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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고, 새로쓰는 순환가치

2024 <업사이클 페스티벌>

양윤식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IMF 시절 전국 곳곳에서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를 슬로건으로 진행되었던 아나바다 운동을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시작되었던 운동에서부터 오늘날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중고거래는 현재 우리 일상에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대표적인 자원 재사용의 역할을 수행하며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 잡았다.

또한 우리나라만큼 재활용 처리에 진심이 나라가 있을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재활용에 있어서 인식과 시민의식은 높은 편이다. 어느 곳이나 분리수거를 위한 쓰레기통이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고, 페트병과 비닐 분리배출, 택배 상자의 테이프 제거 등 완벽한 재활용을 위한 세세한 부분들까지 안내되어 실천으로 이루어진다.

여기 이제 단순히 재사용, 재활용을 넘어 새로운 자원순환의 키워드와 트렌드가 있다. 재활용이 아닌 새활용(-活用)이라고 불리는 업사이클(UPgrade+reCYCLing)이다. 업사이클은 단순한 재활용이 아닌, 재활용된 자원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담은 새로운 제품이나 활동으로 이어지는 순환개념이다.

2023 업사이클 페스티벌

2023 업사이클 페스티벌

2023 업사이클 페스티벌

2023 업사이클 페스티벌

업사이클의 개념은 문화와 산업 전반에 접목이 가능하고, 실현되고 있다. 고철 등으로 만들어진 악기를 사용하는 오케스트라, 폐플라스틱과 폐목재로 만들어진 가구, 축제 등 행사에 사용된 현수막으로 제작된 에코백, 용도를 다한 소방복으로 재탄생한 팔찌와 가방 등 우리 생활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고 있다.

2023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2회를 맞이하는 인천 서구 <업사이클 페스티벌>은 이러한 순환개념을 문화적 요소와 결합시키는 환경프로젝트 축제이다. 2024년 <업사이클 페스티벌>은 올해 10월 12일(토)~13일(일) 양일간 검단 드림파크 야생화단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인천의 서구, 그 안에서도 검단지역은 쓰레기 매립지라는, 어떻게 보면 자원순환이나 업사이클과는 상반되는 개념의 상징적인 장소가 있는 지역이다. 우리는 이러한 검단지역에서 <업사이클 페스티벌>로 보다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순환가치에 대한 인지를 높이고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2023 업사이클 페스티벌

2023 업사이클 페스티벌

2023 업사이클 페스티벌

2023 업사이클 페스티벌

<업사이클 페스티벌>은 크게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우선 피크닉 분위기 조성을 위한 지역예술인들과 대중음악 공연을 시작으로 환경을 주제로 활동하고 있는 연사들의 토크콘서트, 업사이클 악기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된 무대로 관람객들에게 축제 분위기를 선사한다. 두 번째로 자원순환의 과정을 담은 체험과 놀이프로그램, 새활용 실천 부스, 업사이클 플리마켓, 유관기관들의 자원순환 부스 등 가족 단위의 체험이 가능한 부스 프로그램으로 구성이 된다. 마지막으로 2024 자원순환박람회와 연계하여 인천지역 내 자원순환특화 기업들의 부스와 초등학생 대상 포스터 그리기 대회의 수상작들과 업사이클 작품 전시 등이 축제의 풍성함을 담당한다.
이렇듯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자원순환과 업사이클에 대한 인지와 실천력을 키우는 과정으로 축제는 구성된다. 축제를 즐기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 업사이클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고, 나아가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이 이번 축제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대부분 올여름을 유난히도 길고 힘들었던 여름으로 기억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들이 발생하고, 관련 연구기관과 환경기구에서는 지구환경의 무너짐을 매일같이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비해야 할 시대에 살고 있다. 물론 단순한 개인적 실천으로는 큰 변화를 불러오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개개인의 실천이 없다면 변화는 시작되지도 않을 것이다.
환경위기와 더불어 우리는 문화와 콘텐츠의 힘을 경험하고 체감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문화로 사람들의 인식을 넘어 국가의 인식과 위상조차 바뀌는 세상이다. 이렇듯 축제라는 문화콘텐츠로 업사이클과 자원순환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언젠간 하나의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 잡아 개개인의 힘이 하나로 모여 변화를 불러오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양윤식(梁允植, Yang yoon sik)

문화콘텐츠를 전공하고, 현재 (재)인천서구문화재단 문화예술진흥팀에서 기획전시, 업사이클 페스티벌, 예술인지원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