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가 김유미

공연예술가 김유미

이름: 김유미 金有美 Kim Yu Mi
출생: 인천
분야: 공연예술(연극, 음악) 예술교육
인천과의 관계: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자 생활터
작가정보: 소속단체 극단아토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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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경력
2021년, 2022년 소리극 <두향연가> 음악감독
2021년 인천 생활문화축제‘우리 살아있다’ 난타연합팀 음악구성 및 움직임 연출
제18회 고마나루연극제 소리극 <두향연가> 무대기술상수상(음악감독) 음악감독
환경뮤지컬 <박!박!박! 환경탐험대> 음악감독
2020년 어린이뮤지컬 <우당탕! 지구특공대> 음악감독 및 작사,작곡
연극 <밤이 깊었습니다> 여인역 출연
소리극 <두향연가> 음악감독
연극 <함께사는세상> 엄마역 출연
2019년 뮤지컬 <언노운> 조연출 및 배우출연
2019 동아시아 축제-시민뮤지컬 ‘소우주환상곡’ 총연출
연극 <낡은사람> 거너릴역 출연
2018년 소리극 <매화가 될까> 자영역 출연
2018년-2020년 뮤지컬 ‘내가바라는 세상’, ‘지구특공대’ 총연출 및 음악감독
2014년 12월-2015년 인천영화인협회 단편영화
‘13년 고등어 신랑각시’‘14년 연우의 생일파티’, 15년 ‘가방실종사건’
각본 및 감독
2010년 연극<투명인간을 꿈꾸다> 가수역
연극 <미드나이트 포장마차> 할머니역
2007년 어린이극 <애들아 같이 놀자> - 극단나무 음악감독 및 출연
뮤지컬 <사운드오브뮤직> 엘자역
2006년 연극 <투명인간을 꿈꾸다> 피아니스트 출연
뮤지컬<나비>, 가족극<꿈꾸는 할아버지> 마임극<눈먼자들의 도시>
살롱 뮤지컬 <빛의 틈사이에서> 그녀역
2005년 연극 <거짓말하는 여인> 롱뽀엥역
2004년 연극 <그해엔 아무일도 없었다> 스가역
예술교육
2023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2023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 지원사업 「마음치유, 봄처럼[교육부 협력)」 총괄책임자 및 주치료사
인천문화재단 유아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아이와락-인천」 책임연구원 및 주강사
2021년 2022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기획사업 – 와플(We!Art!Play!) 프로젝트 시즌2_예술로 만병통치 기획 및 운영
2022 주제중심 학교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예술로 탐구생활'
2021년 꿈다락토요문화학교 똘끼충만예술캠프 (대청도편) 주강사
2019년 세종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 연기특강 연기특강강사
2018년-2019년 서울문화재단 서울창의예술학교 예술로함께 사업 교육예술가 TA
2013년 6월~현재 주안미디어축제 남구 학산 마당극 ‘놀래’ 마당예술 강사
수상내역
2021년 제18회고마나루연극제 무대기술상수상 (음악감독상)
제1회 포스코합창대회 금창지역아동센터 안무 - <금창지역아동센터> 인기상수상
제2회 포스코합창대회 ‘내꿈은 칸타빌레’ 안무 및 작사, 작곡 <금창지역아동센터> - 인기상수상
2016년 인천의 노래 ‘시민하모니콘서트’ 안무 및 합창지도 – 대상수상

1.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품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소리극 <두향연가> 입니다. 결혼과 출산, 육아의 과정을 거치며 졸지에 경단녀가 되었습니다. 배우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살던 시절이었지요. 너무나 무대에 오르고 싶었지만, 어린아이 둘을 키우며 연습 시간을 맞추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연극과의 끈을 놓지 않으려 아등바등하다 보니, 어느새 예술교육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은퇴한 시니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과 연극의 즐거움을 나눴습니다. 재미있었지요. 물론 보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제 안에는 무대를 향한 갈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향연가>가 제게 손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두향연가>는 제가 다시 배우로 활동할 수 있게끔 저를 이끌어준 작품입니다. 이후에는 배우가 아닌, 음악감독으로, 라이브연주자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제18회 공주 고마나루연극제에서는 <두향연가>로 무대기술상(음악감독)을 받기도 했는데, 이모저모로 제게는 너무 고맙고 애착이 가는 작품입니다.

무대기술상 수상 (

<두향연가> 무대기술상 수상
(사진 제공: 김유미)

2. 작업의 영감이나 계기, 혹은 관련된 에피소드에 관하여 말씀해주세요.

이전에는 연극을 주로 서사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습니다. 한번은 집에서 혼자 대본을 분석하고 있었는데, 리딩이 있기 전에 늘 하는 작업입니다. 등장인물의 성격을 분석하고, 극 중 전개되는 사건과 갈등 구조를 분석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등장인물은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을지,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아무래도 무대 상황을 상상하다 보니 시각적 이미지가 주로 떠오릅니다. 그러다 문득 낯선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외계에서 지구로 교신을 시도하는 듯한 작지만 사이키델릭한 소리였는데, 이 소리로 인해 제 상상 속에서는 대본의 장르가 SF로 바뀌었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나는 소리일까. 한참을 찾고 보니 휴대전화 충전기에서 나는 소리였습니다. 잠시 어이없어 하다 혼자서 한참을 웃었는데, 나름 진지했던 상황을 사이키델릭한 사운드가 한방에 날려 버렸던 것이지요. 물론 예상치 못했던 소리의 출처도 한몫했습니다. 이게 다 소리의 힘이지요.

서사에 소리를 불어 넣어야 극이 생명을 얻게 됩니다. 음악도 소리고, 대사도 소리로 전달되고, 효과음도 소리네요. 이제는 연극을 서사와 소리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생활인이다 보니 특별한 영감을 얻는 나만의 비법 같은 것은 전혀 없고요, 남들처럼 음원 사이트에서 열심히 음악을 듣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음악을 들으려 노력합니다. 취향에 맞지 않는 낯선 음악이 예기치 못한 발상의 전환을 주기도 합니다. 일상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며 공상하고 또 공상합니다. 다른 예술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니터하는 것도 영감을 얻는 중요한 방법이지요. 각종 sns와 유튜브, 넷플릭스를 비롯한 동영상 제공 서비스들이야말로 보물 창고입니다. 또한 예술 교육을 하며 만나게 되는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전업주부, 은퇴한 어르신들과 나누는 대화와 그 대화 속 삶들이 제게 많은 영감을 줍니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이걸 어떻게 에피소드로 엮어 공연으로 올리지?’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직업병이지요. 그러고 보니 나이를 먹어가며 사람의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네요. 이전에는 거리에 지나는 사람들의 움직임, 자세, 손 모양, 발걸음 등 신체적 측면을 관찰하고 이를 기술적으로 재현하려 노력했다면, 요새는 그 움직임에 더해 그 사람의 삶을 상상합니다. ‘오늘 어떤 일이 있었기에 저런 표정을 짓고 저런 발걸음을 하고 있을까?’ 관찰과 상상은 이야기의 원동력이 됩니다. 사람들을 관찰할 때마다 제 안에 그들의 삶이, 이야기가 쌓여갑니다. 조금 더 쌓이면 극작가나 연출가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3.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저는 ‘아름다움을 낯설게 전달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손을 거친 무언가가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 그것은 예술입니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아름다움에 익숙해지면 더 이상의 감동은 없고, 예술로 느껴지기 어렵겠지요. 그래서 그 아름다움은 낯설게 제시될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날 초등학생인 둘째 딸이 ‘엄마, 배고프지?’하며 계란프라이를 해 줬습니다. 감동이었지요. 엄마에게 무언가를 해 주고 싶다는 아이의 진심이 아름다웠고, 그 행위가 낯설고 새로웠습니다. 요새도 가끔 계란프라이를 해 줍니다. 모양도 맛도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익숙해져서 그럴까요, 여전히 고맙고 예쁘긴 하지만 처음과 같은 감동은 없습니다. 어느 날 친정에 갔는데, 엄마가 반찬으로 계란프라이를 내주셨습니다. 어려서부터 늘 먹던 익숙한 계란프라이였는데, 그날은 왠지 달라 보였습니다. 특별히 맛있는 것도, 비싼 반찬도 아니지만, 오랜 세월 묵묵히 밥상 한 켠 제자리를 지키며 삶을 지탱해주는, 익숙하고, 정겹고, 조용히 뒷바라지해 주는, 친정 엄마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날의 계란프라이는 이제까지 수백, 수천 번을 마주했던 계란프라이와는 전혀 다른 계란프라이였습니다.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은지 물으셨죠? 저는 계란프라이 같은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약간 어설플지도 모르겠지만 진심이 담긴 첫 감동으로 다가갈 수 있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늘 곁에 있어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살아가다가 어느 날 문득 새롭게 발견되는, 익숙하고 정겨운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 물론 더 노력해야겠지요.

아름다움을 낯설게 전달하는 것

아름다움을 낯설게 전달하는 것
(사진 제공: 김유미)

4.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주세요.

올해 음악 치료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관심 있는 분야이기도 했고,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고 치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싶어 시작한 공부지요. 임상 실습과정을 통해, 신경발달장애, 알츠하이머, 우울증 등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와 그 가족분들을 만나며 음악의 힘과 가능성을 새삼 느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이제까지 해오고 있는 연극 작업과 예술교육에 음악 치료를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한 편의 연극을 통해 마음이 치유되고, 예술 교육을 통해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보람되겠지요.

5. 예술적 영감을 주는 인천의 장소 또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답답할 때면 일단 월미도로 갑니다. 파도도 보고, 바다 짠 내음도 맡고, 새우깡 하나 받아먹겠다고 열심히 끼룩대며 푸드덕거리는 갈매기들을 보고 있자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거리 공연하는 젊은 예술가들도 보기 좋고요, 특히 밤에 가면 언제나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습니다. 입이 우울하다 싶으면 차이나타운에 가서 가족들과 짜장, 짬뽕, 탕수육 세트를 섭취합니다. 규칙적으로 복용해주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지요. 그리고 자유공원에 올라가 산책을 합니다. 공원에 놀러 온 가족, 연인, 노부부들을 스쳐 지나가며, 머릿속에 꼬여있던 복잡한 실타래들을 슬렁슬렁 풀어줍니다. 산책이 끝날 즈음에는 무언가 정리되고 해결되는 놀라운 체험을 합니다. 여러분들에게도 꼭 추천합니다.

6. 앞으로의 활동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주세요.

극단 아토의 대표로 있는 이상, 멋진 극단을 만드는 게 목표이자 꿈입니다. 좋은 작가와 배우들을 발굴하고, 감동과 여운을 주는 극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 인천에도 이런 극단이 있구나.’라는 칭찬 한 번 들어 보고 싶네요. 극단 아토의 초기 모토는 인문학적 사유를 연극에 담는 것이었습니다. 전임 대표였던 이화정 선배님은 삶의 이모저모를 예리하게 포착해서, 때로는 해학으로 때로는 따뜻한 감성으로 작품을 풀어냈습니다. 그 인문학적 사유에 음악적 상상력을 보다 풍부하게 덧씌우는 것이 제가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가 폭포처럼 쏟아지는 시대에, 현장에서 마주하는 아날로그적 감동의 참맛을 전하고 싶습니다. 스피커가 아닌, 성대에서 울리는 사람의 소리가, 작은 소극장을 가득 메우는 현장 연주가,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습니다. 모두 극장에서 다시 만나 뵙기를 기대합니다.

극단 아토, 공연 모습

극단 아토, <두향연가> 공연 모습
(사진 제공: 김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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