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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던 무대를 향한 우리의 첫 걸음: 뮤지컬 <마음을 움직이는 꿈>

청소년 교육 및 활동지원 사업 <무대를 꿈꾸다> 홍보부

홍지수 (인화여자중학교)

뮤지컬 <마음을 움직이는 꿈>은 부평구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에서 부평구청소년수련관과 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와 함게 협력하여 진행된 ‘청소년 교육 및 활동지원’사업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한 뮤지컬 공연이다.

공연에 관심 있는 인천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부평구청소년수련관에서 5월 14일부터 28일까지 무대(공연)제작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직업군을 만나는 통합교육과정이 진행되었고, 6월 11일부터 7월 9일까지는 부평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제작과정에 필요한 직업군을 경험해보는 심화교육과정이 진행되었다. 이후 통합과정과 심화과정에 참여한 청소년 29명은 7월 30일부터 11월 19일 동안 뮤지컬 제작과정에 참여하였다.

나는 학교 진로 선생님의 추천으로 해당 교육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다른 청소년들의 경우 SNS를 보고 참여했거나 친구에게 이야기를 듣고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된 경우도 정말 많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경로로 참여해 하나가 된 우리의 이야기들을 얘기해 보려고 한다.

통합교육과정 <무대 둘러보기>에서는 실제 무대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직업군들의 특강을 들어볼 수 있었다. 특강은 전문가들에게 공연 무대 제작과정의 생생한 현장을 들어볼 수 있어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그 후 진행된 심화교육과정 <무대 밟아보기>에서는 무대 제작과정에서 필요한 직업들을 직접 체험했다. 배우, 연출/작가, 기획/제작 분반을 직접 선택해 배울 수 있었던 탓에 내가 택한 분야에 흥미 있는 수업을 들었다. 수업시간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선생님의 조언들은 모두 노트에 받아 적을 만큼 내 진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5회차의 수업 종료 후엔 분반별로 ‘작은 공연’을 발표하여 청소년들이 한 달 만에 만들었다고는 믿지 않을 공연을 보여줬다.

앞선 통합, 심화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청소년이 주도하여 공연을 만드는 제작교육과정 <무대에서 끼 방출하기>는 사전 면접을 통해 29명의 청소년을 선발하고 배우, 프로덕션(무대기술, 무대미술, 기획홍보, 연출)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을 분류하여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과정엔 12명의 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전공생 선생님들이 예술교육가(TA:Teaching Artist)로 강의를 진행해주셨다.

프로덕션 반에서는 무대 기술, 무대 미술, 기획·홍보에 대한 전반적인 수업을 듣고 작품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에 힘을 실었다. 배역의 이미지나 특징, 배역이 작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 뒤부터, 작품에 대한 시각적 이미지를 찾아 콜라주를 만들어 작품의 계절과 분위기를 정하는 콜라주 수업까지 들은 후 뮤지컬의 포스터 시안까지 제작하며 본격적으로 부서별 공연 참여 과정이 시작되었다.

프로덕션반 수업 사진
프로덕션반 수업 사진
프로덕션반 수업 사진

프로덕션반 수업 사진
(사진 제공: 홍지수)

무대 조명 부서 수업에서는 조명도 직접 디자인해보며 무대 조명을 무대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장소별, 배역 별로 어울리는 조명의 색을 찾아보기도 하며 청소년들이 고민하고 회의했던 내용이 그대로 무대를 비췄다. 그 어떤 무대보다 화려했던 조명이었다. 무대 음향 부서 수업에서는 음향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 효과음과 배경음악을 조사해 무대에선 청소년들이 고른 음향이 재생됐다. 큐 리스트를 확인, 수정, 제작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청소년들의 아이디어가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었다. 무대 미술 부서 수업에서는 배우가 쓸 소품을 구매하거나 직접 제작하는 등 무대에서 원래 있던 물건인 것처럼 연출해 생동감 있는 공연을 연출하고자 하였다. 실제로 공연 티켓과 프로그램북은 무대미술 부서에서 그린 그림과 의견이 반영되어 제작되었다.

배우반 수업사진
배우반 수업사진

배우반 수업사진
(사진 제공: 홍지수)

기획·홍보 부서 수업에서는 SNS에 활동일지를 꾸준히 작성하며 다양한 관객들이 공연에 찾아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했다. 내가 속해있던 부서는 기획·홍보 부서였는데, 야외활동으로 극장 오는 길을 촬영해 SNS에 업로드도 해보았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내가 직접 작성한 활동일지가 SNS에 업로드되었던 일이었는데, 내가 작성한 일지가 SNS에 업로드되고 난 후 주변 사람들이 너무 이해가 잘 되게 잘 썼다며 칭찬을 해준 덕에 더욱 힘이 났다.

기획·홍보 부서에서 진행한 SNS 홍보 사진
기획·홍보 부서에서 진행한 SNS 홍보 사진
기획·홍보 부서에서 진행한 SNS 홍보 사진

기획·홍보 부서에서 진행한 SNS 홍보 사진
(사진 제공: 홍지수)

지금부터는 인천 관내 청소년들과 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와 함께 협력하여 진행된 뮤지컬 <마음을 움직이는 꿈> 공연 줄거리와 내용 리뷰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다.

제작교육과정의 결과물인 뮤지컬 <마음을 움직이는 꿈> 공연은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중 대표적인 낭만 희극으로 표현되는 ‘한 여름밤의 꿈’을 2022년 천방지축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청소년뮤지컬 포스터

청소년뮤지컬 <마음을 움직이는 꿈> 포스터

청소년뮤지컬 시놉시스

청소년뮤지컬 <마음을 움직이는 꿈> 시놉시스

나는 이 시놉시스와 대본을 보자마자 ‘요정? 좀 유치한 것 같기도 한데…’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첫 런 스루를 보자마자 나의 생각은 정반대로 바뀌게 되었다. 첫 런 스루 땐 ‘기대 이상이다’라는 생각이 주였고, 두 번째 런스루 땐 ‘첫 번째 런 스루보다 성장했다’라는 생각이 주였고, 세 번째 런스루 땐 ‘본 공연이 기대된다!’가 주였고, 공연 당일 드레스 리허설 때는 ‘드디어 사람들과 함께 제작한 무대를 공연할 때가 왔구나…’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덮으며 뿌듯함과 동시에 시원섭섭함을 느꼈다. 매주 런스루를 볼 때마다 실력이 확연하게 늘어 보는 이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어 내 시선으로는 ‘이러다가 정말 지나치게 잘 되면 신문에서는 어떻게 인터뷰 해야할까…’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점점 학생들의 역할극에서 전문적인 뮤지컬로 변화하는 것 같았다.

동글이 견우, 직녀, 연극부 학생들 공연 사진
동글이 견우, 직녀, 연극부 학생들 공연 사진
동글이 견우, 직녀, 연극부 학생들 공연 사진
동글이 견우, 직녀, 연극부 학생들 공연 사진

동글이 견우, 직녀, 연극부 학생들 공연 사진
(사진 제공: 홍지수)

어쩌다가 한 번씩 일어날 법한 학생들의 사각관계와 처음 접해보는 요정이라는 주제가 만나면서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갔지만, 의외로 관객들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사각관계가 치달으며 부른 넘버 ‘what is this feeling’의 주인공들은 황당한 이 상황 속 느끼는 화남, 슬픔, 간절함의 감정선을 노래로 표현했고, 관객들을 작품에 완벽히 몰입시켰다. 나는 공연을 보며 마치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요정 세계와 인간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갈등과 사건 사고들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이윽고 마음속으로는 ‘아니 왜 거기서 그렇게 행동해?’, ‘그래 그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부 친구들의 ‘우민이 찾기 프로젝트’도 정말 인상 깊었다. 연극부의 마스코트라고 해도 무방할 우민이가 사라진 탓에 공연에 차질이 생기는 스토리는 그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했다. 특히 우민이가 부르는 ‘사랑의 기술’은 청소년만이 소화할 수 있는 특유의 재치와 유머를 보이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막이 넘어가고, 장이 넘어가는 동안 두 눈을 뗄 수 없는 몽글몽글한 뮤지컬이었다. 특히 수업을 통해 뮤지컬 무대에 서기 위해 알아야 할 전문용어부터 시작해 공연장에서 필요한 센스, 무대 위에 섰을 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 합창, 연기, 보컬 등 교육 과정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이 하나 둘 씩 무대 위에서 보였다.

공연 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
공연 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
공연 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
공연 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

공연 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홍지수)

본 공연 준비 외 <마음을 움직이는 꿈> 공연 홍보영상, 공연 시작 전 인터뷰 영상이 있었다. 프로덕션 반 청소년들과 배우 반 친구들이 함께 협력해 만든 공연 홍보영상은 ‘마음을 움직이는 꿈’이라는 주제가 드러났으며, 공연 제작과정 모습까지 짧게 볼 수 있었다.

공연 시작 전 인터뷰 영상에서는 청소년 29명의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꿈은?’, ‘15년 후의 자신의 모습은 어떨 것 같나요?’의 질문으로 구성되어있었다. 내가 대답했던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꿈’은 ‘무대 디자인’이었다. 무대 연출이라는 분야는 나를 설레게 했고, 내가 하고 싶은 게 진정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였다. 이 대답을 바탕으로 15년 후의 나의 모습은 나만의 무대를 만들고 공연까지 이끌어간다고 말 했었는데, 지금 그 꿈을 이뤘다니. 믿기지 않는다.

공연 모습
공연 모습
공연 모습
공연 모습

공연 모습
(사진 제공: 홍지수)

지난 11월 19일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진행된 제작과정의 결과물 <마음을 움직이는 꿈> 공연을 마치고 돌이켜 보니, 예술교육가 TA 12명과 현업 전문가 음악감독 2분이 균형을 맞춰 수업을 진행해주신 덕분에 우리가 ‘작은 공연’ 단계를 넘어 기획 뮤지컬 공연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막 발을 내딛는 청소년들이 낸 아이디어를 공연전문가들이 뒤를 받쳐 수업을 진행해줬기에, 중고등학생과 후기 청소년(예술교육가)이 만들었다고 믿기지 않는 공연을 발표했다. 실제 극 중 ‘견우’ 역을 맡은 청소년은 “이런 사업은 나에겐 조금 낯설었었다. 하지만 직접 내가 뮤지컬 배우가 되어 무대에 서보니 내 꿈이 더 확실해짐과 동시에 셀 수 없는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신 받지 못할 가르침을 받고 성장하는 내가 보람찼다.”라고 말하며 무대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그만큼 공연전문가의 보조는 청소년들이 꿈에 한 걸음 내딜 수 있었던 발판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TA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하다. 무대 지식이 적은 청소년들에게 매주 수업을 해줌으로써 서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공연이 끝나고 난 후 뒤에서 열심히 청소년들을 지원해주신 공연 관계자님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 외 조명 담당 관계자님들, 음향 담당 관계자님들, 하우스 매니저님들까지 모두 모여 하나의 공연을 위해 헌신해주셔서 더욱 멋진 공연이었던 것 같다. 안 보이는 모든 곳에서도 지원해주신 분들 덕에 편한 공간에서 안전하게 공연까지 이끌어갈 수 있었다.

“ 우리들은 그림자. 때때로 여러분의 기분을 상하게 하더라도, 언짢은 꿈자리 때문이라 생각하고 용서하세요. 나는 정직한 요정 동글이랍니다. 여러분이 칭찬을 해주시면 격려라 생각해서 더욱 더 분발하죠. 그럼 여러분 안녕히 주무세요. 우리 모두 친구가 되었으니, 악수합시다. 요정 동글이가 인사드리옵니다 ”
<마음을 움직이는 꿈> 마지막 대사

여름부터 겨울, 6월부터 11월까지 함께 계절을 보내온 청소년들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 교육이 끝나면서 아쉬움과 시원섭섭함이 공존하기도 했다.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진 청소년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면서 내 ‘연출가이자 예술가’라는 진로에 대해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 공연으로 인해 추억을 만든 청소년들도 있었을 것이고, 꿈의 방향성을 바로 잡은 청소년들도 많아졌을 것이다. 이 과정에 참여한 청소년 뿐만아니라 공연을 관람한 관객 모두 다 같이 느낀 것은 아마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꿈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계기였을 것이다.

글 및 사진 / 홍지수(인화여자중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