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자 에세이
일상으로 돌아오는 흐름,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
김가람 (부평구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 창조팀 대리)
연어는 산란기에 알을 낳기 위해 강물을 거슬러 올라온다. 우리는 이걸 회귀본능이라고 말한다. 90년대 유행했던 패션이 다시 돌아오고, 이제는 소위 패션 암흑기라고 불렸던 00년대 패션마저 유행하고 있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고무줄과 같은 탄성이 우리 본능인지도 모르겠다. 레트로를 넘어서 뉴트로로 가는 이 시대에서 우리는 한 번쯤 다시 돌아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인천광역시 부평구는 광복 후 미군 부대가 들어서며 다양한 대중음악이 한국으로 유입되고 성행하던 장소였다. 그야말로 음악 도시였다. 배호, 패티김, 키보이스 등이 이곳에서 탄생하거나 거쳐 가며 인기 스타가 되었다. 그리고 60년 뒤 부평은 음악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시작으로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을 거쳐 지난 2021년 1월 제2차 법정 문화도시가 되었다.
2022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
ⓒ부평구문화재단
음악이 흐르는 문화도시부평
문화도시부평은 지난 8월 27일 문화도시부평 음악 축제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작년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던 축제는 올해 약 7,000여 명의 시민과 직접 함께할 수 있었다. 2016년부터 이어져 온 밴드 페스티벌, 뮤직게더링 등 부평의 대중음악 축제를 계승한 축제이기도 했다. 이번 축제에는 지역 뮤지션 ‘오헬렌’과 ‘십센치’, ‘적재’ 등 시민에게 이미 친숙한 뮤지션이 함께하여 흥겨운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이 외에도 9월에 진행될 언더시티프로젝트를 미리 보는 체험 부스와 문화도시부평 홍보부스, 리사이클링존 운영, 포토부스 운영 등 다양한 이벤트로 행사를 꽉 채웠다. 축제를 즐기는 시민 이외에도 인천·부평 청년 20명이 자원활동가로 참여하였으며 부평구청, 부평구문화재단, 행사 프로덕션, 모범운전자회, 부평경찰서 등 다양한 기관과 민관 협력으로 축제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2022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
ⓒ부평구문화재단
내 집 앞 콘서트
사실 올해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은 6월부터 진행되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 올해 문화도시부평 음악 축제는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뮤지션을 시민에게 알려보자는 것이 그 시작이었다. 두 번째로는 시민이 직접 음악을 체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도심 속으로 가보자는 것이었다.
2022 뮤직 플로우 사운즈
ⓒ부평구문화재단
지난 6월 11일(토) 지역 뮤지션 ‘네이키드 소울’을 필두로 ‘mc메타’, ‘식보이’, ‘최삼’ 등 힙합 뮤지션과 함께 부평 문화의거리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추진했다. <뮤직 플로우 사운즈>의 시작이었다. 7월 9일(토)은 전년도 지역 뮤지션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었던 싱어송라이터 ‘정예원’, ‘진해(ZEENHAE)’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미 싱어게인 등으로 인지도를 얻었던 ‘너드커넥션’과 부평 삼산동 출신이자 인디신에서 차세대로 주목받는 ‘다정’도 참여했다. 삼산동 분수공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진 이 무대는 약 700여 명의 관객으로 채워졌다. 문화도시부평은 앞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발견한 아티스트에게 다양한 활동의 기회도 마련하고자 한다.
2022 뮤직 플로우 사운즈 VOL.2
ⓒ부평구문화재단
다시 얼굴을 맞대고
2022 뮤직 플로우 사운즈 VOL.2
ⓒ부평구문화재단
작년 말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된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뜻이다.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우리의 희망처럼, 지역 예술인에게 뮤직 플로우 페스티벌이 돌아오는 흐름이었으면 좋겠다. 뮤지션 네이키드소울은 문화의 거리 야외무대에서 이렇게 말했었다. “문화의거리 구석에서 버스킹하던 소년이 정확히 10년 뒤 무대 위로 올라왔습니다.” 힙합에서 ‘바닥에서 위로(bottom to the top)’라는 말은 자주 쓰는 말이다. 그러나 사업 담당자로서 그것을 실제 목격하는 것은 큰 영광이었다. 회복(回復), 다시 돌아온다는 말은 부평에게 알맞은 말이었으면 좋겠다. 대중음악이 성행했던 그 당시를 뒤쫓는 일보다, 일상이 음악으로 돌아오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 누군가의 무대를 지켜보는 일, 끈질기게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던 삶이 도시 속 공연으로 회복됐으면 좋겠다.
김가람(金가람, KIM GARAM)
부평구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 창조팀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