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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의 문화예술, 남동문화재단 ‘N버서더’ 활동기
최유경
어느덧 17년 차 남동구민이 되었다. 유년 시절부터 오랜 시간을 보내온 곳인 만큼 남동구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가까이에 있는 것들은 무심히 지나치게 되는 것일까? 남동구 곳곳에서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 채, 문화예술을 즐기기 위해서는 늘 서울로 발걸음을 옮기곤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남동문화재단에서 개최한 <2023 NPAF(남동공연예술페스타)>의 자원활동가 모집 소식을 접했다. 집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서 열리는 축제였기에 가벼운 경험 삼아 신청했으나, 이 경험은 내게 뜻밖의 울림을 남겼다. 이틀간의 축제 현장에서 부스를 운영하며 합창단 공연을 하러 오신 중학교 시절 수학 선생님을 뵙기도 하고, 고등학교 동창과 재회하기도 했다. 과거의 인연을 다시 마주하고, 어쩌면 나의 이웃일지도 모르는 방문객분들의 밝은 미소와 즐거운 말소리를 피부로 느끼며, 동네에서 펼쳐지는 문화예술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이미 우리 주변에 여러 매력적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이 즐거움을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피어났다. 그리고 이는 남동문화재단 서포터즈 <N버서더>에 지원하게 된 계기로 이어졌다.
남동구의 문화 소식을 전하는 민관 거버넌스 <N버서더>
N버서더는 ‘N’amdongcf(남동문화재단)과 ‘A’mbassador(대사)의 합성어로, 재단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문화예술사업에 함께하며 홍보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해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서포터즈를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 남동문화재단이 선보이는 행사 및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그 생생한 현장을 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N버서더는 올해 신설되어, 현재 8명의 인원이 영광의 1기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필자는 반려견의 이름을 본떠 ‘뽀송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다.
N버서더 9월 홍보 콘텐츠 썸네일 ⓒ최유경
N버서더 10월 홍보 콘텐츠 썸네일 ⓒ최유경
월 1회 정기 모임을 통해 참여할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카드뉴스, 릴스 등 다양한 형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하여 남동문화재단 공식 SNS에 게시한다. 지난 9월엔 <소래포구 축제>에 참여하여 현장 스케치 영상을, 10월엔 <2024 NPAF>에 참여하여 ‘왓 구민 원트’ 현장을 카드뉴스로 담아냈다.
문화예술과 구민을 잇는 <2024 NPAF>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던 10월 12~13일, 남동소래아트홀 일대에선 <2024 NPAF> 축제가 진행됐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NPAF는 Namdong Performing Arts Festa의 준말로, 남동구 공연예술 단체 및 아티스트의 창작활동을 배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구민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부대행사를 통해 문화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공연 예술 축제이다.
<2024 NPAF> 축제 현장 ⓒ최유경
소래 Moon Night:탄생 ⓒ최유경
필자는 서포터즈로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NPAF에 참여하여 낮부터 밤까지 축제 현장을 눈에 담았다. 소래극장과 야외무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졌고, 구민과 예술 단체가 함께하는 원데이 클래스도 진행됐다. 축제장 일대를 메운 푸드트럭과 플리마켓은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돋워주었다. 양일간 축제의 피날레는 소래포구 자연의 순환 과정을 표현한 미디어 파사드 ‘소래 Moon Night:탄생’이 장식했다. 남동소래아트홀 외벽을 아름답게 감싼 미디어 파사드와 접목한 무용이 한데 어우러져 현장에 있던 모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왓 구민 원트 ⓒ최유경
왓 구민 원트 ⓒ최유경
다채롭게 준비된 프로그램들 사이에서도 2일 차 야외무대에서 열린 ‘왓 구민 원트(What 구민 Want)’가 특히 인상 깊었다. 왓 구민 원트는 구민과 예술인, 그리고 유관기관이 함께 문화정책 협력 방향을 논의하고 현장 중심의 문화정책을 발굴하는 남동문화재단의 라운드 테이블 프로젝트이다. NPAF가 구민과 남동구 예술 단체를 잇고, 문화적 경험을 확산하는 축제라는 점에서 왓 구민 원트는 그 취지에 무척이나 부합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번 왓 구민 원트의 주제는 ‘예술인’으로, NPAF에 참가한 예술 단체의 대표자 네 분이 참석하여 NPAF의 발전 방향과 예술인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논의했다. 구민 역시 그 과정에 함께하며 자신의 의견을 공유했다. 지역 사회의 문화 발전을 위해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뜻깊은 소통의 장이었다. 이 자리의 의미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고, 서포터즈로서 카드뉴스를 통해 그 현장을 기록하여 전했다.
NPAF는 화려하고 특수하다기보다는 일상적인 성격이 강하다. 주변을 산책하다 자연스럽게 축제를 찾으시는 분들이 많고, 누구나 편안히 방문해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이다. 일상에 녹아들어 잔잔한 힐링과 다정한 추억을 선사하는 선물 같은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집 앞에서 이렇게 멋진 축제를 즐길 수 있어 좋네요. 내년에도 올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는 한 방문객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그 말처럼, 앞으로도 NPAF가 지속되어 매년 가을 우리의 곁을 함께하는 문화적 쉼터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남동에 깊이 빠지다
N버서더 활동을 통해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남동구 구석구석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해 나가고 있다. 남동구에 뿌리내린 문화예술이 구민들과 교감하는 순간들을 담아내면서, 나 또한 남동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가까이 있기에 오히려 놓치기 쉬운 우리 지역의 문화예술이 보다 많은 구민 분들께 닿아, 모두의 일상이 문화예술로 생동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남동의 문화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최유경 (催有炅, Choi YuKyung)
남동문화재단 서포터즈 <N버서더> 1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