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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유쾌한 소통>
인천문화통신3.0은 2020년 9월부터 지역 문화예술계 · 시민과 인천문화재단과의 소통을 위해 <유쾌한 소통>이라는 이름의 기획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였다.
매달 인터뷰 기사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시민과 예술인들을 만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 김영덕 대표이사와 주니어 직원들의 달달한 차담회”
이은지
홍보협력팀 이은지: 안녕하세요! 오늘은 인천문화재단에 새로 취임하신 김영덕 대표이사님과 입사 3년 차 내외의 주니어 직원들의 따뜻하고 달달한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취임하신 지 어느덧 두 달이 되어가는 김영덕 대표이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직원들이 평소 궁금했던 점을 해소해보며 대표이사님과 한층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표이사님께서는 취임하신 지 두 달가량 되어가시는데요, 그간의 소회가 어떻게 되실까요?
김영덕 대표이사: 소회를 “품고 있는 생각”의 의미로써 말하자면,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립 20주년을 맞이해서 일종의 ‘매듭’을 일단락하고 다음의 도약을 위해 나아가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직은 유기체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에 대외환경에 부응해서 그때마다 변화를 거듭해야 하는 것이 생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각고의 노력을 통해 변화를 모색해 온 만큼, 앞으로의 20년을 내다보고 재단의 미래를 더욱 탄탄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예술연습공간 이병준: 대표이사님께서는 취임과 더불어 인천으로 이사를 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도 입사와 함께 인천으로 이사 온 만큼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인천으로 이사를 오신 소감이나 한달살이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김영덕 대표이사: 저는 현재 재단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의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일본 유학의 경험도 있고 경남에서도 2년 동안 관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낯선 환경에서의 적응력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식사의 경우에도 한식, 중식, 일식, 서양식 등 가리지 않고 먹는 편이라서 혼자 생활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는 편이기도 하고요. 인천으로 온 이후부터 업무로 매일매일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경험이 있는 업무라 익숙하지만, 임명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이라 아직 인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외부 행사에 참석하며 인천 지역예술인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통해 인천을 배워나가는 중입니다. 시간이 허락할 때는 좋아하는 음식인 빵 투어를 다니거나 카페투어를 다니며 인천을 둘러보기도 합니다. 하루하루 인천에 대한 이해가 쌓이는 것이 느껴져서 좋은 요즘입니다.
일이라는 매개체로 인천에 오게 되었지만, 인천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 안에서 제가 할 일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동기부여이자 삶의 활력소입니다. 저는 일과 동기화되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다르게 표현하면 워커홀릭형 인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에 몰두하다 보니 가족과의 시간이 줄어든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제가 조금 더 바쁘게 움직이고 시간을 쪼개, 주변인과 가족들과의 시간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공연예술연습공간 이병준: 카페투어를 취미로 즐기신다는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카페투어 이야기를 더 들려주실 수 있나요?
김영덕 대표이사: 바쁜 일정으로 아직 많이 가보지 못했지만, 틈틈이 빵 투어와 카페투어를 즐기고 있어요. 가본 곳 중에서는 청라 ‘계란집딸들’의 에그 크로와상, ‘동양가배’의 커피, 그리고 구월동 롯데백화점 ‘노티드’의 우유 생크림 도넛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틈나는 대로 인천 곳곳을 돌아다니며 커피, 베이커리, 카페를 탐방하며 더 많은 곳을 알아가고 싶네요.
한국근대문학관 이지석: 대표이사님의 타지 생활 이야기를 들어보니 인천에 대해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계시는 것이 느껴져서 인상적입니다. 인천을 알아가면서 느껴지는 인천의 이미지는 어떠셨는지, 인천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영덕 대표이사: 현재까지 경험한 인천에 대한 이미지를 말씀드린다면, 인천은 한 단어로 단정하기 어려운 다양한 특성이 교차하는 지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인천만의 매력이 아닐까요? 세계의 관문으로써 송도, 영종도, 청라와 같은 국제도시가 있어 국제적인 색깔이 명확하면서도, 선사시대 유적, 단군 참성단, 대몽항쟁, 조선 말기 개항과 일본식민지와 같은 역사·문화유산부터, 근대 이후의 산업화과정에서 탄생한 수많은 산업단지까지 한국 고도성장기를 떠받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입니다. 한편으로는 북한과의 접경지역이기도 하며, 인천상륙작전과 같은 자유 역사의 현장도 보유하고 있으며 함박마을, 차이나타운, 송도국제학교 등 인천에 살고 있는 상당수의 외국인과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이북 5도민 등 다양한 지역에서 모여든 타향 출신도 상당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과 역동성의 에너지를 조화롭게 잘 연결한다면, 언젠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인천형 문화예술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합니다. 뉴욕의 뉴요커, 파리의 파리지엥처럼 인천만의 고유한 색을 가진 문화예술을 브랜드화하여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네요.
이전까지는 관광을 통해 인천을 경험하거나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인천을 관찰하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얕은 경험만큼이나 가본 관광지나 인천국제공항이 인천에 대한 이미지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겉핥기식이 아닌 인천을 속속들이 알아가기 위해 역사, 장소부터 인천의 다양한 사람들을 깊이 있게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송도, 청라, 영종도, 인천대공원, 개항장과 월미도, 강화도 등을 방문하거나, 다양한 인천분들을 만나며 인천과 관련된 이야기를 접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제 안에 인천이 스며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역문화팀 송소민: 인터뷰를 나누다 보니 저희도 점점 대표이사님께 스며들고 있는 것 같은데요, 대표이사님의 MBTI는 어떻게 되시나요?
김영덕 대표이사: MBTI는 기본적으로 재미로 보는 편이지만, 한편으로는 나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직장모드와 가정모드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직장모드로 검사하면 ISTJ(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로 나오지만, 가정모드로 검사해 보면 ENTJ(대담한 통솔자)로 나옵니다. 이렇게 보니 제 안에 다양한 제가 있는 것 같네요.
지역문화팀 송소민: 아까 언급하셨던 뉴요커와 파리지엥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더불어 뉴욕에는 뉴요커, 파리에는 파리지엔이 있다면 인천에는 과연 어떤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도 되고 고민도 됩니다.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인천문화재단 직원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콘텐츠가 있으실까요?
김영덕 대표이사: 마케팅의 고전에 해당하는 Al Ries의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콘텐츠진흥원 시절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 책에 ‘더 좋기보다 맨 처음이 돼라!’라는 구절이 있는데, 당시 공기관에 근무했던 저에게 마케팅의 세계에 새롭게 눈을 뜨게 한 명언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기존에 해왔던 재단의 지원 업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지만, 지원사업을 많은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창작작품이 널리 향유될 수 있도록 유통하여 인천시민이 문화예술을 활발히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담당자의 마케팅적 사고가 요구되겠지요. 최근에는 ‘오징어게임과 콘텐츠 혁명’과 양정무 교수의 ‘미술 이야기’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음악은 2020년에 돌아가신 ‘엔니오 모리꼬네’의 ‘시네마천국’을 자주 듣곤 합니다. 그리고 영화 ‘더 미션’의 ‘가브리엘의 오보에’도 즐겨듣는 음악입니다. 저의 최애 영화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인데요, 애니메이션이지만 실제와 같은 감동을 강렬하게 느낀 작품입니다. 영화 ‘원스(ONCE)’도 재밌게 봤는데요, 특히 주제곡 ‘Falling Slowly’는 아직도 진한 여운을 주고 있는 명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라이보울 정인지: ‘더 좋기보다 맨 처음이 돼라!’라는 말이 저에게도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이와 더불어 재단의 역할을 언급해 주셨는데요, 대표이사님께서 생각하시는 인천문화재단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김영덕 대표이사: 인천문화재단은 예술가분들, 시민분들을 최전선에서 접하고, 그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하며 오랫동안 쌓아온 전문성을 함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전문성을 바탕으로 예술가와 시민의 입장에서 시를 설득해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시정의 방향을 실행하기 위해 예술가나 시민에게 이해를 구해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양자의 입장에서 섬세한 소통과 설득이 요구된다고 말하고 싶네요. 아울러 재단은 인천 문화예술의 정보와 네트워크가 매년 쌓이고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정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와 의회, 그리고 지역사회와 충분히 소통하면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언하고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메신저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센터로서의 역할이 같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지원팀 허성수: 올해, 인천문화재단이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대표이사님이 말씀해 주신 재단의 역할이 더욱 뜻깊게 다가오는데요, 20주년을 맞아 인천문화재단에서는 어떤 것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김영덕 대표이사: 과거나 현재나 예술가분들의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위해 노력을 지속해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입니다. 이와 더불어 20주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좌표를 제시하고 변화를 거듭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구조 및 산업구조의 변화, AI 등 4차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발전, 문화예술 범위의 확대, 문화예술에 대한 니즈 변화 등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재단의 미래 비전과 전략과제를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취임사에서 발표했던 직무수행계획서에서 밝혔듯이 지역과의 연결고리 강화, 문화예술 융복합, 문화예술의 지속 가능한 기반 조성, 수평적 조직문화, 수요자중심의 행정 등이 역점을 두어야 할 주요 추진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홍보협력팀 이은지: 대표이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볼수록 올 한 해가 너무 기대됩니다. 오늘 대표이사님의 일상생활부터 재단의 역할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마지막으로 인천문화재단 직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영덕 대표이사: 인천에 곧 문화예술의 부흥기가 온다고 확신합니다. 인천이 세계 초일류 도시를 지향하며 나아가고 있는 만큼, 그와 걸맞게 문화예술 도시가 되어야 하는 시대적 사명이 주어졌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유럽 선진국은 과거의 공업 중심에서 창의적인 산업(영국에서는 창조 산업으로 분류)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도 문화예술과 콘텐츠, IT 등과 같은 창의적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하고요. 앞으로는 탈제조업이 더욱 가속화됨과 동시에 AI와 같은 과학기술이 발전함으로써, 노동시간은 줄어들고 주어진 여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될 것입니다. 삶의 질 향상의 핵심은 문화예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이 지금보다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시대적 필연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시대적 필연에 발맞추어 직원분들이 굳건한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일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표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재단의 위상 강화에 더욱 힘써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은지(李恩智, LEE EUNJI)
인천문화재단 홍보협력팀 주임
eunji3207@ifa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