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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있는 날엔 ‘개항장 문화지구’

이태민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기본법 제12조 2항에 근거하여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수요일(해당 주간 포함)에 다양한 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날이다. 문화가 있는 날에는 영화관,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문화재 등 전국의 2천여 개 문화시설에서 할인 또는 무료로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

‘2024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은 보편적, 일상적 국민의 문화 향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민 누구나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사업을 문화가 있는 날 혹은 그 주간에 추진하는 사업이다.

문화지구는 「지역문화진흥법」 제18조(문화지구의 지정·관리)에 의거하여, 전국에 인천 개항장, 파주 헤이리, 제주 저지 예술인마을, 서울 인사동, 대학로, 서초음악지구 총 6곳이 지정되어 있다. 인천 개항장은 2010년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 관리 및 육성에 관한 조례」에 따라 해당 구역 내 역사문화자원 관리·보호와 문화환경조성을 위해 개항장을 중심으로 면적 537,114㎡ 범위가 지정됐다.

개항장 문화지구를 기반으로 국민 누구나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문화가 있는 날(마지막 수요일(주간))에 지역 수요와 특성을 반영한 문화프로그램을 지원하여 문화 향유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 내용이다.

문화지구 내에서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을 추진하고자 우선 지역 현황에 대한 조사, 그리고 사업 방향성, 문턱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심리적 접근성, 마지막으로 문화지구라는 곳을 특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공간 속의 시간을 담은 문화놀이터 – 개항장 문화지구’, 매월 문화지구에서 펼쳐지는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에 대해 소개해보겠다.

‘문화가 있는 날’, 그리고 ‘개항장 문화지구’에 접근하기

기존 개항장 문화재 야행부터 다양한 프로그램 및 행사가 가득한 개항장에서 문화지구를 특화해서 사업을 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사업을 기획해야 한다는 점은 ‘실무자’이자 ‘기획자’로 무척 기대되는 작업이었다.

사업 기획에 앞서, 문화지구에 대한 기초 데이터 자료 분석부터 지구 내 구조, 현황 분석 등을 선행했다. 이후 문화가 있는 날의 근본적 취지와 개항장 문화지구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개념적 접근을 통해 사업의 구조를 구성하고 완성해갔다.

문화지구의 지역적 특성(장소성, 공간성)을 반영한 공간특화사업, 기존 개항장 문화지구 내 확고하게 자리 잡은 역사·문화적 개념을 현대적, 예술적 접근으로 재해석해보는 개념확장사업, 개항장 문화지구 내 오늘날의 자산, 미래 유산 발굴을 위한 가치공유사업이라는 3개의 개념적 접근을 기반으로 세부 사업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구분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 개항장 문화지구
공간특화사업 개념확장사업 가치공유사업
“제물포문화클럽” “개항장 문화놀이터” “문화개항 네트워크”
내용
- 제물포 문화학당
- Live in 개항장
- Hello 개항장
- 개항장 문화놀이터
· 휴식이 있는 날
· 역사가 있는 날
· 자유가 있는 날
· 다양함이 있는 날
- 오늘의 개항장
· 개항발굴단
· 오늘 그리고 미래의 개항장
- 개항 커뮤니티
· 커뮤니티 데이
· 문화개항포럼

2024 문화가 있는 날 – 구석구석 문화배달 ‘개항장 문화지구’ 사업 개념화

‘문화가 있는 날’, 그리고 ‘개항장 문화지구’ 묶어내기

개념화 작업 후에 개별 개념을 반영한 사업을 카테고리화 했다. 심리적, 물리적 접근성을 높이고 누구에게나 장벽이 없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인 ‘제물포 문화클럽’, 개항장 문화지구의 고유 가치를 반영한 키워드 중심(휴식, 역사, 자유, 다양함)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인 ‘개항장 문화놀이터’, 문화지구 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그리고 시민과 함께 개항장 문화지구의 오늘날, 미래의 자원을 발굴하고 아카이빙하는 작업의 ‘문화개항 네트워크’로 묶어내었다. 카테고리화 작업을 통해 개별 사업의 성격을 잡아갔다.

제물포 문화학당 카드뉴스

제물포 문화학당 카드뉴스

휴식이 있는 날 카드뉴스

휴식이 있는 날 카드뉴스

개항발굴단 카드뉴스

개항발굴단 카드뉴스

사업별 포스터

‘문화가 있는 날’, 그리고 ‘개항장 문화지구’에서 사업 실현하기

[공간특화사업 – 제물포 문화클럽]

‘제물포 문화학당’의 경우, 최초가 많은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문화의 중심지였던 개항장 일대에서 사람이 모일 수 있는 문턱 낮은 사업을 추진해야겠다는 생각에 사업을 기획했다. 저명한 인문학 명사와 함께하는 성인 대상의 금요문화학당과 가족 단위를 대상으로 한 다장르 예술 체험 워크숍인 토요문화학당을 운영하며, 많은 참여자와 함께하고 있다.

제물포 금요문화학당

제물포 금요문화학당

제물포 토요문화학당

제물포 토요문화학당

‘Live in 개항장’의 경우, 문화가 있는 날(주간) 토요일에 개항장 문화지구를 방문하면 장소와 어울리는 공연을 통해 참여자 누구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기획했다. 최초의 근대식 호텔인 ‘대불호텔’ 테라스에서 악기 본연의 소리를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미니 오케스트라와 멋진 성악가와 함께하는 공연부터 앉아서 관람하기엔 어려우나, 지나가면서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참여형 공연을 통해 참여자와 함께 할 수 있는 ‘구청 광장’과 ‘대불호텔’ 주차장 일대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아트마켓 1883’과 연계해 신나는 퍼포먼스가 함께하는 공연, 차이나타운 내 ‘한중원’과 어우러지는 전통국악 및 중국 악기 공연 등을 통해 장소, 공간이 주는 이미지와 연계한 공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ive in 개항장
Live in 개항장
Live in 개항장

Live in 개항장

‘Hello 개항장’의 경우, 참여자 누구나 개항장 문화지구 내 박물관, 전시관 등 문화시설을 둘러보고 자유공원부터 다양한 자원을 둘러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역사 해설 투어보다는 투어 자체가 연극공연을 관람하는 형태인 이머시브형이면서 RPG 미션 투어 게임으로 구성해 재미 요소까지 더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개항장 살인사건 – 개혁의 파도 속에서

개항장 살인사건 – 개혁의 파도 속에서

조선 최고의 상회사 만들기

조선 최고의 상회사 만들기

[개념확장사업 – 개항장 문화놀이터]

다양한 휴양지와 이색 여행지가 가득한 개항장 문화지구에서 참여하는 ‘휴식이 있는 날-어쿠스틱 축제’, 근대 건축물부터 역사적 산물 그 자체인 문화지구 내에서의 ‘역사가 있는 날-거리극 축제’, 누구나 쉽고 자유롭게 교류하던 개항장 문화지구에서 자유로움이 가득한 ‘자유가 있는 날-공연예술축제’, 개항을 통해 개방감, 다양함이 가득했던 ‘다양함이 있는 날-서커스축제’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축제를 기획했다.

휴식이 있는 날

휴식이 있는 날

역사가 있는 날

역사가 있는 날

[가치공유사업 – 문화개항 네트워크]

‘오늘의 개항장’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도 앞으로의 ‘역사’라는 생각에서부터 사업 기획을 시작했다. 또한 오늘날의 우리가 생각한 개항장 문화지구의 문화자원은 무엇일지, 그리고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들은 무엇일지 시민들과 함께 발굴해보고 기록을 남겨보고자 ‘개항발굴단’을 기획했다. 또한 다양한 전문가와 함께 개항장 문화지구의 발전 방향, 그리고 가치를 도출해낼 수 있는 네트워킹의 자리인 ‘개항 커뮤니티’를 기획해 시민부터 전문가까지 폭넓은 의견을 반영하여 다음 연도 사업을 구성해 나가고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항발굴단

개항발굴단

개항 커뮤니티

개항 커뮤니티

그리고 다시, 되새김

사업을 추진하면서 역시나 부족했던 점은 늘 생긴다. ‘사전 조사를 더 철저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 ‘지역성을 더 반영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 ‘문화가 있는 날, 그리고 문화지구를 더 특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되새김.

지역에서 큰 단위 사업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실무자’이자 ‘기획자’인 ‘나’ 같은 사람에게는 엄청난 도전이기도 하다.

부족함에서 다시금 나아갈 힘을 얻는다고 했던가,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하면서도 더 적절히 또는 더 적합하게 사업을 기획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되새기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또 다음을 기약해본다.

이태민

이태민(李泰敏, TaeMin Lee)

인천중구문화재단 지역문화팀 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