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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통신 3.0은 2022년에 ‘문화도시’와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기획 연재를 진행한다.
2022년 8월호 기획특집은 ‘지역 문화예술 아카이브’를 주제로, 지역의 문화예술현장의 활동기록을 남기기 위해
무엇을 모으고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 편집자 주 –

마을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만드는 문화·예술, 그리고 아카이빙

연수문화재단 <2021년 문화마을로 지도제작기 사례>를 바탕으로

이경민 (SNS 서울수집(@seoul_soozip) 계정운영자)

문화와 예술 그리고 마을(혹은 동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지역에서 어떻게 어우러지고 발현될 수 있을까? 익숙한 단어라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적용되는 범위와 의미의 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도 하나의 범주로 묶여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채로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도시재생, 젠트리피케이션 있다. 전달과 받아들임의 과정에서 잘못된 의미로 해석되는 것을 수도 없이 보았다. 하지만, 문화·예술을 다루는 사업의 영역에서 삶의 중요한 매개체로 인지함으로써 시대와 세대를 불문하고 해마다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는 것에서 오해를 이해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본다.

어쩌면 우리의 일상에 존재하는 문화·예술이 명확하게 선을 긋고 조목조목 따져가며 설명하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성향과 가치관, 지역마다의 특색에 맞게 변화된 문화·예술은 무수히도 많은 형태로 달라지기 때문에 정해진 답도 없다. 언어적 정의는 내릴 수 있지만 각자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끼고 있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다양한 방식과 경로로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영향력은 더 커지고 풍부해진다. 더불어 지역을 이해하는 생각의 폭을 넓히고 자원 발굴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와 직접적인 행위를 통해 문화·예술을 경험한다면, 마을 생태계의 이해를 돕는 데도 좋은 밑거름이 된다.

[사진 1] 연수구 문화지도 아카이빙 지역

[사진 1] 연수구 문화지도 아카이빙 지역
(사진 제공: 이경민)

이러한 맥락에서 인천 연수문화재단은 2020년 <지역문화 생태계 구축 통합 공모> 사업 운영을 시작으로 문화·예술을 접목한 동네 자원 발굴에 대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 마을 맞춤형 문화 기반을 지원하고 지역 주민들의 문화 안전망을 만들고자 2021년에는 <옥련 & 동춘 문화마을 지도 만들기> 커뮤니티 맵핑 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마을 자원을 조사정리 · 표현해 보고 마을을 좀 더 깊게, 자세히 바라볼 수 있도록 하였다. 3개월 동안 총 19명의 청소년· 성인 주민들이 팀을 이루어 지도의 컨셉과 자원에 대한 설명을 표현해 보았다. 그 과정에서 문화 · 예술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영역과 현실에서의 영역은 어떤 간극이 있는지 잠시나마 생각해보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 보게 된다. 함께 발굴한 자원은 온라인 지도에도 차곡차곡 쌓아 QR코드를 만들고,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아카이빙해두었다.

사업에 참여했던 주민들뿐만 아니라 리서치 작업을 진행했던 나 또한 그 과정에 속해 있었다. 지도를 펼치고, 길을 걷고, 문화 · 예술의 자원이 될 만한 것들을 찾고, 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 · 예술가들을 만나 인터뷰도 했다. 각자가 나름의 애정을 가지고,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만의 문화 · 예술을 만들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좀 더 넓은 영역에서 확장되기를 바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험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한 현실이 간절함으로 변화되면서 각자의 영역 안에서 문화 · 예술로써의 작은 시도들이 이어졌다. 닿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누구나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예술로 풀어나가고 있었다.

[사진 2] 동춘동 지도

[사진 2] 동춘동 지도

[사진 3] 옥련동 지도

[사진 3] 옥련동 지도

[사진 4] 동춘동, 옥련동 지도

[사진 4] 동춘동, 옥련동 지도

[사진 5] 지도제작 기록집

[사진 5] 지도제작 기록집

(사진 제공: 이경민)

“문화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 자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동네 사람들이 살아가는 진짜 이야기를 담고 싶어요.”
– 그림 책방을 운영하는 A님 인터뷰 –

“문화는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감하게 하고 알려주면서 소통하는 것, 함께 할 수 있도록 무대 위에 참여하게 하면서 음악을 이해하게 됩니다.”
– 음악 무대를 만드는 B님 인터뷰 –

연구자로 참여하여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는 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한 동춘동과 옥련동의 주민들은 5개 주제의 지도를 완성했다. 각 지도에는 참여 주민들이 동네에 바라는 마음과 실제 발걸음이 닿는 현실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동춘동 <공공 생활> 지도에는 청소년들이 동네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장소들이 담겨 있고, <어우름> 지도에는 주민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소개했다. <옥련에 머무르다> 지도에는 다른 동네가 아닌 옥련동에서 이웃과 만나 시간을 보내고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하고 있고, <백투더 옥련> 지도에는 옥련동의 역사적 장소들을 소개하며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지 청소년들의 시각으로 담아내었다. <여기로 오세요.>지도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공부도 하고 친구도 만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잠시만이라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동네의 장소를 찾아 소개한다.

이렇듯 이 작업 자체가 모두의 현실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바람이 담긴 마을의 지도이자 문화·예술 활동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 마을 아카이브다. 인천 연수문화재단이 시도한 커뮤니티 맵핑 사업은 자신이 사는 마을에 대한 관심과 애정만 있다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아카이브를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시사점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 그리고 마을(혹은 동네)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잘 표현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역에서 만나는 문화예술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일상과 가까운 영역 안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진 6] 지도제작 기록집에 담길 주민 인터뷰 진행 모습

[사진 6] 지도제작 기록집에 담길 주민 인터뷰 진행 모습
(사진제공: 이경민)

참고 사항

[사진1] 지도제작에 참여한 청소년·성인이 자원을 발굴하고 데이터를 지도에 등록 해 두었다.
사이트 바로가기

[사진2,3,4,5] 동춘동·옥련동 청소년·성인(주민)이 제작한 지도와 주민인터뷰, 연수구 이야기가 담긴 지도제작 기록집
*지도 온라인에서 보기
① 옥련동 바로가기
① 동춘동 바로가기
* 지도제작: 매드맵

[사진6] 지도제작 기록집에 담길 주민 인터뷰 진행 모습

이경민

이경민 (李炅旼 / Yi kyung min) 현) SNS 서울수집(@seoul_soozip) 계정운영자

도시 기록가로 서울을 관찰, 수집, 탐구하고 있다.
바라는 이상보다는 가까운 현실을 말하고 싶어 도시의 환상보다 내밀하고 감춰진 이면에 대해 파헤치고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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