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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어린이를 위한 공연예술축제를 찾은 해외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다

2023 아시테지 in 인천

김숙희 (아시테지코리아 이사장)

오랫동안 모든 사람을 힘들게 했던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축제가 빗장을 걸어 잠그고 숨을 죽이고 있을 때 영문도 모르는 아이들은 얼마나 불편하고 힘들고 불안했을까? 그 시간을 보상이라도 해주듯 인천에서 어린이를 위한 공연예술축제가 대문을 활짝 열었다. 인천의 9개의 공공기관 공연장이 서로 연대하여 축제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 참으로 예사롭지 않은 대단한 일인 것 같다.

인천서구문화재단의 축제 오프닝 작에 해당하는 <뮤직 클라운>과 <그레고 인형음악대>를 보러 청라블루노바홀을 찾았다.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도시의 신극장(?)답게 깨끗하고 신선한 느낌의 중극장(1층 283석, 총 486석)에서 <뮤직 클라운>을 그리고 공연장 앞 실외에서 <그레고 인형음악대>를 관람했다.

마슈 엔 케이(Mashu & Kei)

엔타운 풀스(Yentown Fools)

엔타운 풀스(Yentown Fools)

ⓒ인천서구문화재단

<뮤직 클라운>은 일본 공연팀인 마슈 엔 케이(Mashu & Kei)와 엔타운 풀스(Yentown Fools)두 단체가 연합해 옴니버스 형식으로 클라운 쇼(광대극)와 저글링, 악기 연주 등을 복합적으로 구성한 공연이다. <엔타운 풀스>는 처음 접했지만 <마슈 엔 케이>는 전통적 빨간 코 광대 쇼로 인정받는, 신체 움직임과 악기연주 기량이 뛰어난 팀으로 예전에 일본과 한국에서 이미 관람 경험이 있어 반가웠다. 그런데 이번엔 두 팀이 합쳐 한 공연을 만들다 보니 예전과 달리 다소 흐름이 끊기고 산만해 보이긴 했다. 4명의 광대가 펼치는 무대는 광대 쇼의 단골 메뉴인, 밀고 당기고, 속고 속이고, 골탕 먹이고 먹는 내용에 더하여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는 슬랩스틱(Slapstick, 신체 개그)으로 국내 광대 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지만 볼 때마다 재미있다. 4명의 광대가 보여준 악기 연주의 음악적 역량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래서 제목을 <뮤직 클라운>이라고 한 모양이다. 특히 핸드벨을 연주하면서 삽입한 코믹 요소는 얼마나 오래 연습했을지 상상이 간다. 광대 쇼는 언제 어디서 보든 재미있긴 하다.

ⓒ인천서구문화재단
ⓒ인천서구문화재단

<그레고 인형음악대> ⓒ인천서구문화재단

실외에서 진행된 <그레고 인형음악대>는 코로나 이전 국내에서 여러 차례 공연한 바 있는, 음악 연주를 기반으로 한, 일종의 분야연계(Interdisciplinary) 공연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분야연계 공연은 요즈음 국내뿐 아니라 유럽에서 한창 인기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1인 라이브 연주자 몸에 부착된 여러 가지 다양한 소품들이 눈 깜짝할 사이 변형하는 신기함으로 아이들의 호기심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흥미진진한 공연이었다. 악기가 인형으로, 인형이 다시 악기가 되는 등등.

성인을 대상으로 하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건 지속해서 운영되는 공연예술축제는 나름의 목표와 분명한 색깔이 있어야 연속성의 의미가 있고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공연예술축제는 어른을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질적 보장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뮤직 클라운>이 개막작의 성격을 띠고 공연되었다는 점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개막작은 축제의 하이라이트이고 이후에 축제 관객몰이하는 주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개막작은 주제와 소재가 의미 있고 양질을 보장하는 작품이 선정되었으면 한다. 요즘 학부모들의 공연예술 감상 수준을 파악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숙희 (金淑姬)

어린이축제 전문가
전) 아시테지 코리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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