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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역사관에서 우리는 이렇게 시작하였다
『소래역사관에서 문화예술교육으로 만나기』
변채린
대학 시절, 처음으로 문화예술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봉사활동이었다. 당시 나는 초등학생 2학년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일대일로 수업을 진행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내가 맡은 학생은 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해져 있었고, 담당 선생님께서는 그 학생의 협동심을 길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요청하셨다.
많은 사례 조사를 통해 ‘릴레이 드로잉’ 프로그램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전공인 미술을 활용해 자신 있게 진행할 수 있었고, 다양한 주제를 정해 참여 학생이 주제를 선택하고 그림을 시작하면 내가 이어서 그려나가는 방식을 반복해 함께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협동심이 길러질 것이라 생각했다. 이 프로그램은 참여한 학생에게 예술을 통해 타인과의 소통과 협력을 경험하게 해주었고, 4개월 동안의 봉사활동은 나에게 문화예술교육의 첫발을 내딛게 했으며, ‘문화기획자’라는 꿈을 품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수업과 기획 등의 관련 과목을 수강하며 ‘기획자’로서의 꿈을 점차 키워 나갔다.
소래역사관에서 문화예술교육사로서의 시작
대학교 졸업 후 기초문화재단에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다가 현재는 소래역사관에서 문화예술교육사로 2년째 근무하고 있다. 소래역사관을 짧게 소개하자면 협궤열차, 소래염전 등 지역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자 2012년 6월 29일 개관한 남동구 최초 공립 박물관이다.
박물관에서 근무는 처음이라 소래역사관에서 근무를 시작했을 때는 걱정부터 앞섰다.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예산이 부족한 편이었고, 교육실은 지하에 위치해 있어 공간도 협소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진행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선에서 교육실을 개선하기 시작했다. 책상 위에 밝은색 시트지를 붙이고, 파티션을 칠하며 벽을 꾸미는 등 작은 변화로 공간을 좀 더 밝고 활기차게 만들었다.
소래역사관 교육실 개선 전
© 남동문화재단 소래역사관
소래역사관 교육실 개선 작업 과정
© 남동문화재단 소래역사관
소래역사관 교육실 개선 후
© 남동문화재단 소래역사관
그 뒤로는 프로그램 구성을 위한 준비를 계속 이어갔다. 예산과 교육 장소의 제약을 고려하면서도 실행 가능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고민한 끝에, <학예사는 박물관에서 무슨 일을 할까요?>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학예사 대리님과 함께 직접 강의를 진행하며, 초등학생 친구들이 학예사의 역할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학생들이 학예사가 되어 유물을 등록하는 방법을 배우고, 유물 포장과 소래역사관의 수장고를 방문해 실제 유물을 관람하며, 초등학생 친구들이 소래 지역의 역사와 유물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박물관에서 학예사는 무슨 일을 할까요?> 진행 사진
© 남동문화재단 소래역사관
이처럼 문화예술교육사는 문화기반시설을 중심으로 지역 콘텐츠를 활용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실행하고 관련된 행정업무까지 하며 예술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전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실제 이런 마음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사 현장 역량강화 사업을 담당하다
그럼에도 소래역사관을 활발하게 운영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지원사업들을 고민했고 ‘문화예술교육사 현장 역량강화 사업’에 지원하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2023년과 올해 인천문화재단에서 지원을 받아 문화예술교육사를 채용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다. 덕분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좋은 문화예술교육사 분을 만날 수 있었다. 2023년에는 소래포구 풍어제를 가족의 소망제로 풀어내는 ‘우리가족 소망을 담은 얼씨구 소래포구’ 전통연희 프로그램을 진행했었고, 올해는 아래 세 가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명 | 사업내용 | 대상 |
---|---|---|
꿈을 담은 협궤열차 | ‘협궤열차’에 대한 역사를 알아보고, 자신의 꿈을 담은 그림으로 협궤열차를 만드는 프로그램 |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 |
소래, 포근 | 소래에 관련된 이야기와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을 풀어내 자장가로 작사·작곡해 보는 프로그램 |
임산부, 예비산모 등 성인 누구나 |
소래 바닷속의 대화 | 소래 바다에 자신의 속마음을 담아 블랙라이트 연극으로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 |
초등학생 고학년 (10-13세) |
문화예술교육사 현장 역량강화 사업 공모 지원을 할 때 팀장님과 문화예술교육사 현장 역량강화 사업 운영에 대한 여러 고민을 했다. 특히 프로그램 기획에 대한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 문화예술교육사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게 지지와 지원을 하되, 지역 콘텐츠를 제시해 소래역사관 특성을 담은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협궤열차’,‘소래 바다’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꿈을 담은 협궤열차> 진행 사진
© 남동문화재단 소래역사관
<소래, 포근> 진행 사진
© 남동문화재단 소래역사관
<소래 바닷속의 대화> 진행 사진
© 남동문화재단 소래역사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매번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참여자의 노쇼나 진행 중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있었다. 이런 문제들을 인천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워크숍과 컨설팅에서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며 해결해 나갔다. 이 과정은 나에게도, 문화예술교육사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사업 담당자이자 소래역사관 문화예술교육사로서 문화예술교육사 현장 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매년 함께 성장하고 있다.
함께 소래역사관에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 사업이 그렇듯 혼자서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강사, 동료, 기획자 등 다양한 역할이 함께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사 현장 역량강화 사업이 딱 그렇다. 채용된 문화예술교육사 주임님과 함께 소래역사관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의 문턱을 낮추고, 많은 참여자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소래역사관에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는 힘을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실현하고 싶다.
소래역사관 전시장에서 문화예술교육사 주임님과 함께 한 컷
© 남동문화재단 소래역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