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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과 함께하는 꿈나무교실 갈라공연
‘Fly Higher with KNB’… 인천지역문화를 꽃피웠다
전효정 (인천시티발레단 부예술감독)
인천서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종원)과 국립발레단(단장 강수진)은 지난 11월 27일 인천서구문화회관 대극장에서 ‘Fly Higher with KNB’이라는 이름으로 꿈나무 교실 학생들과 함께 갈라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국립발레단과 함께하는 꿈나무 교실(이하 꿈나무교실)>은 국립발레단과 국내 5개 지역의 기관들 중심으로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소외계층 아동·청소년 예술체험 프로그램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상 또는 지역 여건상 평소 발레를 접하기 어려운 소외계층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발레수업과 공연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발레 체험을 통해 올바른 신체 사용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발레에 재능 있는 미래의 발레리나·발레리노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꿈나무 교실>은 학교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술을 위한 공간에서 전문가에 의한 체계적인 예술교육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고자 국립발레단의 직접 찾아가는 발레 전문 예술교육사업 <꿈나무 교실> 사업을 추진하여 지역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에게는 수업료와 수업에 필요한 레오타드와 슈즈 등 각종 발레용품도 전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국립발레단과 함께하는 꿈나무 교실> 발레 수업
(사진 제공: 인천서구문화재단)
<꿈나무 교실>에 참여한 학생들은 2022년 6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간 국립발레단의 수준 높은 발레 교육을 받고 수업 종료 후 국립발레단 단원들과 함께 한 합동 공연으로 부산, 경주, 익산, 인천 서구 경기도 광주에서 무대에 오른다. 참여 학생들은 6개월간 매주 2회씩 인천서구문화회관 연습실에서 발레의 기초 동작부터 배워나가며 발레리나·발레리노로서 첫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학생들은 이번 공연에서 ‘Little Star’라는 작품으로 공연의 오프닝을 장식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국립발레단이 함께한 이번 공연은 꿈나무 교실 학생들의 아름다운 도전을 응원하면서 학생들의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돈키호테>,<파리의 불꽃> 등 클래식 발레의 대표작과 모던 발레 <the Piano>, <Are you as big as me?>, <Ballet 101> 등 다양한 갈라 작품으로 풍성한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 전 인천서구문화재단 <꿈나무 교실> 학생들의 안무를 맡은 안무가 신현지씨를 만나 볼 수 있었다. 그는 전 국립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인정받는 발레리노였으며 현재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발레마스터이자 조안무가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꿈나무 교실> 학생들을 위한 신현지씨의 안무는 라이브 피아노 연주(피아니스트 민시후)와 함께 발레에서 기본이 되는 스텝을 클래스 형태로 구성하였고 아이들 한명 한명 각각의 반짝이는 작은 별을 뜻한다. 안무가는 이 작은 별들이 앞으로 더욱 본인만의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별들로 반짝이길 바라며 또한 이번 공연을 통해 문화적 경험과 무대를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서 흰색 튜튜를 입은 작은 별들은 한없이 빛났고 작은 떨림이 느껴지는 스탭과 손짓이 얼마나 그들이 설레는 한순간을 보내고 있는가를 느낄 수 있었다.
<국립발레단과 함께하는 꿈나무 교실> 공연 모습
(사진 출처: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두 번째 순서로 국립발레단을 대표하는 발레리나인 박슬기의 <빈사의 백조(The dying swan)>로 이어졌다. <빈사의 백조>는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Saëns)의 <동물의 사육제> 중 생전에 유일하게 출판을 허락한 ‘백조’를 미하일 포킨(Michel Fokine)이 전설적인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Anna Pavlovna)를 위해 안무한 작품이다. (내용 출처: 국립발레단)
<빈사의 백조>는 죽어가는 백조의 날개짓과 삶을 갈망하는 몸부림을 애잔하게 담아내어 발레리 나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보여준 작품으로 잔잔히 물결치는 수면 위로 미끄러지듯 발레리나의 유려한 스탭과 날개짓이 주를 이룬다. 이날 발레리나 박슬기는 생상스의 아름다운 선율을 기품있고 강렬하게 표현하면서 그녀의 <빈사의 백조>는 첼로 선율과 피아노의 음색을 더 아름다운 날개짓으로 무대를 채웠다. 그녀는 본인의 신체적 장점인 긴 팔과 유연성뿐만 아니라 작품과 음악을 해석하는 능력이 이날 <빈사의 백조>를 더욱 견고하게 표현한 것 아닐까? 이날 공연을 본 필자는 감히 최고의 <빈사의 백조>를 감상했다고 말하고 싶다.
<빈사의 백조(The dying swan)> (발레리나 박슬기)
(사진 출처: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샘물 Spring Waters>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가 작곡한 가곡 중의 하나로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전설적인 안무가인 아사프 메서레르(Asaf Messerer)가 관현악 편곡을 통해 창작한 2인무이다. 겨우내 얼어 있던 세상에 따스한 봄이 찾아와 힘차게 물줄기를 뿜어내는 샘물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빠르고 웅장한 템포의 음악에 맞춰 많은 동작을 구사해야 하는 이 작품은 ‘완벽한 2분’의 카타르시스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내용 출처: 국립발레단)
공연을 관람하면서 누구보다도 <샘물>이라는 작품을 기대했다. 15년 전 무대에서 필자 역시 이 춤을 추었기 때문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조명이 서서히 밝아오며 음악의 첫 두소절에 벅차오르며 등장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기대감에 숨죽여 보았다. 이재우 발레리노의 시원시원한 점프와 역동적인 움직임이 발레리나 최유정 발레리나를 서포트 하면서 2분간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샘물처럼 치솟는 그랑 아쌈블레 리프트(Grand Assembler lift)와 체어리프트(Chairlift)는 남녀무용수의 파트너쉽과 기량이 출중해야 가능하다. 이날 이재우와 최유정은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었다. 수석무용수인 이재우의 훤칠한 키와 최유정의 요정같은 외모는 <샘물>이라는 작품에 더없이 어울렸고 최유정 발레리나의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크다.
<파리의 불꽃 그랑 파드되(Flamme de Paris Grand Pas de Deux)>에는 심현희 발레리나와 양준영 발레리노가 무대에 섰다. <파리의 불꽃>은 보리스 블라디미로비치 아사시예프(Boris Vladimirovich Asafyev)의 음악과 바실리 바이노넨(Vasili Vainonen) 안무로 1932년에 러시아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프랑스 대혁명을 주제로 프랑스 궁정과 귀족들 그리고 이에 봉기하는 프랑스 민중들 그린 작품이다. 극명하게 나누어진 사회적 배경을 발레작품으로 승화시킨 바이노넨의 안무는 다양한 캐릭터 댄스와 갈라공연의 주요 레퍼토리가 될 만큼의 화려한 2인무로 인정받는 작품이다. <파리의 불꽃>은 의상에서부터 한눈에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장식을 알 수 있으며 프랑스 대혁명 당시 민중들의 승리를 기념하듯 역동적인 점프와 다이내믹한 회전, 빠른 템포의 스탭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이날 선보인 2인무에서 보여준 양준영 발레리노의 춤은 탄탄한 기본기와 함께 고난도 테크닉이 돋보였으며 앞으로 국립발레단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또한 심현희 발레리나 역시 우아한 기품과 신체의 아름다운 프러포어션, 안정적인 테크닉으로 차세대 주역임을 입증했다.
<파리의 불꽃 그랑 파드되(Flamme de Paris Grand Pas de Deux)>
(심현희 발레리나와 양준영 발레리노)
(사진 출처: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전)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이자 현재 국립발레단 발 마스터로 활동 중인 이영철씨의 는 클로드 아실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의 피아노곡으로 2016년 초연된 작품이다. 안무가 이영철씨는 공연 전 짧은 인터뷰에서 “는 피아니스트와 그의 와이프에게 안무 의뢰를 받아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재혁 님 에게 Claude Debussy의 곡을 추천받아 조재혁과 그에게 많은 예술적 영감과 사랑을 주는 두 분의 사랑 이야기를 평소 봐오던 저는 이 둘의 스토리를 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피아니스트는 조재혁, 피아노는 그의 사랑스런 와이프를 표현한 것입니다. 작품을 구상하던 중 디즈니 만화 <미녀와 야수>에서, 낮에는 주전자, 시계, 촛대처럼 생명이 없는 사물이지만 사람들이 잠이 드는 새벽이 되면 요정처럼 살아나 우리 주변을 맴돌며 지켜주는 수호천사 같은 그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잔잔하고 몽환적인 드뷔시의 꿈 작품번호 68번은 드뷔시의 유명한 피아노 작품 중 한 곡입니다. Reverie,L.68 는 이런 판타지적인 사랑이야기가 아주 적절하게 잘 맞는다 생각되어 선택하게 되었고 피아니스트에게 피아노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고 피아노 역시 피아니스트가 섬세한 손길로 터치하기 전까지는 한낱 사물에 불과하지만 피아니스트의 손길이 닿는 순간 피아노는 생명을 얻고 피아니스트를 사랑하게 됩니다. 피아니스트 역시 피아노가 생명을 얻어 살아나는 순간 피아노에게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감정들이 피아노를 치는 영감이 되는 스토리입니다.”라고 말했다.
발레리노 이유홍은 길고 섬세한 손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하면서 드뷔시의 몽환적인 음표 하나에 김경림 발레리나는 그 음표가 되어 소리를 몸으로 표현하는 아름다운 동작을 이어갔다. 이유홍이 피아니스트 역할로 그려지는데 그의 터치에 피아노는 적막에서 깨어나 드뷔시의‘Reverie,L.68’을 노래하며 청순한 외모를 갖춘 김경림과 함께 남녀의 원숙하고 충만한 사랑의 감정을 달빛 아래 춤을 추었다. 두 무용수 모두 기품있고 노련한 상체 움직임과 폴드브라(Port de bras)에서 음악적 감수성을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공연 모습
(사진 출처: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The Piano>의 아련한 여운이 남는 가운데 남성의 굵직한 음성의 나레이션으로 <Ballet 101>이 시작되었다. <Ballet 101>은 강수진 단장이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현역시절 우리나라에 내한하여 열린 ‘강수진과 친구들’ 갈라 공연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안무가 에릭 고티에(Eric Gauthier)는 클래식 발레의 기본이 되는 5가지 발 포지션 동작, 8가지 몸의 방향을 기준으로 정해진 수많은 스텝을 소재로 101가지의 동작이 쉴새 없이 이어지는 작품이다. 나레이션과 함께 정해진 동작이 펼쳐지며 어느새 작품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작품은 2007년 독일 하노버발레협회로부터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임과 동시에 ‘발레를 사랑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발레리노 전호진은 다부진 체구와 훌륭한 기본기를 겸비하였기에 이 작품에 캐스팅되었다. 그는 춤뿐만 아니라 연기력에 있어서 나레이션과 무대, 관객을 잇는 소통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발레 <호두까기인형>
(사진 출처: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12월이 되면 흔히들 크리스마스의 시즌이라 부르듯 발레계에선 ‘호두시즌’이라 부른다. <호두까기인형>은 각 나라 발레단과 단체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이며 어김없이 국립발레단에서도 12월이 되면 <호두까기인형>을 무대에 올린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ich Tchaikovsky)의 3대 클래식 발레작품 중 하나이며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브 이바노프의 안무로 1892년 12월 5일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하였다. <호두까기인형>은 독일의 소설과 E.T.A 호프만(Hoffmen)의 동화<호두까기인형과 생쥐 임금님>의 내용을 바탕으로 각색한 발레작품이다. 크리스마스이브를 배경으로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의 이야기로 주인공 마리의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 장면부터 시작된다. 마리의 대부인 드롯셀 마이어에게 호두까기인형을 선물받은 마리는 크게 기뻐하며 잠이 든다. 마리의 꿈속에서 생쥐들이 마리를 괴롭히는데 호두까기인형이 이를 막아서고 위험에 처한 호두까기인형이 마리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죽은 줄로 알았던 호두까기인형이 왕자로 변신하고 마리를 크리스마스 랜드로 초대한다. 각 나라를 상징하는 인형들의 춤이 이어지고 그들의 축하 속에서 마리와 왕자는 결혼식을 올린다. 잠에서 깨어난 마리는 호두까기인형을 끌어안고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이한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그랑 파드되(Nutcracker Grand Pas de Deux)>는 볼쇼이극장 예술감독이었던 유리 그리고로비치(Yury Nikolayevich Grigorovich) 버전의 안무이며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인형이 주인공 마리를 크리스마스 랜드로 초대하고 각국을 대표하는 인형들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리는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특히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그랑 파드되 장면은 세계적으로도 아름답고 화려하다는 정평이 난 안무이다. 이날 그랑 파드되 2인무는 발레리노 곽동현과 발레리나 곽화경이 맡았다. 곽화경의 이국적인 마스크와 곽동현의 우월한 신체적 조건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명규 발레리노의 <고팍(Gopak)>을 보았을 때 2000년대의 발레스타였던 우크라이나의 인민예술가이자 도네츠크 주립 발레극장의 예술감독인 바딤 피사레프(Vadym Pysarev)의 <고팍>을 연상케 했다. 김명규는 그와 흡사 할만한 점프와 세련된 무대매너, 우크라이나의 민속춤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면서 관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2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춤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우리나라 발레리노 중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였던 이원국씨의 <고팍>의 대를 잇는 김명규만의 <고팍>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더블 캐스팅 되었던 엄진솔 발레리노의 <고팍> 또한 기대한다. <고팍>의 기원은 중세 우크라이나에서 군인들의 오락과 훈련을 겸비한 춤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러시아 작곡가 바실리 솔로비요프 세도이(Vasily Solovyov-Sedoi)의 힘찬 음악에 로스티슬라브 자하로프(Rostislav Zakharov)의 안무로 우크라이나 민속춤의 에너지 넘치는 점프 동작과 발레에서는 보기 드문 곡예에 가까운 기술로 이뤄진 남성적이고 호탕한 이미지의 작품이다.
우크라이나의 민속춤에서 기원을 두고 있는 <고팍>
(사진 출처: Liberal Dictionary)
<Are you as big as me?>는 는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상주 아티스트인 로만 노비츠키(Roman Novizky)의 안무로 2013년 8월 노베르- 소사이어티 ‘젊은예술가’부문에서 발표된 작품이다. 세 명의 댄서의 경주를 유머러스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다루며, 동시에 자신의 자아와의 경쟁이다. 안무가 로만 노비츠키의 <Are you as big as me?>는 세 마리의 원숭이의 익살스러운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안무하였고 해즈맷 모딘(Hazmat Modine)의 블루스 영향을 받은 음악과 함께 세 남성무용수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와 움직임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작품에서 보이는 안무자의 철학은 “세 무용수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이상적 목표를 염두에 두고 때로는 서로 경쟁하며 때로는 본인 자신을 넘어서고자 할 때 이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깝습니다.”라고 밝혔다. (내용 출처: 수투트가르트발레단 홈페이지)
발레리노 배민순은 작품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구심점으로 세 무용수의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하게끔 리더로서의 역할이 훌륭했다. 김명규B와 류제원 발레리노 역시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극을 이끌었으며, 세 무용수 모두 세련되고 유머러스한 마임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자칫 이 작품은 세무용수의 익살스러운 마임에서 에너지 레벨이 관객들 맞지 않으면 혹평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날 이들은 적절한 타이밍과 강약을 노련하게 조절하면서 관객석의 깊은 호응을 얻어냈다. 특히 커튼콜에서 배민순의 센스 넘치는 무대매너를 보여 그날 공연장을 찾은 어린이 관객들까지도 연신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으며 관객들에게 작품의 여운을 남겨주었다.
<돈키호테 그랑 파드되(Don Quixote Grand Pas de Deux> 공연 모습
(사진 출처: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돈키호테 그랑 파드되(Don Quixote Grand Pas de Deux )>는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기완과 무섭게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조연재 발레리나가 맡았다. 흔히들 돈키호테 3막의 2인무는 갈라공연의 꽃이라 말한다. 이것은 그만큼 화려하고 고난도의 테크닉의 테크니과 체력을 요구하는 작품을 의미하기도 한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 Saavedra)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희극발레 <돈키호테>는 이발사 바질과 선술집 딸 키트리의 사랑이야기를 우여곡절 끝에 결국 사랑을 이루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날 갈라공연에서 선보인 3막 중 그랑 파드되는 발레리나에게 요구되는 최고의 테크닉인 32회전 ‘푸에테(Fouette)’와 남성 무용수의 힘찬 도약이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그리고 발레리노가 발레리나를 머리 위로 높이 들어 올리는 그랑 리프트와 같이 고난도 발레테크닉과 스페인풍의 의상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김기완의 매력은 폭발적인 테크닉과 훤칠한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있다. 그는 이 공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고 안정적인 파트너링으로 조연재를 서포트 했다. 조연재 발레리나를 종종 무대에서 볼 때마다 워싱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는 이은원 발레리나가 떠오르고는 한다. 조연재의 프리마 발레리나가 갖춰야 할 아름다운 외모와 우월한 점프능력이 예전 국립발레단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던 이은원 발레리나를 연상케 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무대에서 조연재 발레리나 역시 국립발레단의 든든한 재원임을 확인했다.
늦가을을 보내며 따뜻한 연말을 맞이하는 2022년 11월 27일 인천서구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Fly Higher with KNB’ 갈라공연은 성공적인 무대였다. 우선<국립발레단과 함께하는 꿈나무 교실>은 성장기 청소년의 발레 체험으로 올바른 신체사용을 돕고,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 정서적인 안정과 긍정적 자아를 함양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공동체관을 습득하여 사회성 향상을 도모하고자 추진 된 사업이다. <꿈나무 교실>에 참여한 학생들의 땀과 노력이 국립발레단의 무용수들과 만나면서 더욱 의미있고 퀄리티 높은 공연으로 결실을 맺었다. 또한 <꿈나무 교실>에 참여한 학생들만이 아니라 인천 서구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예술계의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공연 관람에 예매 된(전석 2만원) 공연 수익금 전액을 인천서구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하게 된다.
이러한 예술계의 선한 영향력이 사회 전반에 걸쳐 확장되길 바라고 소외계층의 문화체험과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여 우리나라 국민의 예술적 소양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
꿈나무교실 공연 모습
(사진 출처: 국립발레단)
전효정 (인천시티발레단 부예술감독)
현) 숙명여자대학교 초빙교수
현) 인천시티발레단 부예술감독
전) 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 , 발레 미스트리스
전) 광주시립발레단 게스트 안무가
2003 사) 한국발레협회 ‘올해의 신인상’ 수상
2006 제27회 서울무용제 ‘연기상’ 수상
2007 제15회 헝가리 월드스타 발레 갈라 ‘평론가상’ 수상
2008 South Africa International Ballet competition ‘시니어부문 1위’ 수상
2008년 사) 한국발레협회 ‘프리마발레리나’상 수상
2017 New Generation 국제콩쿠르 ‘우수지도자상’ 수상
2022 제42회 한국예술평론가의회 ‘주목할 예술가상’ 수상
● 안무작: ‘심청’,‘춘향’,‘잠자는 숲속의 미녀’,‘지젤’, ‘호두까기인형’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