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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유쾌한 소통 2>
인천문화통신3.0은 2020년 9월부터 지역 문화예술계 · 시민과 인천문화재단과의 소통을 위해 <유쾌한 소통>이라는 이름의 기획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였다.
매달 2개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시민과 예술인들을 만나고 있다.
음악에 감성 한 스푼, 공감을 더한 ‘감성골목’
홍봄 (기호일보 사회부 기자)
2022 .05 1st digital single “박수” 발매
2022 .11 EP “일상” 발매
2022 강변가요제 뉴 챌린지 “동상” 수상
2021 제 7회 전국 윤동주 창작음악제 “대상” 수상
2021 김광석 나의 노래 다시부르기 “장려상” 수상
2021 통일염원 창작가요제 통일로 가요 “장려상” 수상
“거리두기가 익숙해 발이 묶여있건 니 옆에 내가 있을 테니 두 손을 모아 소리를 퍼트려. 이 모든 순간들이 널 지치게 한대도 견뎌왔던 너에게 난 박수쳐줄게.“
기타와 피아노에 더해지는 하모니카 소리와 익살스러운 보컬. 쌓여가는 코러스와 박수를 타고 따뜻한 메시지가 퍼진다. 지친 어깨로 힘겨운 발걸음을 내딛던 누군가는 흘러나오는 이 음악에 다시금 힘을 낸다. “이미 당신은, 박수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위로하는 이 노래. 4인조 인디밴드 ‘감성골목’의 ‘박수’라는 곡이다. 흥겨운 리듬 속에서 진심이 가득 담긴 이 곡을 듣다 보면 “당신의 감성을 노래합니다”라는 좌우명을 가진 이들이 궁금해진다. 감성골목의 유제욱 보컬에게 그들이 연주해온 이야기와 앞으로 연주하고자 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앨범 ‘박수’ 사진
(사진 제공: 감성골목)
감성골목은 다른 밴드와는 다르게 보컬, 피아노, 기타, 멀티맨(하모니카, 아코디언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컬 유제욱과 피아노 황은상, 기타 김성준, 아코디언 ·하모니카 백찬영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020년부터 4명의 멤버로 청춘마이크 사업을 통해 해마다 전국 각지에서 공연을 해왔다. 인천과 경기도부터 충청도, 대전, 강화도, 제주도 등 다양한 문화 소외지역이나 예술공간에서 공연하며 경험을 쌓았다. 레이지 본과 같이 공연한 ‘인디페스타 밴드 on’ 페스티벌과 숨은 아티스트를 찾아 소개해주는 ‘show your song(이승윤, 서도밴드 등 출연)’ 공연 등 크고 작은 다양한 무대를 전전하며 활동했다.
운이 좋아 잘 풀릴 때는 소정의 상금을 타며 활동 예산이 풍족했던 적도 있다. ‘강변가요제 뉴 챌린지’와 ‘윤동주 창작음악제’ 등 다양한 경연과 대회에 나가보면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고 더 큰 무대들을 경험했다. 수상했던 대회로는 ‘통일로 가요제’나 ‘김광석 나의노래 다시부르기’ 등이 있다.
유 보컬은 “재작년, 작년을 합쳐 꽤 많은 대회와 경연을 나갔다”며 “수상을 한 대회도 그렇지 않은 대회도 있었지만 각 대회마다 항상 많은 걸 깨우치게 되어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변가요제 뉴 챌린지
(사진 출처: OSEN)
관악 아트홀 재개관 기념 콘서트
(사진 제공: 감성골목)
그는 지금까지 해 온 다양한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강변가요제 뉴 챌린지’와 ‘관악 아트홀 재개관 기념 콘서트’를 꼽았다. 강변가요제 뉴 챌린지의 경우 그 어떤 무대보다 압도적으로 관객 수가 많았고, 무대 규모가 컸다. 큰 객석에 꽉 찬 관객 앞에 섰을 때 긴장감과 더불어 고양감을 강하게 느꼈다. 그때 함께 고생하며 인연이 되었던 탑12 아티스트들끼리는 수상 여부를 떠나 아직까지도 다양한 음악적 교류를 한다.
관악 아트홀 재개관 기념 콘서트에는 오프닝 무대에 초청됐다. 그동안 감성골목이 해온 무대들은 보통 행사의 성격을 띠거나, 무대에 큰 관심이 없는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하거나, 보는 사람이 없어 허공에 노래해야 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공연은 단 10분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관객들 모두가 공연에 집중하고 귀 기울여줬던 기억으로 남았다.
앨범으로는 지역뮤지션 지원사업을 통해 발매된 미니앨범 ‘택시가 없네’와 디지털 싱글 ‘박수’ 앨범을 발매했다. 이전에는 매월 1곡씩 자작곡을 만들어 유튜브에 작게나마 올리는 ‘월간골목’이라는 콘텐츠를 시도하며 음악을 제작했다.
유 보컬은 “지난해 5월에 발매한 ‘박수’ 앨범은 영상 제작회사 온필름과 협업 하에 이루어진 결과물”이라며 “다양한 촬영 장비와 공간, 촬영 기법 등을 체험할 수 있어 좋은 기억이 남아있는 음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토록 전국을 누볐던 감성골목의 활동은 구성원들이 부평구에 거처를 정하며 또 다른 기회를 찾는다. 감성골목은 원래 인천, 또 부평과의 연고가 일절 없는 팀이었다. 두 명은 안산에 거주했고, 서울과 부천에 각각 한 명씩 살고 있었다. 물리적 거리가 있는 데다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혹은 배움을 마무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내기가 빠듯했다.
보통 평일 밤 11시쯤 합정 합주실에 모여 막차 시간을 겨우 맞춰가며 2시간 남짓 합주를 하기도 어려웠다. 비효율적인 상태로 팀 활동을 지속했다. 그러던 중 부평에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사업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마침 학교 졸업이나 월세 계약 만료 등의 사유로 이사계획도 겹쳤다. 이사를 결심한 팀원들은 4명 중 3명이 부평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인천에 터를 잡고 부평문화재단 지역뮤지션 지원사업에 선정된 감성골목은 해당 사업을 통해 ‘굴포천천히 환경 페스티벌’을 비롯해서 ‘부천 문화도시 시민주간 2022’ 공연, ‘도시, 음악을 기록하다’ 토크 콘서트 축하공연, 돈패닉 매거진 인터뷰 등에 참여하며 지역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유 보컬은 “지원사업을 통해 알게 된 여러 문화재단 종사자 분들을 통해 다양한 공연에 섰다”며 “정말 많은 도움을 체감했고 재단을 비롯한 담당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부평아트센터 공연
(사진 출처: 부평구문화재단)
지역뮤지션 앨범 제작 지원사업 쇼케이스
(사진 출처: 네이버블로그 ‘전시안내원 쪼’)
부평에 뿌리를 내린 이들은 인천의 매력으로 ‘다양한 문화 사업들과 예술공간’을 꼽았다. 서로 다른 예술가들끼리 만나 협업과 소통을 통해 성장하는 부분들도 많고, 다양한 문화공간에서의 무대들은 아티스트로서 아주 좋은 홍보와 경험이 됐다.
그는 “저희 같은 인디 아티스트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은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기반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며 “지금 당장은 아직 미약하지만,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유명한 아티스트가 될 때까지 버티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사업들과 예술공간이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감성골목의 올해 계획은 그들의 이름을 내건 쇼케이스 무대에 서는 일이다. 미니 앨범을 낸 이후 아쉬웠던 점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상반기는 앨범 수록곡 작곡과 컨셉 회의, 쇼케이스 무대 준비를 하고, 하반기가 시작되면 쇼케이스 무대를 바로 할 수 있게끔 미니 앨범 발매와 홍보를 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대중과 소통하며 교감할 수 있는 음악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이 앞으로의 포부다. 이전까지 주어진 상황이나 필요에 의해 음악을 만들고 무대를 꾸며온 부분이 많았다면, 앞으로는 더 많은 이들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추고 음악을 통한 공감을 지향해 나갈 구상이다.
유 보컬은 “오랜 시간 고민해서 만든 음악들의 의미를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들어주는 게 감사하고, 무대에서 우리 음악을 같이 즐겨주시는 관객들의 모습이 너무 황홀하다는 걸 알았다”며 “음악적 장르나 콘셉트를 구분 짓기보다는 어떤 주제든 자유롭게 청자가 같이 끄덕이고 웃고 울 수 있는 음악적 공감이 저희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진행/글 홍봄 (기호일보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