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하는 생의 기록

김유정

김유정

이름: 김유정 (金維政, Yujung Kim)
활동분야: 시각예술 (회화, 설치)
인천과의 관계: 인천출생, 현재 인천에 거주하면서 작업
작가정보: yujung0425@hanmail.net

주요학력 2009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 미술학박사 서양화전공 졸업
2002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교육학석사 서양화전공 졸업
1997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 서양화전공 졸업
주요경력
(전시 등)
주요 개인전
2024 깨어있는 사물들_Things awaken, KH필룩스 조명박물관, 양주, 한국
2023 유대하는 기록들, 탐색지대_Bonded Records, Explored Areas 소마미술관, 서울, 한국
2022 유희랜드_Land of Pleasure,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서울, 한국
2021 붉은 공기와 모서리 잔상_Red Air and Afterimage of Edge, 금호미술관, 서울, 한국
2020 잠식항_Submerged Vessel, 서구문화재단 정서진아트큐브, 인천, 한국
2018 식물에도 세력이 있다_Plants Also Have Power, 소피스갤러리, 서울, 한국
2017 숨의 광경_Breath Perspective, 갤러리 밈, 서울, 한국
2016 조각난 숲_Carved Grove,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한국
주요 기획 그룹전
2024 아름다름, 헬로우뮤지움, 서울, 한국
2024 대구포럼lll 누구의 숲, 누구의 세계, 대구미술관, 대구, 한국
2024 소마드로잉센터 아티스트전_Into Drawing Plus, 소마미술관, 서울, 한국
2023 정원사의 진술, 담빛예술창고, 담양, 한국
2023 양평군립미술관 개관 12주년 기념전_e. 想세계_낯선정원,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한국
2023 제7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_7구역-당신의 상상공간, (구)농림축산검역본부, 안양, 한국
2023 천안시 승격 60주년 특별기획전_관계도시 유동하는 미래, 천안시립미술관, 천안, 한국
2023 지구에 커튼을 쳐 줄게, KT&G 상상마당 홍대 갤러리, 서울, 한국
2022 민주·인권·평화 국제교류네트워크 특별전_녹색신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기획전시실, 광주, 한국
2022 Daegu-Paris Art Exhibition 2022_BLUE BIRD,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한국
2022 그린르네상스프로젝트_공존: 호모심비우스의 지혜, 팔복예술공장, 전주, 한국
2022 동시대미감전_식물키우기,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성남, 한국
2021 물과 바람의 시간, 청주시립 대청호미술관, 청주, 한국
2021 오노프 ONOOOFF,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한국
2021 푸른 유리구슬 소리: 인류세 시대를 애도하기, 서울대미술관, 서울, 한국
2021 제8회 아마도에뉴얼날레_목하진행중, 아마도예술공간, 서울, 한국
2019 Dear 식물_느슨한 연대, 소다미술관, 화성, 한국
2019 뜻밖에 초록을 만나다, 수원시립미술관 아트스페이스 광교, 광교, 한국
2019 재-분류: 밤은 밤으로 이어진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 한국
2018 HELP EARTH HELP US_우리의 집, 지구 기획전,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일산, 한국
주요 공모선정 및 수상
2024 인천문화재단 예술인지원사업 집중지원 선정, 인천문화재단, 인천
2023 제12회 필룩스 라이트아트 공모 선정, KH Feelux 조명박물관, 양주
2023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 선정, 서울문화재단, 서울
2022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작가 개인전 선정, 서울
2022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 선정, 서울문화재단, 서울
2021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 선정, 서울문화재단, 서울
2020 인천문화재단 인천형예술인지원사업 다년지원 선정, 인천문화재단, 인천
2018 제2회 호반그룹 남도문화재단 대상 수상
2018 서울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사업 선정, 서울문화재단, 서울
아트북 출간
2022 「식물에도 세력이 있다」 김유정 아트북, 아트북프레스
레지던시
2015-2017 인천아트플랫폼 6, 7기 입주작가
2012-2014 OCI미술관 창작스튜디오 2기, 3기 입주작가
주요 작품 소장처 정부미술은행,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천안시립미술관, OCI미술관, 인천문화재단, 이랜드문화재단, 남도문화재단

1.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품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우리의 일상에서 생산과 폐기를 무수히 반복하는 대상(사물)들은 나의 작업 구상단계에서부터 정신이 담겨 선택된다. 그렇게 수집된, 주변에 존재하면서 쓰임을 다해 버려진 것들이 살아있는 식물에 덮여 다시 생명의 정원으로 치환된다. 나의 창작과정은 특정 장소에서의 활동을 통해 그린 에너지를 관람자들과 교감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의 일환으로써 숨의 공간으로 재탄생되며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로써 탐색하고자 한다.

나는 회벽에 스크래치 과정을 통한 행위로서의 프레스코화와 이주 식물 틸란드시아 설치 작업, 라이트 박스 입체작업, 그리고 오브제 작업으로 다채로운 공간 연출을 선보여왔다. 이식된 자연을 통해 오래된 인간과 자연의 지배 관계를 되묻고, 사회에 속한 개인의 모습을 인공적인 자연에 투영한 사유를 다양한 방법론으로 구현해 왔다. 시각적 촉각을 이루는 집중된 실험으로 식물과 인간의 지배관계, 사회화된 식물의 힘, 생명과 문명의 관계에 관한 성찰적 시선을 다룬다. 인간과 자연은 상호 긴밀한 유기적 관계로 생태적 연대를 이루며 공존, 유대하는 관계로서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2022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개인전 전시전경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제공

2022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유희랜드>> 개인전 전시전경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제공

growing up playground
자라는 놀이터
2022
tillandsia, wasted rides and game machines in an amusement park, wire dimensions variable

어린 시절 수많은 놀이기구 중에 회전목마가 으뜸인 시절이 있었다. 방치되었던 놀이기구 오브제들이 다층적 레이어를 이루며 익숙하면서도 낯선 장면을 제시한다. 틸란드시아는 기억을 소환하는 숨의 장치로서 보호와 장식을 위해 시공간을 기억하는 존재이자 매개체가 된다.
놀이 공원에서 만나볼 수 있을 법한 다양한 물건들을 전시하여 추억을 소환하고
우리에게 잊혀진 경험을 떠올리게 하며 관람객들의 흥미를 끈다.
또한 2층 공간에는 놀이기구가 작동하는 소리, 놀이기구를 탄 사람들이 내는 소리, 삐걱대는 그네 소리 등을 수집하고 재구성한 사운드 아트를 접목한다.
이러한 무기체 대상물들은 한때 인간에게 유희의 대상이었던 기구였지만 그 수명을 다해 버려진 것들에서 새로운 관심의 대상으로 규정되며 생명을 얻어 살아있는 유기체로 둔갑한다. 이는 원시적인 그로테스크한 풍경을 자아내며 마치 문명의 종말을 예고하는 것 같지만 결국 인간의 돌봄 없인 유지하기 힘듦을 보여준다. 즉 자연과 인공의 공존에서 아이러니함과 모순 관계를 조명하며 생명체로 전환되는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

2023 소마미술관 개인전 전시전경

2023 소마미술관 <<유대하는 기록들, 탐색지대>>
개인전 전시전경
@소마미술관 제공

a broken breath, a growing body
뒤틀린 숨, 자라는 몸
2023
tillandsia, car damaged after an accident, wire dimensions variable

전시 공간을 장악하는 신비롭고 기묘한 장면은 편리한 이동 수단인 자동차가 온전하지 않은 상태가 아닌 모습에서 식물과의 결합으로 마치 살아 꿈틀거리는 형체들로 놓이게 되는 데 쓰임을 다하여 폐기 수순을 밟게 되기 전에 생명체가 되는 전환의 이미지, 뒤틀린 숨, 자라는 몸으로서 기능한다.
긴 시간 마음에 이끌린 장소에서 더듬어 찾은 탐색의 결과물은 공간과 식물성의 만남 그리고 소리를 수집하고 재구성한 사운드 아트의 접목으로 새로운 생명체로 둔갑하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고, 대상을 생명체로 전환하는 마치 인간 이후의 풍경을 암시하듯 새로운 미감으로 다가가길 기대한다.

2024 KH필룩스조명미술관 개인전 전시전경

2024 KH필룩스조명미술관 <<깨어있는 사물들>> 개인전 전시전경

flwing breath
흐르는 숨
2024
미러 시트지, 수집한 책장, 자개장 및 앤틱 서랍, 시계장, CD장 라이트 박스, 인조식물, 천 / 사운드 아트
dimensions variable

인간의 삶에서 불편함을 덜기 위해 생겨났던 사물들이 그 존재의 수명을 다해서 버려졌다.
라이트 박스 형태인 장롱 서랍, 가구 서랍 같은 일상적 사물들 안에는 그것과 대조항으로 설정된 식물 이미지를 결합한 자연 이미지가 복합적으로 자리한다. 유기물은 쉽게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문명을 위한 많은 상품들은 폐기 이후에도 자연화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수집된 자개장 안의 서랍과 책장은 재순환 과정을 통해 새롭게 탈바꿈된다.
발견된 오브제인 원목 가구와 자개 가구의 서랍에 조명을 설치해 새로운 빛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라이트 박스에 갇힌 시계가 있는 가구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과거의 시간을 소환하며, 사람이 다가가면 움직이는 방식으로 연출된다. 한때는 인간의 공간에서 삶의 시간이 녹아들며 사용했던 버려진 물건들, 쓰임을 다한 가구가 빛과 인조 벤자민 식물 이미지, 양귀비, 수련 등의 식물을 만나며 새로운 숨을 이어간다. 그것들이 만들어 낸 공간의 간격은 초록의 식물과 회색빛 음영의 조화로 동양적인 미감을 체감하게 하며, 그림자의 농담은 새벽안개 사이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강하게 투과되는 빛과 서정적으로 재현된 식물이 만들어 낸 인공의 라이트 풍경은 우리에게 도심의 숲에서와 같은 사색의 시간을 부여한다. 미러 시트지에 의해 비쳐지는 전시 공간의 라이트 입체조형은 관람자들에게 사물의 생산과 폐기를 반복하는 순환 속에서 재탄생된 치유의 빛으로 어두움을 밝히는 황홀한 공간이 되며 유니크한 음영으로 완성된다. 또한 녹음된 물이 떨어지는 소리는 흐르는 숨과 함께 공감각적 심상을 극대화한다.

2023 소마미술관 개인전 전시전경

2023 소마미술관 <<유대하는 기록들, 탐색지대>> 개인전 전시전경

Warped Sound
구부러진 소리
2023
tillandsia, stainless laser cutting dimensions variable

고향을 떠나온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거주하면서 상처받았던 말들과 인테리어 관상용 이주 식물로 쓰이는 틸란드시아의 하모니, <구부러진 소리>(2023)는 그들의 가슴에 레이저 커팅처럼 각인된 언어를 틸란드시아 식물로 감싸 안으며 대화와 같은 치유와 위로를 선사하고자 한다. 나약한 식물의 이미지가 아닌, 밟히고 망가져 온전한 마음 상태가 아니어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으로 무수한 상처를 이겨내며 고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담는다.
전시 공간 한 편을 장악하는 신비롭고 여린 텍스트 모습은 식물과의 결합이자 미음의 승화로 생명체가 되는 전환의 이미지, 자라는 숨으로서 기능한다.
이주여성의 마음에 새겨진 아픔의 말들. 이러한 이식, 이주의 대상들을 치유의 매개체로 기능하는 틸란드시아 식물과 생존조건에 맞게 적응하며 견뎌내는 광경들에서 발현된 삶의 조각들은 지금도 어딘 가에 여전히 존재하며 밟히고 살아내는 피어난 질경이의 의미처럼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프고 낫기를 반복하면서 이겨내는 우리 생존의 모습, 발자취와 무관하지 않다.

달을 삼킨 섬, 떠다니는 낮

Island swallowing the moon, floating day
달을 삼킨 섬, 떠다니는 낮
2024
fresco, scratch on lime wall 90.2×140.2cm

생장에서 성장으로 변화되는 환경에 매번 새롭게 적응하는 식물들의 생존방법은 사회에 속한 개인의 모습을 투영한다. 본토를 떠나 다양한 나라, 기후 조건에 맞게 자연스럽게 자라던 식물이 이식되면서 새로운 공간에서 적응하고 살아내는 모습과 삶을 기록하며 여성과 생태에 관한 연구를 심화한다.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자연과 휴식이 트렌드가 된 지금, 식물은 더욱 특별한 존재로 주목받으며 식물을 매개체로 도심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유기적 공간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경험과 편안함을 주고 때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하며
누구나 찾아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수많은 공공 정원이 여러 미션과 테마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정원은 파괴가 허락된 공간이며 식물, 땅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해주어 우리의 마음을 천천히 치유하면서도 동시에 공동체적이며, 삭막한 도시 속에서 자연의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로 큰 위안이 된다.
프레스코화는 대상화된 식물이 육화된 표면을 이루어 칼슘 막이 형성되기까지 즉, 작업이 끝날 때까지 수분이 마르기 전에 표현이 가능한 화법이다. 석회 표면에 조각칼로 각인하듯 상처를 내는 행위인 스크래치는 교차와 반복으로 합일점을 향해 나아간다. 플랜테리아 카페를 찾아다니며 다양한 공간을 탐색하고 작업의 연결 지점을 고민하면서 장소성을 부각하였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힐링 장소인 식물 카페의 공간 아래 화려한 조명 탓에 무언의 상처를 받으면서 인간을 위해 시각적 장식을 담당하는 식물을 대상으로 한 프레스코 회화는 무수한 상처들이 점철된 장면으로 구현된다. 그리고 빛을 받아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나는 선적 파편들이 이미지를 부각하며 생경하게 표출된다.

달을 삼킨 섬, 떠다니는 낮

Island swallowing the moon, floating day
달을 삼킨 섬, 떠다니는 낮
2023
fresco, scratch on lime wall 115.2×65.2cm (3)

생장에서 성장으로 변화되는 환경에 매번 새롭게 적응하는 식물들의 생존방법은 사회에 속한 개인의 모습을 투영한다. 본토를 떠나 다양한 나라, 기후 조건에 맞게 자연스럽게 자라던 식물이 이식되면서 새로운 공간에서 적응하고 살아내는 모습과 삶을 기록하며 여성과 생태에 관한 연구를 심화한다.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자연과 휴식이 트렌드가 된 지금, 식물은 더욱 특별한 존재로 주목받으며 식물을 매개체로 도심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유기적 공간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경험과 편안함을 주고 때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하며
누구나 찾아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수많은 공공 정원이 여러 미션과 테마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정원은 파괴가 허락된 공간이며 식물, 땅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해주어 우리의 마음을 천천히 치유하면서도 동시에 공동체적이며, 삭막한 도시 속에서 자연의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로 큰 위안이 된다.
프레스코화는 대상화된 식물이 육화된 표면을 이루어 칼슘 막이 형성되기까지 즉, 작업이 끝날 때까지 수분이 마르기 전에 표현이 가능한 화법이다. 석회 표면에 조각칼로 각인하듯 상처를 내는 행위인 스크래치는 교차와 반복으로 합일점을 향해 나아간다. 플랜테리아 카페를 찾아다니며 다양한 공간을 탐색하고 작업의 연결 지점을 고민하면서 장소성을 부각하였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힐링 장소인 식물 카페의 공간 아래 화려한 조명 탓에 무언의 상처를 받으면서 인간을 위해 시각적 장식을 담당하는 식물을 대상으로 한 프레스코 회화는 무수한 상처들이 점철된 장면으로 구현된다. 그리고 빛을 받아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나는 선적 파편들이 이미지를 부각하며 생경하게 표출된다.

2022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개인전 전시전경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제공

2022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유희랜드>> 개인전 전시전경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제공

growing up playground
자라는 놀이터
2022
tillandsia, wasted rides and game machines in an amusement park, wire dimensions variable

어린 시절 수많은 놀이기구 중에 회전목마가 으뜸인 시절이 있었다. 방치되었던 놀이기구 오브제들이 다층적 레이어를 이루며 익숙하면서도 낯선 장면을 제시한다. 틸란드시아는 기억을 소환하는 숨의 장치로서 보호와 장식을 위해 시공간을 기억하는 존재이자 매개체가 된다.
놀이 공원에서 만나볼 수 있을 법한 다양한 물건들을 전시하여 추억을 소환하고
우리에게 잊혀진 경험을 떠올리게 하며 관람객들의 흥미를 끈다.
또한 2층 공간에는 놀이기구가 작동하는 소리, 놀이기구를 탄 사람들이 내는 소리, 삐걱대는 그네 소리 등을 수집하고 재구성한 사운드 아트를 접목한다.
이러한 무기체 대상물들은 한때 인간에게 유희의 대상이었던 기구였지만 그 수명을 다해 버려진 것들에서 새로운 관심의 대상으로 규정되며 생명을 얻어 살아있는 유기체로 둔갑한다. 이는 원시적인 그로테스크한 풍경을 자아내며 마치 문명의 종말을 예고하는 것 같지만 결국 인간의 돌봄 없인 유지하기 힘듦을 보여준다. 즉 자연과 인공의 공존에서 아이러니함과 모순 관계를 조명하며 생명체로 전환되는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

2023 소마미술관 개인전 전시전경

2023 소마미술관 <<유대하는 기록들, 탐색지대>>
개인전 전시전경
@소마미술관 제공

a broken breath, a growing body
뒤틀린 숨, 자라는 몸
2023
tillandsia, car damaged after an accident, wire dimensions variable

전시 공간을 장악하는 신비롭고 기묘한 장면은 편리한 이동 수단인 자동차가 온전하지 않은 상태가 아닌 모습에서 식물과의 결합으로 마치 살아 꿈틀거리는 형체들로 놓이게 되는 데 쓰임을 다하여 폐기 수순을 밟게 되기 전에 생명체가 되는 전환의 이미지, 뒤틀린 숨, 자라는 몸으로서 기능한다.
긴 시간 마음에 이끌린 장소에서 더듬어 찾은 탐색의 결과물은 공간과 식물성의 만남 그리고 소리를 수집하고 재구성한 사운드 아트의 접목으로 새로운 생명체로 둔갑하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고, 대상을 생명체로 전환하는 마치 인간 이후의 풍경을 암시하듯 새로운 미감으로 다가가길 기대한다.

2024 KH필룩스조명미술관 개인전 전시전경

2024 KH필룩스조명미술관 <<깨어있는 사물들>> 개인전 전시전경

flwing breath
흐르는 숨
2024
미러 시트지, 수집한 책장, 자개장 및 앤틱 서랍, 시계장, CD장 라이트 박스, 인조식물, 천 / 사운드 아트
dimensions variable

인간의 삶에서 불편함을 덜기 위해 생겨났던 사물들이 그 존재의 수명을 다해서 버려졌다.
라이트 박스 형태인 장롱 서랍, 가구 서랍 같은 일상적 사물들 안에는 그것과 대조항으로 설정된 식물 이미지를 결합한 자연 이미지가 복합적으로 자리한다. 유기물은 쉽게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문명을 위한 많은 상품들은 폐기 이후에도 자연화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수집된 자개장 안의 서랍과 책장은 재순환 과정을 통해 새롭게 탈바꿈된다.
발견된 오브제인 원목 가구와 자개 가구의 서랍에 조명을 설치해 새로운 빛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라이트 박스에 갇힌 시계가 있는 가구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과거의 시간을 소환하며, 사람이 다가가면 움직이는 방식으로 연출된다. 한때는 인간의 공간에서 삶의 시간이 녹아들며 사용했던 버려진 물건들, 쓰임을 다한 가구가 빛과 인조 벤자민 식물 이미지, 양귀비, 수련 등의 식물을 만나며 새로운 숨을 이어간다. 그것들이 만들어 낸 공간의 간격은 초록의 식물과 회색빛 음영의 조화로 동양적인 미감을 체감하게 하며, 그림자의 농담은 새벽안개 사이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강하게 투과되는 빛과 서정적으로 재현된 식물이 만들어 낸 인공의 라이트 풍경은 우리에게 도심의 숲에서와 같은 사색의 시간을 부여한다. 미러 시트지에 의해 비쳐지는 전시 공간의 라이트 입체조형은 관람자들에게 사물의 생산과 폐기를 반복하는 순환 속에서 재탄생된 치유의 빛으로 어두움을 밝히는 황홀한 공간이 되며 유니크한 음영으로 완성된다. 또한 녹음된 물이 떨어지는 소리는 흐르는 숨과 함께 공감각적 심상을 극대화한다.

2023 소마미술관 개인전 전시전경

2023 소마미술관 <<유대하는 기록들, 탐색지대>> 개인전 전시전경

Warped Sound
구부러진 소리
2023
tillandsia, stainless laser cutting dimensions variable

고향을 떠나온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거주하면서 상처받았던 말들과 인테리어 관상용 이주 식물로 쓰이는 틸란드시아의 하모니, <구부러진 소리>(2023)는 그들의 가슴에 레이저 커팅처럼 각인된 언어를 틸란드시아 식물로 감싸 안으며 대화와 같은 치유와 위로를 선사하고자 한다. 나약한 식물의 이미지가 아닌, 밟히고 망가져 온전한 마음 상태가 아니어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으로 무수한 상처를 이겨내며 고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담는다.
전시 공간 한 편을 장악하는 신비롭고 여린 텍스트 모습은 식물과의 결합이자 미음의 승화로 생명체가 되는 전환의 이미지, 자라는 숨으로서 기능한다.
이주여성의 마음에 새겨진 아픔의 말들. 이러한 이식, 이주의 대상들을 치유의 매개체로 기능하는 틸란드시아 식물과 생존조건에 맞게 적응하며 견뎌내는 광경들에서 발현된 삶의 조각들은 지금도 어딘 가에 여전히 존재하며 밟히고 살아내는 피어난 질경이의 의미처럼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프고 낫기를 반복하면서 이겨내는 우리 생존의 모습, 발자취와 무관하지 않다.

달을 삼킨 섬, 떠다니는 낮

Island swallowing the moon, floating day
달을 삼킨 섬, 떠다니는 낮
2024
fresco, scratch on lime wall 90.2×140.2cm

생장에서 성장으로 변화되는 환경에 매번 새롭게 적응하는 식물들의 생존방법은 사회에 속한 개인의 모습을 투영한다. 본토를 떠나 다양한 나라, 기후 조건에 맞게 자연스럽게 자라던 식물이 이식되면서 새로운 공간에서 적응하고 살아내는 모습과 삶을 기록하며 여성과 생태에 관한 연구를 심화한다.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자연과 휴식이 트렌드가 된 지금, 식물은 더욱 특별한 존재로 주목받으며 식물을 매개체로 도심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유기적 공간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경험과 편안함을 주고 때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하며
누구나 찾아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수많은 공공 정원이 여러 미션과 테마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정원은 파괴가 허락된 공간이며 식물, 땅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해주어 우리의 마음을 천천히 치유하면서도 동시에 공동체적이며, 삭막한 도시 속에서 자연의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로 큰 위안이 된다.
프레스코화는 대상화된 식물이 육화된 표면을 이루어 칼슘 막이 형성되기까지 즉, 작업이 끝날 때까지 수분이 마르기 전에 표현이 가능한 화법이다. 석회 표면에 조각칼로 각인하듯 상처를 내는 행위인 스크래치는 교차와 반복으로 합일점을 향해 나아간다. 플랜테리아 카페를 찾아다니며 다양한 공간을 탐색하고 작업의 연결 지점을 고민하면서 장소성을 부각하였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힐링 장소인 식물 카페의 공간 아래 화려한 조명 탓에 무언의 상처를 받으면서 인간을 위해 시각적 장식을 담당하는 식물을 대상으로 한 프레스코 회화는 무수한 상처들이 점철된 장면으로 구현된다. 그리고 빛을 받아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나는 선적 파편들이 이미지를 부각하며 생경하게 표출된다.

달을 삼킨 섬, 떠다니는 낮

Island swallowing the moon, floating day
달을 삼킨 섬, 떠다니는 낮
2023
fresco, scratch on lime wall 115.2×65.2cm (3)

생장에서 성장으로 변화되는 환경에 매번 새롭게 적응하는 식물들의 생존방법은 사회에 속한 개인의 모습을 투영한다. 본토를 떠나 다양한 나라, 기후 조건에 맞게 자연스럽게 자라던 식물이 이식되면서 새로운 공간에서 적응하고 살아내는 모습과 삶을 기록하며 여성과 생태에 관한 연구를 심화한다.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자연과 휴식이 트렌드가 된 지금, 식물은 더욱 특별한 존재로 주목받으며 식물을 매개체로 도심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유기적 공간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경험과 편안함을 주고 때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하며
누구나 찾아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수많은 공공 정원이 여러 미션과 테마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정원은 파괴가 허락된 공간이며 식물, 땅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해주어 우리의 마음을 천천히 치유하면서도 동시에 공동체적이며, 삭막한 도시 속에서 자연의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로 큰 위안이 된다.
프레스코화는 대상화된 식물이 육화된 표면을 이루어 칼슘 막이 형성되기까지 즉, 작업이 끝날 때까지 수분이 마르기 전에 표현이 가능한 화법이다. 석회 표면에 조각칼로 각인하듯 상처를 내는 행위인 스크래치는 교차와 반복으로 합일점을 향해 나아간다. 플랜테리아 카페를 찾아다니며 다양한 공간을 탐색하고 작업의 연결 지점을 고민하면서 장소성을 부각하였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힐링 장소인 식물 카페의 공간 아래 화려한 조명 탓에 무언의 상처를 받으면서 인간을 위해 시각적 장식을 담당하는 식물을 대상으로 한 프레스코 회화는 무수한 상처들이 점철된 장면으로 구현된다. 그리고 빛을 받아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나는 선적 파편들이 이미지를 부각하며 생경하게 표출된다.

2.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영감은 창조적인 일의 계기가 되는 기발한 착상이나 자극이다. 작가에게 경험과 관찰은 매우 중요한데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무엇인가 사유하고 있는 나의 성향이 새로운 환경을 접하면서 민감한 성향으로 창발되는 것 같다. 익숙지 않은 것에서 받는 기운, 새롭게 보는 시각, 예술 분야 외에 다양한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삶에 대한 단상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지대한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중요한데 늘 작업에 화두로 이어 온 생태 관련 서적들의 탐구, 영화나 음악에서 받는 짙은 감성 등 동시대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모든 읽을거리, 볼거리와 호기심이 작업의 중요한 시발점이 되는 것 같다.

작업을 하고 진행하다 보면 여러 가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는데 그중에서도 타자들의 반응이 흥미롭다. 낯설고 생경한 장면으로 연출된 전시 공간에서 틸란드시아 식물의 어마어마한 양과 기괴함에 놀라며 살아있는 식물이 재료(매체)가 되는 것을 신기해하는 관람객분들이 많다. 전시 기간 증에는 식물을 돌보기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분을 공급하며 관리하는데 번거로움이 있다. 때때로 환경이 적합한 경우, 진한 향을 내뿜고 꽃을 피울 경우도 있지만 전시 기간 냉난방의 환경으로 인해 식물이 말라가는 것에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난점이 있다. 때때로 이러한 어려움에 봉착하지만 작가적 숙명이라 생각하고 이겨내고 있다.

3.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작품을 창작하거나 표현하는 것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자신만의 언어로 감상의 대상이 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활동 및 그 작품들을 생산해 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은 예술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예술가가 뭔가 특별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작업하고 전시하는 일들이 주로 반복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 일들을 매우 잘 해내야 하기에 또는 좋은 결과물을 내고자 하기에 작품을 한다기보다는 오롯이 ‘아주 중요한 일’을 지속적으로 해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

시각 예술가로서 이미지의 세계가 각별한 것은 자신의 존재론적 탐구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되면서 매년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전을 집중하여 준비하며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과 꾸준한 탐구자의 자세로 임하다 보니 현재는 좋은 전시에 참여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리적 압박감으로 고뇌의 날도 많이 있지만 늘 새로운 작업에 대한 구상과 기대감은 긍정 에너지를 발산하는 어떤 움직임의 근본이 되는 힘을 갖게 한다.

지금 우리는 혼돈과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학화, 기계화는 점점 더 인간화를 지양하며 이미 인공지능이 많은 부분에서 인간을 대신하고 있다. 격변하는 시대에 어느 때보다도 창조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순발력 있는 적응이 필요한 시기이다. 나는 시각 예술가로서 동시대의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반영하는 예술과 그것을 고민하는 예술가의 역할이 중요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넘볼 수 없는 창조성으로 지혜로운 판단을 하고, 타인과 소통하고 교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자아실현을 이루고, 자신의 고유한 개성이 담긴 작업을 발현하며 자기다운 삶을 지켜내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꾸준하게,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예술가로 기억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지만 어려운 문제이고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나는 사회에 속한 개인의 모습이 인공적인 자연에 투영한 사유를 통해 방법적으로 회벽에 긁힘의 행위 과정으로써의 프레스코화와 식물 공간설치를 통해 다채로운 공간 연출을 선보이며 시각적 촉각을 이루는 집중된 실험으로 식물과 인간의 지배관계, 사회화된 식물성에 대한 주제로 작업을 해왔다. 2015년 이후부터 뿌리 없이 생존하는 틸란드시아 식물에 영감을 받은 이후, 인간과 자연의 생태계 일면을 반영함과 동시에 감춰진 대상에 대한 해석학적 상상력으로 전시 공간을 각기 다른 장소성을 살리기 위해 여러 사물을 그것으로 덮어왔다. 침실이나 부엌, 거실, 자동차, 배, 놀이기구 등 친근한 일상 공간을 뒤덮은 식물들은 묵시록적으로 기괴함이 완전히 다른 무엇이 아니라 친근한 것에서 약간 비틀린, 즉 동일성 속의 차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과정으로서의 회화가 가진 본질적 측면과 작업의 행위과정에서 ‘긋기’에 관한 내적 트라우마에 대한 의미론적 은유를 부각하였고, 프레스코화 작업으로 전통과 동시대미술의 길항 관계를 모색하고 가치전도, 방향전환, 인지부조화의 관점으로 본 심리적인 내면이 반영되어 개인의 심리와 사회적 관계 안에서 드러난 사유의 단상들을 스크래치적 행위로 그려냈다.

최근 개최한 KH필룩스조명박물관 전시에서 마지막으로 작업한 <이어진 숲, connected forest 2024>을 좀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생활 주변이나 목공소를 찾아다니면서 수집한 목조각들이 재료가 되는데 세계 곳곳의 나무로 제작된, 사용되어 버려졌거나 제품이 되지 못한 부분으로 무의미해진 조각인 자그마한 손잡이, 마개, 다리 또는 이음새 등이 새롭게 연결되고 이어지면서 이루는 하나의 조경이자 탑과 같은 형상으로 오브제 입체조형작업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그리고 인천문화재단 지원사업으로 여러 분야의 예술인들과 협업하여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5. 예술적 영감을 주는 인천의 장소 또는 공간이 있으신가요?

플랜테리어 카페나 호텔 등에서 자생하는 식물은 인간을 위해 조성된 공간에서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면서 생존조건에 맞게 살아 나가며 그 생명력을 유지하며 숨의 공간으로 새롭게 변모한다. 공공의 뜰이라고 할 수 있는 정원의 쓸모에 대한 관심과 다른 시공간에서 이식된 식물들이 플랜테리어 공간을 조성하는 것에 시선이 머물면서 식물이 대상화된 장소를 찾아 다니며 이미지를 수집하고 작업 구현에 몰입하고 있다. 인천에 거주하면서 작업하다 보니 프레스코화 근작들은 ‘포레스트 아웃팅스’나 ‘릴리’ 등 인천의 식물 카페 명소를 중심으로 다니면서 동시대 식물의 존재 위치에 대한 생각을 부여하며 작업하였다.

생장에서 성장으로 변화되는 환경에 매번 새롭게 적응하는 식물들의 생존방법은 사회에 속한 개인의 모습을 투영한다. 본토를 떠나 다양한 나라, 기후 조건에 맞게 자연스럽게 자라던 식물이 이식되면서 새로운 공간에서 적응하고 살아내는 모습과 삶을 기록하며 여성과 생태에 관한 연구를 심화한다.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자연과 휴식이 트렌드가 된 지금, 식물은 더욱 특별한 존재로 주목받으며 식물을 매개체로 도심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유기적 공간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경험과 편안함을 주고 때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하며 누구나 찾아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수많은 공공 정원이 여러 미션과 테마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정원은 파괴가 허락된 공간이며 식물, 땅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해주어 우리의 마음을 천천히 치유하면서도 동시에 공동체적이며, 삭막한 도시 속에서 자연의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로 큰 위안이 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힐링 장소인 식물 카페의 공간 아래 화려한 조명 탓에 무언의 상처를 받으면서 인간을 위해 시각적 장식을 담당하는 식물을 대상으로 한 프레스코 회화는 무수한 상처들이 점철된 장면으로 구현된다. 그리고 빛을 받아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나는 선적 파편들이 이미지를 부각하며 생경하게 표출된다.

인간의 영역 안에 들어온 자연은 욕망을 채우거나 위안을 주는 존재이자 환경을 변화시키는 존재로서 위태롭거나 모호하고도 규정할 수 없는 잔상을 남기며 어떤 힘 있는 중간자로서 그 숨은 세력을 뻗어 나간다.

6. 앞으로의 활동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생태와 환경의 문제는 전 지구적 이슈다. 기후변화는 현재 전 지구를 강타하고 있는 바이러스 문제보다 더 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생태와 환경문제를 정곡으로 찌르고 있지만, 계몽주의적 태도보다는 오래된 사물의 침묵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식물 너머 괴기스럽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한 공간을 연출하며 환경이 본격적으로 파괴되기 시작했던 산업혁명 시기 낭만주의자들이 폐허에서 느꼈던 숭고함을 일깨우고 근대의 낭만적 숭고는 긴급한 환경적 실천의 요구로 탈바꿈한다. 나는 지속적인 교류, 소통으로 인간과 자연, 관계의 생태학적인 접근과 학술적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 지역의 문화를 읽어내는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고 지금 인간의 실내환경영역 안에 들어온 식물과 표현의 도구로 매체가 한정되기보다는 의미를 구현하는 표현의 도구로서 기능하는 방법론적인 측면에 관심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오랫동안 관심 화두로 진행해 온 결과 현재까지 생태 환경과 기후에 관한 주제와 연결된 주요 기획전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작업을 선보일 기회가 많았다. 현재 KH필룩스조명박불관에서 깨어있는 사물들 개인전이 8월 말까지 진행 중이고, 대구미술관, 헬로뮤지움 등에서도 기획전을 하고 있다. 9월에는 대만의 뮤지엄에서 기획전이 예정되어 있고, 11월에는 인천문화재단 집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야·생·찬·가를 주제로 이주여성과 자립준비청년 그리고 인천 과학예술영재고등학교에서 기숙 생활을 하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 전시가 있으며 앞으로 있을 국내외 여러 일정들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