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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숲 사이 골목 예술 실험실 ‘문아트랩’

정효민 (연수문화재단 예술진흥팀)

요즘 아이들에게 집을 그리라고 하면, 높게 솟아 있는 직사각형에 수많은 창문을 그려 넣는다고 한다. 또한 주변을 살펴보면 아파트에서 태어나 평생을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아파트는 대도시 위주로 높은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보편적이고도 효율적인 주거 방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아파트는 단순히 주거 공간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하나의 마을처럼 인식되고 있다. 아파트는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통해 입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안건을 제시하고, 맛집 정보를 공유하거나, 쓰지 않는 물건을 판매하거나 나누기도 하며, 아파트 축제를 기획하거나, 더 나아가 지역 사회에 여러 가지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보니, 온라인을 기반으로 가정과 가정을 이어주는 커뮤니티는 전통 사회에서 가정과 가정을 이어주는 골목과 무척이나 닮아있다. 문아트랩의 문수성 대표의 활동은 이 지점에서부터 출발한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아파트 중심의 송도에서 보이지 않는 골목의 역할을 한다면, 예술이 아파트 입주민을 이어주는 가시적인 골목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문아트랩
문아트랩

아파트 숲 사이 위치한 문아트랩
ⓒ필자 제공

‘골목예술공방’, ‘골목예술책방’, ‘골목예술장터’으로 이어지는 <골목예술실험실>은 문수성 대표의 이러한 열망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문아트랩이 ‘사랑방’으로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이곳을 오가는 수많은 주민이 스스로 ‘골목 예술’을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그는 실현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또한 연수문화재단의 <20222 공실공실 예술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아파트산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선비들이 전국을 유랑하며 산과 물을 그렸던 전통 시대의 산수화를 아파트가 마치 산처럼 솟아 있어 아름다우면서도 다소 차가운 풍경을 산수로 표현했다. 이 프로젝트 역시 <골목예술실험실>처럼 송도의 주민들이 아파트 이름을 도장에 새겨 벽에 걸린 종이에 찍음으로써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산수화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면 아파트와 브랜드로 대변되는 송도의 모습을 커뮤니티 아트로 표현했다.

“송도에서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자발적인 공동체를 형성하여 서로 공감하고 상상하며, 능동적인 실행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을 목격할 수 있었어요.”라는 그의 힘 있는 목소리에서 ‘나날이 발전해가는 지속 가능한 도시에서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이라는 꿈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 및 발표

<부유하는 도시> 전시 및 발표
ⓒ문아트랩 제공

의 동네문화예술 잡지 발간기념

<골목예술 실험실>의 동네문화예술 잡지 발간기념
ⓒ문아트랩 제공

문수성 대표에게 송도에서 꼭 도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그의 상상 속 예술 세계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모든 아파트 단지에 헬스장 공간이 마련되어 있듯이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들도 마찬가지로 마련되고 운영되는 상상을 줄곧 해왔어요. 문화예술 활동들이 삶 속에서 특별한 존재로 여겨지지 않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는 것처럼 악기를 연주하고, 공연 관람을 하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함께하고 그 이후에 결과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일상 가운데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도시를 만들고 싶어요.”

그는 이러한 ‘예술적 공간’이 각 아파트에 구축될 때, 아파트와 아파트를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거라고 판단 한 것 같다. 우리 아파트의 ‘예술 공간’의 특성과 다른 아파트의 ‘예술 공간’의 특성이 서로 교류하면서 새로운 골목이 만들어지고 그 골목 가득히 사람 사는 향기가 퍼지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그 자체로 행복한 감정이 들기에 충분했다.

문수성 대표는 아파트를 건축할 때, 필수로 구성되어야 하는 ‘공공미술’에도 관심을 보였는데, 주민이 직접 자신이 입주할 아파트 공공미술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거나, 만들어진 ‘공공미술 작품’을 하나의 투어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었다.

또한, 송도라는 도시에서 ‘조연’과 같은 청소 근로자가 ‘주연’으로 변모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청소를 업으로 삼고 있는 분들과 함께 만드는 커뮤니티 아트 형식의 이벤트로 실현될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는 그의 눈이 반짝거렸다.

예술공동체나 커뮤니티 아트 등 사회적 참여의 형태로 미술 영역을 확장하여, 많은 송도 주민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는 문수성 대표와 문아트랩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송도를 하나의 골목으로 이어줄 문화의 힘과 예술의 가치를 응원하고 기대해본다.

【 문아트랩(MoonArtLAB) 소개 】

문아트랩은 삶이 예술보다 더 가치로움을 발견하고 연구하고자 2018년 결성된 문화예술단체입니다.
예술가와 일반인이 함께 인천지역의 새로운 문화를 실험하고 향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또한 문화 생산과 소비의 과정에 참여하며, 실천적이고 대안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실행합니다.

주소: 인천광역시 연수구 해돋이로 107동 A동 104호

대표자: 문수성

운영프로그램: 2023년 6월~12월 <골목예술실험실>

운영시설: 1F 공유공간, 2F 프로그램실, 작은도서관, 미술재료, 이젤, TV, PC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 이메일: fishblues@naver.com

정효민

정효민

연수문화재단 예술진흥팀에서 <아트플러그 연수>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예술행정가이자 기획자입니다.
2019년에는 『마드리드 0km』라는 에세이를 발간하면서 작가 활동을 시작했고 인스타그램, 블로그,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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