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예술의 온기를 찾아서 with 우주작업실

장윤석

지금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내비게이션 앱을 켜 목적지로 가는 방법을 검색하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가 전국 지도를 크게 펼쳐놓고 경로를 찾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과거에 상상으로만 그렸던 미래의 모습 중 현실 속에 다가와 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이와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는 스마트폰, 자율 주행 차량 등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주고 있으며 심지어 발전 속도는 점점 더 가속화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삶 속에서 예술 분야는 시대 흐름에 맞추어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아마 방금의 질문에 대하여 미디어아트를 자연스럽게 떠올리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아트는 그 창의성과 혁신성으로 인해 현대 예술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되었으며, 가상 현실, 증강 현실, 인터랙티브 아트 등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아트는 기술 발전과 함께 경계를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술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예술의 정의를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AI가 그린 창의적 그림(개구리 페페)

AI가 그린 창의적 그림(개구리 페페)
ⓒ디퍼런스디자인 블로그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체육관에 나타난 고래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체육관에 나타난 고래
ⓒARTHINK 블로그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들은 이런 엄청난 기술들로 이루어진 예술 작품들만 보게 될까요?

예술이 어떠한 형태로든 계속 발전해나가더라도 순수예술의 가치는 퇴색되지 않을 것입니다.
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은 분명 미래의 예술을 이끌어나갈 강력한 무기이지만, 디지털 기술에 의존하는 예술
작품은 종종 기계적인 차가움과 인위성을 띄며, 작품 자체의 의미보다는 기술적 성과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편 우주작업실은 우리에게 다시금 순수예술의 가치를 느끼게 만드는 공간입니다. 이름만 놓고 보아서는 미디어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 같은 첨단 작업공간을 연상시키지만, 실제로는 순수예술을 고수하는 우리 주변의 조그마한 작업실들을 칭합니다. 이곳은 변모하는 신기술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옛 기술로 온고지신을 이루는 공간이자 순수예술의 가치를 지역주민과 공유하며 나누는 따듯한 공간입니다.

2023 우주작업실(브라운메모리) 시민 참여작품

2023 우주작업실(브라운메모리) 시민 참여작품
ⓒ남동문화재단

2023 우주작업실(나비도예) 시민 참여사진

2023 우주작업실(나비도예) 시민 참여사진
ⓒ남동문화재단

자신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작품을 통해 깊이 있는 감정과 인간적인 감동을 얻는 우주작업실의 작가들은 새로운 매체와 기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세상 속에서 여전히 유효한 인간의 손길을 통한 예술적 가치를 찾고 있습니다. 이처럼 순수예술의 본질은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미디어아트와는 다른 방식으로 현대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주작업실을 통해 미래의 예술이 단순 미디어아트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순수예술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셨을까요? 디지털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에도 인간적인 감정과 손길이 담긴 예술 작품들은 여전히 높은 가치를 지닐 것입니다. 이처럼 다시금 순수예술의 가치에 대해 성찰해 보는 것은, 미래의 예술이 어떤 형태로 발전하든 간에 반드시 함께 고민되어야 할 중요한 요소일 것입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독자님들께서도 주변의 작업실을 찾아보고 방문하여 작업해 봄으로써 손끝에서 느껴지는 예술에 대한 감동과 기쁨을 느껴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장윤석

장윤석 (張允碩, JANG YOON SEOK)

남동문화재단 지역문화진흥팀에서 남동생활문화센터 시설과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우주작업실’을 찾아 지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