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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유쾌한 소통 2>
인천문화통신3.0은 2020년 9월부터 지역 문화예술계 · 시민과 인천문화재단과의 소통을 위해 <유쾌한 소통>이라는 이름의 기획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였다.
매달 2개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시민과 예술인들을 만나고 있다.
“마을과 함께 성장하는 재미가 ‘쏠쏠’…배우고 나누고 재미는 ‘덤’이랍니다”
신정혜 마을문화교육활동가 인터뷰
이연수 (인천뉴스 기자)
신정혜
인천서구문화재단 2021 생태적 삶 시민조사단
인천서구문화재단 2022 매립지와 도시생태시민연구단
“인천 서구에는 불로초가 있다고 지어진 불로동도 있고, 마을 뒷산에 어마어마한 쇠가 매장돼 있다고 해서 지어진 금곡동도 있어요. 법정동 21개, 행정동 23개로 구성된 서구의 모든 동과 마을 이름은 저마다 흥미진진한 유래를 가지고 있답니다. 이러한 마을의 유래와 역사 이야기를 보다 친숙하고 재미있게 알릴 방법을 찾다가 개발한 것이 ‘마을탐험 보드게임’입니다.”
‘마을탐험 보드게임’은 지난 2020년 인천마을공동체 공모사업으로 진행한 ‘서동이의 마을탐험’에서 개발한 마을문화교육 교구로, 해당 지역뿐 아니라 타 지자체에서도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대면교육이 어려워진 당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체 제작해서 배포한 보드게임은 큰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안전이 확보된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게임을 하면서 마을의 유래와 명칭, 유적지 등을 재미있게 익힐 수 있었고 덕분에 학생들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 또한 마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크고 작은 마을문화교육 활동의 중심에는 언제나 신정혜(49) 마을문화교육활동가가 있었다.
“마을은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 진귀한 이야기보따리를 술술 풀어냅니다. 마을을 주제로 한 보드게임 콘텐츠 개발이나 마을 꾸미기를 주제로 한 공예 활동 등은 모두 마을이 풀어낸 이야기보따리에서 창조됐거든요. 마을을 공부하면서 하나씩 알아가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일에서도 보람을 느끼지만, 저는 무엇보다 주민들과 함께 마을 이야기를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바꿔나가는 기쁨을 말하고 싶어요. 특히나 저는 그 과정들이 몹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거든요. (웃음)”
서동이의 마을생태하천탐험 활동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
(사진 제공: 신정혜)
신 활동가는 서구지역에서는 이미 ‘서구 네이버’로 통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 꾸준하게 활동해 온 경력만큼이나 지역 내 역사와 지리, 문화 등 모르는 것이 없이, 시원하게 꿰뚫고 있다. 마을문화교육활동가이자 마을기업 전문 강사로도 이미 폭넓은 활동의 보폭을 가지고 있는 그가 취득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자격증만도 20여 종이 넘을 정도이다. 지금도 또 다른 영역의 전문가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니 두말하면 잔소리다.
신 활동가는 “마을 활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을을 이해하고 알게 되는데, 알면 알수록 알고 싶은 것이 많아져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된다”며 “그렇게 하나둘씩 알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을 이야기꾼이 되었고, 마을은 또 내가 공부하고 알게 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열어 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이 공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개인의 성장까지 일궈냄으로써 마을의 인적 인프라 구축 선순환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대표사례인 셈”이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신 활동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던 ‘마을탐험 보드게임’을 개발한 ‘서동이의 마을탐험’ 또한 지난 2019년 서구청 교육혁신과의 서구 마을교육활동가 양성과정을 수료한 활동가로 구성된 동아리로 출발했다. 이 동아리 역시 현재까지도 마을문화를 주제로 한 마을문화탐험보드게임, 마을문화탐방, 마을주제 공예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며 각 개인별로도 지역을 대표하는 마을문화교육활동가로서 지역과 함께 꾸준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서동이의 마을생태하천탐험 활동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
(사진 제공: 신정혜)
신 활동가는 “사실 ‘마을탐험 보드게임’은 지역 역사 ‘서구사’를 연구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보다 재미있고 신나게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창안해 낸 동아리 회원들의 아이디어였다”라며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하나씩 둘씩 아이디어를 접목해 실천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공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지역 내 공동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서동이의 마을탐험’은 신 활동가가 활동하고 있는 서구지역 대표 캐릭터로, 평화와 인내 그리고 사랑을 상징하는 사슴을 모티브로 한 서동이와 동동이를 차용했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평도 받았다. 꾸준함과 친숙함으로 참여도를 높여온 ‘서동이의 마을탐험’은 최근에는 그 여세를 몰아 새로운 탐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동이의 마을생태하천탐험 활동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
(사진 제공: 신정혜)
신 활동가는 “작게나마 보드게임으로 유명세를 탄 우리 서동이가 최근에는 마을생태하천 탐험에 도전했다”며 “심곡천, 나진포천, 청라호수공원 등 서구의 생태적 거점을 중심으로 탐구에 나설 예정”이라며 도시생태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기후위기와 젠더폭력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다각적인 공부와 연구를 통한 교안을 작성해 각 학교와 가정, 이웃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마을 선생님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 활동가에게도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일 것이다.
신 활동가는 “마을에는 여러 분야에 걸친 전문가가 살고 있지만, 아직은 참여의 문턱이 높고, 실질적으로 보여 지는 외연의 폭이 좁은 것이 사실”이라며 “저마다의 재능과 지식을 가진 마을 주민들이 스스럼없이 문을 열고 다가와 참여할 수 있도록 마을교육공동체가 보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교육과 문화 체험의 기회 등 다각적인 방법론을 깊이 고민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학교와 가정, 이웃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마을의 선생님들이 보다 많아진다면 지역 내 인적자원 인프라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며 “마을의 인적역량과 물적 자원을 연계한 다양한 마을문화(예술) 교육생태계 구축 등 좋은 말은 많이 할 수 있다. 그러나 재미가 없다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익을 추구하는 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나는 재미있어서 활동을 꾸준하게 해 왔을 뿐이다. 지금도 많이 재미있다. 아마도 앞으로는 더 많이 재미있을 것 같다. (환한 웃음)”
인터뷰 진행/글 이연수 (인천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