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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한 인천아트플랫폼, 경계 없는 예술의 장이 되다.

김수빈

인천 개항장과 아트플랫폼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곳으로 마음에 남아있다.
일 년에 두 번 열리는 인천 개항장 문화유산 야행을 몇 년간 운영했기에 이곳이 얼마나 매력적인 공간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다. 올해도 야행 준비를 위해 현장에 나갔을 때 어디선가 익숙한 음악이 들려와 소리가 나는 곳으로 걸어가 보니 비보이팀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필자에겐 익숙한 몸짓이다.
이젠 세대 차이가 많이 나 어떤 팀인지 서로 모르지만 옛날 생각이 나서인지 괜스레 반가웠다.

제작 PD로 전향하기 전 필자는 전직 댄서였고, 스트릿 댄서로 20년 가까이 활동을 했었다.
누군가 물어보면 세기말 댄서라고도 말한다. 특히나 비보이는 내겐 더 익숙하고 반가운 장르이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라는 넌버벌 퍼포먼스를 꽤 오랜 시간 했었고 그 뮤지컬에는 비보이가 빠질 수 없는 작품이었으니 눈만 뜨면 비보이들과 함께 연습하고 안무를 맞추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팀이 더 눈에 들어왔고 뜨거운 날, 포맥스 바닥도 없이 자신들의 무브를 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도 하고, 에든버러 돌바닥에서 프리스타일을 하던 때가 생각이 나 더 크게 박수를 보냈다. 댄서들은 관람객의 박수와 호응에 따라 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때 그 시절 우리도 그랬다.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 손이 갈리는지 발목이 꺾이는지도 모르고 그저 좋아서 춤을 추던 때였다. 이들의 움직임이 잠깐이나마 그때 그 시간으로 데려가 주었다.

유스테이지 비보이팀 공연 장면

유스테이지 비보이팀 공연 장면

공연을 준비하는 비보이팀

공연을 준비하는 비보이팀

야행을 준비하다 보니 개항장에서 거의 살다시피 한다. 하루는 점심시간쯤 앉아서 일하는 중에 밖에서 밴드의 음향 체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도 유스테이지가 하는 날인가 하고 나가보니 드럼과 기타로 구성된 밴드의 공연이었다. 이날은 유난히 햇볕이 강한 날이기도 했다. 그러니 앉아서 지켜보시던 아주머니는 이런 날 그늘도 없는 데서 공연하게 했다며 고생한다고 하시기도 했다.

야외에서 하는 버스킹인 공연이지만 밴드의 실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제대로 갖춘 전문 공연장의 시스템도 아닌데 아랑곳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보컬의 실력과 세션들의 연주에 흠칫 놀라기도 했다. 유스테이지 출연진은 인천지역의 예술가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 인천에 이렇게나 재주꾼이 많았단 말인가!

비보이팀과 밴드의 공연, 그들을 보며 야행의 프로그램으로 ‘야행 프린지’를 기획했던 것이 걱정에서 확신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조용하기만 했던 아트플랫폼 광장이 장르의 경계가 없는 예술의 장이 되기를 바랐고 실력 있는 팀들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야행 프린지에 유스테이지 팀 중 4팀을 초청하게 되었다.
야행 프린지에는 프리스타일 축구, 매직저글링, 3인 조종 인형극 팀의 공연과 가야금과 기타, 콘트라베이스, 장구가 한 팀을 이루어 전통과 현대를 융합한 소리로 신선함을 선보였다.
유스테이지 팀 덕분에 그야말로 ‘경계 없는 예술의 장’을 선보일 수 있었다.

유스버스킹 밴드의 공연

유스버스킹 밴드의 공연

야행 프린지에서 공연하고 있는 매직 저글링쇼

야행 프린지에서 공연하고 있는 매직 저글링쇼

원대한 꿈처럼 들릴지 모르나 필자는 아트플랫폼이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처럼 유니크한 공간에서 다양한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그런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유스테이지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을 평일 점심에만 보여준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팀들의 실력들이 굉장하다.

17년 전쯤 참여했던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며 평생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아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서로의 작품으로 소통하고 하나 되어 즉흥 잼을 하기도 했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곳이 없는 것 같다.
아트플랫폼 광장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예술을 선보이는 팀들이 주말마다 와서 자유롭게 본인들의 예술을 선보일 수 있는 그런 곳이 되길.
그리고 그들을 보기 위한 관람객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길 바라본다.
인천 아트플랫폼이 프린지의 성지가 되어 이곳에서도 유명인사가 탄생하는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되길 바란다.

김수빈

김수빈 (金秀彬, Kim soo-bin)

전직 댄서, 현 제작PD
2024,2023 인천개항장 문화유산 야행 총괄 PD
2024,2023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장안문 연출,운영

그 외
인천 스카이 페스티벌,인천대교 UN 평화의 날 축제,
동인천 낭만시장,INK 콘서트
이스턴 챔피언쉽 탁구대회 (동북아 탁구대회)
Let’s DMZ, DMZ 평화 콘서트, Welcome K-POP Click 콘서트 등
다수 축제 기획 및 제작,운영

2006 50주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오프닝 안무 연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뮤지컬 출연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 참가-2050개 공연중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
월드 베스트 상품대상 “공로상”수상
뉴욕 브로드 웨이 37ART’s 극장 공연 등

스트릿 댄서,방송 백업 댄서 활동

soobin54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