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유쾌한 소통 2>
인천문화통신3.0은 2020년 9월부터 지역 문화예술계 · 시민과 인천문화재단과의 소통을 위해 <유쾌한 소통>이라는 이름의 기획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였다.
매달 2개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시민과 예술인들을 만나고 있다.

무용이 시민의 삶에 녹아드는 그 날을 꿈꾸며

장유진 청년무용가

홍봄 (기호일보 사회부 기자)

무용가 장유진

현) 댄스스튜디오풀문 대표
전) 무용협동조합연합회 간사

[학력]
국립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공연이력]
제26회 인천무용제 인후무용단 ‘삶,어르기’ 출연
제33회 인천춤길 하늘을 여는춤길 출연
제10회 춤추는 도시 인천 ‘시화연풍’ 출연
제4회 인천현대무용제 인후무용단 ‘슬픈사랑’ 출연
2015년 춤추는 도시 인천 ‘공감’ 출연

[수상경력]
제8회 한영숙무용제 전국 한국 춤 경연대회 ‘금상’ 수상
제28회 인천무용제 ‘화류춘몽-어느 봄날의 꿈’ 출연 ‘은상’ 수상
제25회 인천무용제 인후무용단 출연 ‘우수상’ 수상
제25회 전국무용제 정재연무용단 출연 ‘은상’ 수상
제2회 젊은 춤 작가전 출연 및 안무 ‘은상’ 수상

“예술고등학교에서 함께 배운 30명의 친구들 중 2명만이 지금까지 무용을 합니다. 대학교 동기 대부분은 다른 진로를 찾아 갔어요. 그만큼 무용으로 생계를 이어가기가 어려운 현실입니다. 예전에 비해 지원사업이 활성화됐지만 갓 졸업을 한 청년예술가들에게는 여전히 장벽이 높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무용수를 꿈꾸는 청소년들은 치열한 입시 속에 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레슨을 받고 끊임없이 연습에 몰두한다. 고등학교와 대학이라는 좁을 문을 거쳐 무용수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이들은 극히 소수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무용수가 된 이후의 어려움은 보다 현실적이고 치열하다.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무용을 놓지 않을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다.

인천에서 활동 중인 청년무용가 장유진 씨도 같은 길을 걸었고, 또 걷고 있다.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을 계기로 시작한 무용은 그의 삶의 일부였다. 입시를 거치며 ‘무용을 그만 두겠다’고 매일 말했지만 다음 날엔 어김없이 연습실 앞에 섰다.

아무리 힘들고 배고파도 무대에서 느끼는 희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는 한 줄기 희망이었다. 하지만 애타는 간절함과 노력에도 청년무용가가 설 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무용가 장유진
무용가 장유진

(사진 제공: 장유진)

“무용수도 국립이나 시립 단체가 아니면 월급 생활이 힘들어요. 예산이 소수의 국·시립 단체를 위주로 가니 작은 민간단체들은 무용수들 보수를 주기도 어렵죠. 특히 경력이 없는 청년들은 들어갈 곳을 찾기도 어렵고, 무용을 하더라도 생계문제가 해결이 안 되니 결국 다른 일을 해야 해요. ‘이제는 춤만 추어서 되는 세상이 아니구나’ 깨달았죠.”

무용교육 쪽으로 진로를 정한 그는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뒤 서울의 한 무용단 기획자로 일하며 연출과 기획, 행정을 익혔다. 2년 동안 시스템을 경험한 뒤 든 생각은 ‘인천에서도 한번 해 볼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활동할 곳을 찾기 어려워하는 동료 무용가들과 단체들 만들어서 문화예술 활동을 해 보자는 결심이 섰다.

무용가 장유진 공연
무용가 장유진 공연

(사진 제공: 장유진)

“주변에 무용하는 친구들이 기획하고 그에 대한 지원을 받는 시스템을 잘 몰라요. 대학을 갓 졸업하고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예술인 활동증명을 받는 일부터 쉽지 않죠. 인천문화재단에서도 청년예술가들을 위한 제도가 많이 생겼는데 같이 기획해서 해 보자는 마음으로 정착을 했어요.”

그는 청년예술인들의 지속 가능한 활동을 위해서는 지원사업 확대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방향의 지원과 참여 문턱을 낮춰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청년예술가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방향성 제시와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무용가 장유진 교육
무용가 장유진 교육
무용가 장유진 교육
무용가 장유진 교육

(사진 제공: 장유진)

“재단을 중심으로 사람이나 인프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인천에도 청년예술인들에게 연습실이나 장비를 무료로 대여해주거나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곳곳에 많은데 청년들이 잘 모르는 게 안타까워요. 이런 자원들을 낭비하지 말고 조금 더 풀어서 인천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했으면 해요.”

그를 위해 필요한 일 중 하나는 청년예술인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모일 수 있는 장을 구축하는 것이다. 라운드 테이블을 자주 열어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자리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현재 장 무용가는 일반인 대상의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주로 하고 있다. 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다채로운 무용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스토리텔링 공연을 꾸준히 구성한다. 처음에는 무용 입시생들을 위한 교육을 주로 했지만, 어느 순간 한계를 느꼈다. 어린 시절 절대 닮고 싶지 않았던 교육자들의 모습을 그가 닮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자의 품위를 정말 중요하게 여겼는데 입시 교육을 하니 쉽지가 않았어요. 내가 원하는 예술교육은 이런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었죠. 일반인 교육을 하면서 예술이 줄 수 있는 다양성과 시민들이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발견했어요.”

그중에서도 주부들 대상으로 한 무용교육프로그램이 기억에 남는다. 대학원에서 배웠던 미술치료와 무용을 융합해 무용수업을 진행했다. 내면의 소리를 몸으로 표현하는 시간이었다. 수강생들은 잠시 잊어버렸던 ‘나’를 찾는 과정에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이런 게 예술이구나’ 느꼈다.

그는 보다 많은 인천 시민들이 예술로 치유 받는 경험을 하길 바랐다. 그 일환으로 내년도에는 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기획공연과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예술로 풍요로운 여가생활과 재미있고 의미 있는 예술 활동을 경험시키는 수업이다. 특히 삶의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프로그램 구성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장 무용가의 꿈은 ‘무용의 대중화’다. 그는 예술이 인간의 정서적,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분야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더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대중화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중음악, 뮤지컬, 대중영화를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예술 사업으로 또는 문화강국으로 경제적으로 큰 가치를 가집니다. 하지만 무용계는 성장에 큰 제약이 따르고 대중화의 생태계 구조가 불안정해서 악순환의 굴레를 끊지 못하고 있어요. 저는 비전공자에게 예술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공연으로 문화예술향유 기회를 만들어주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뮤지컬이나 콘서트처럼 대중화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예술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무용의 대중화’라는 것이 너무 큰 꿈이지만 올해 해 보고, 또 내년에도 해 보고 그렇게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인터뷰 진행/글 홍봄 (기호일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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