이야기를 들으니 나도 젊은 문인이 되는 듯했다. 무엇보다도 젊은 청년들이 ‘문학소매점’이라는 매력적인 공간과 만나 하나의 의미 있는 별자리를 완성하는 것이 마법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두 달 전에 손유미 시인의 시집을 읽고 한 번 정도 꼭 만나고 싶었던 터라, 내가 사는 동네에 선우은실 평론가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문학소매점에 방문해 손유미 시인을 만날 수 있었다. 편집위원으로 속해 있는 『인천문화현장』에서 손유미 시인을 인터뷰 대상자로 생각했었는데 우연히 서점에서 만나 청탁할 수 있었다. 이처럼 동네 책방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중한 공간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다음 날 진행된 김창수, 이현식 평론가와의 대담이었다. 이날 사회자로 참석한 나는 어제와는 전혀 다른 톤을 가진 사람들이 방문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전날에는 비교적 젊은 층이 ‘문학소매점’에 함께 어우러졌다면 이현식 김창수의 대담에서는 한 세대 높은 지역 중·장년들이 참여했다.

‘문학소매점’이라는 공간에 오는 사람은 이처럼 세대도 나이도 모두 다르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득하게 된다. 이런 경험을 하고 있자니, 인천시에서 ‘문학소매점’에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 끝나더라도 지역의 문인들과 지속해서 함께 협업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된다면 유동인구가 적은 저녁 시간에 지역 주민들이 마음 편히 한 명의 작가와 소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학소매점’이라는 작은 동네 책방도 더욱더 단단한 서점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무엇보다도 ‘문학소매점’이라는 공간은 개별적인 개인에게 의도치 않은 여러 사건을 씨앗의 형태로 가슴에 심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서점지기와 ‘동네 책방’은 모르더라도 이런 선한 영향력은 어떤 방식이든지 발휘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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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13일] 공간은 젊은 손님들로 붐볐다. ©문종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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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15일] 공간은 중년과 장년 손님들로 붐볐다. ©문종필

인천작가회의에서 진행하는 이번 투어는 이런 가능성을 씨앗의 형태로 품는 행위이다. 미래는 그 누구도 가보지 않았으니 인천의 시인들과 소설가들과 평론가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으면 좋겠다. 메이저 잡지로 등단하지 않았더라도, 등단이라는 근대적인 제도로 문학을 하지 않았더라도, 소외되는 사람 없이 곁에서 함께 이 프로그램을 오래도록 지속했으면 좋겠다. 중요한 것은 특정한 문학단체의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된다. 당당하고 정직한 한 명의 문인이 직접 ‘동네 책방’과 협업해 새로운 커리큘럼을 주체적으로 만들 수도 있어야 한다. 조직이라고 하는 것은 늘 항상 틈을 품고 있기 마련이니까. 책방지기 또한 유명 작가만을 탐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글 쓰는 사람으로서 더는 바랄 것이 없겠다.

문종필

문종필
평론가이며 지은 책으로 문학평론집 〈싸움〉(2022)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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