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유쾌한 소통 1>
인천문화통신3.0은 2020년 9월부터 지역 문화예술계 · 시민과 인천문화재단과의 소통을 위해 <유쾌한 소통>이라는 이름의 기획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였다.
매달 2개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시민과 예술인들을 만나고 있다.

예술인의 권익 보호를 위한 입법 노력,

청년 시의원 이단비 (제9대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장지혜 (인천일보 문체부 기자)

이단비

이단비 (李단비) 시의원 약력
부평북초등학교 졸업
부일중학교(인천) 졸업
성균관대학교 영문과, 법학과, 사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전문계약직 변호사
전) 법무법인 카이로스 변호사
제9대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2022.7. ~ )

인천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까지 나온 인천 토박이 여학생은 곤경에 처한 이들을 돕는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법이 필요한 곳에 정의를 실현하는 사람이 되고자 성균관대학교 법학과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이단비 변호사는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바로 법무법인에서 활동하지 않고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전문 변호사가 되었다.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하는 와중에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거나 그런 상황에 종종 처하지만 정확한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저작권과 계약, 임금, 성범죄 문제 등을 자문하며 문화예술인의 인권과 안정적인 활동을 위해 일하던 그가 올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인천광역시의원에 당선됐다.

젊은 여성이자 정치 신인인 그를 만나 부평구에서 인천시의원 출마를 결심한 배경과 당선되기까지의 과정, 또 문화예술체육계 법률 전문가로 앞으로의 기대되는 활약을 들어봤다.

▲‘변호사가 돼야지’! 했던 인천 소녀 이단비

어릴 적 소설가를 꿈꿀 정도로 책을 좋아한 이단비 시의원은 처음엔 대학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 셰익스피어 원어 연극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그때 한 작품이 무척 감명 깊었죠. ‘베니스의 상인’ 중 재판 장면에 흥미를 느끼고 법률 전문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법학과를 복수 전공으로 하고 본격적으로 법 공부를 시작했다. 시작은 단순한 동아리 활동이었지만 대학에서 배운 법은 그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로스쿨 진학으로 이어졌다.
이단비 의원의 부모님은 오랜 기간 부평에서 살며 현재 슈퍼마켓과 부동산을 운영한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분야에 관심 많고 다재다능한 그였지만 대학교 학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고 그는 말했다.

“저희 가정형편으로 사실 로스쿨 진학은 무리였지요. 학자금 대출을 받고 부모님이 모아두신 노후 자금으로 지원해주신 덕분에 간신히 졸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재미로 공부하던 대학 시절과 달리 오직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경쟁하는 수험생활은 또 다른 고난이기도 했어요. 그래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한 결과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예술인들의 든든한 법률 자문가

그가 예술인복지법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주변 친구들 영향이 컸다.

“소꿉친구가 무용을 전공하고 있고 동기동창 중 배우가 많아요. 예술인들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생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걸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됐죠.”

이단비 의원은 변호사가 되자마자 적어도 내 친구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명쾌한 해결책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문을 두드렸다. 이곳에서 전문계약직 변호사로 근무하며 표준계약서 검토와 예술인복지법 관련 규칙, 내규 수정안 검토를 주로 했다.

“당시 미투 운동으로 성범죄 상담이 증가하는 추세였고 코로나19가 퍼지면서부터는 다양한 법률 상담 수요가 생겼어요. 신인 작가가 제안받은 전시회에 무료로 참여했다가 작품을 돌려받지 못한 사건에 대한 소송 지원 등을 진행했죠.”

▲한국 고유의 문화, 예술인들의 활동, 체육계 종사자 권익 큰 관심

인터뷰 장소에 그는 생활한복을 입고 왔다. 아름답고 편한 전통의복을 평소에도 즐겨 입는다는 그였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나 법무법인에서 지낼 당시는 한복 입기가 쉽지 않았는데 앞으로 시의회 의정활동은 가능한 한복을 입을 거에요. 우리 문화를 생활화한 저를 가감 없이 보여 드리고 싶어요.”

시의원 당선 후 수봉공원 현충탑에 방문해서 헌화하는 모습
시의원 당선 후 수봉공원 현충탑에 방문해서 헌화하는 모습

시의원 당선 후 수봉공원 현충탑에 방문해서 헌화하는 모습
(사진 제공: 이단비 시의원)

인천에서 나고 자랐지만 서울에서 주로 일한 그는 서울에 비교되는 인천의 문화예술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교통편이 불편한데도 굳이 먼 대학로를 찾아 연극을 보고, 예술의전당에서 뮤지컬을 보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죠. 인천에서 어떤 공연을 하는지 무슨 전시회가 있는지 잘 몰랐어요.”

그는 인천 고유의 문화 콘텐츠와 대표 주제가 있어야 다른 지역과 비교해 앞서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제9대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당선인 설명회에서 당선 소감을 발표하는 모습

제9대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당선인 설명회에서 당선 소감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 제공: 이단비 시의원)

▲이단비의 시의원 도전 성공기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을 나와 변호사로 소속된 법무법인 카이로스의 조용익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천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주변에 정치에 관심 있는 지인도 많고 특히 회사 대표 변호사님이 정치계 인사들과 교류가 활발하신 것을 보면서 저 역시 자연스럽게 정치를 들여다보게 됐죠. 우연히 이준석 국민의 힘 당 대표의 지방정치 아카데미를 들었을 때는 지방정치에 젊은 법조인이 진출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공감했어요.”

평생을 살아온 인천이 서울보다 문화적으로 낙후된 현실이 안타까워 우리 동네부터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에 시의원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정치 초보인 그는 당연히 당내 인지도가 낮았다. 당내 경선부터 모두 그에게는 생소했다.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경선 과정도 힘겨웠고 그만큼 본 선거 준비가 지체되는 바람에 어렵게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거에는 교과서가 없으니 하루하루 공부하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민선8기 지방자치단체 선거 유세 (좌로부터 이명규 시의원, 안철수 국회의원, 유제홍 부평구청장 후보, 이단비 시의원)

민선8기 지방자치단체 선거 유세
(좌로부터 이명규 시의원, 안철수 국회의원,
유제홍 부평구청장 후보, 이단비 시의원)

부평구 산곡동 노인정 행사에 참여한 모습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단비 시의원)

부평구 산곡동 노인정 행사에 참여한 모습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단비 시의원)

(사진 제공: 이단비 시의원)

▲일 열심히 하는 의원으로 평가되길

그는 이번 당선이 국민의힘에서 공천받은 청년 여성 정치신인 변호사 출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봤다. 그만큼 인천 시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의정활동을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누구나 처음 계약서를 작성할 때 잘 몰라 대충 읽고 서명했던 기억이 있을 거예요. 만약 사회초년생 청년들에게 근로계약서 작성법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있고, 회사가 제공한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전문가에게 그 계약서의 내용이 최소한 법률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 검토받을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진정으로 청년에게 필요한 정책은 청년에게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방의회에 진출한 청년과 여성의 비율은 국회에 비해서도 현저하게 낮습니다. 저는 제9대 인천광역시의회에서 청년, 여성을 대변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장지혜

인터뷰 진행/글 장지혜 (張智慧, Jang JiHye)
인천일보 문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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