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오늘은 내가 수타면 요리사
누들플랫폼 <반갑수타! 누들제면소>
강가애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 중에서 ‘면(누들, noodle)’이 빠질 수 있을까? 남녀노소, 나이불문하고 누구나 좋아하는 짜장면부터 새콤달콤 쫄깃한 면발이 이색적인 쫄면까지 대중이 즐기는 ‘면’은 그 종류도 참 다양하다.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면’의 발상지가 바로 인천 중구라는 점이다. 인천은 1883년 인천항이 개항하면서 외국문물과 외국인이 몰려들었고, 1935년 우리나라 최초로 밀가루 공장이 들어서면서 인천만의 고유한 면(麵)요리가 발달하였다. 특히 청국조계지에서 산동 출신 중국 상인들이 만들어 팔기 시작한 짜장면(북성동 차이나타운), 국수공장에서 밀려드는 주문량에 면발을 뽑는 사출기를 잘못 끼워 나온 굵고 질긴 면발의 쫄면(신포동), 서해 갯벌에서 채취되는 바지락을 이용한 바지락칼국수(용동), 이북식 냉면이 소개되어 재탄생한 인천식 냉면(화평동)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인천 중구는 북성동 차이나타운의 짜장면-신포동의 쫄면-용동의 칼국수-화평동의 냉면을 잇는 누들로드가 형성되어 우리나라 누들 문화의 발상지가 되었고, 그 중심에 누들플랫폼이 2021년 개관하였다.
누들플랫폼은 인천 중구의 누들로드 중심에서 누들을 테마로 인천 누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전시하고, 체험,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그렇다면 누들플랫폼은 어떤 공간일까?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간단하게 누들플랫폼에 대한 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먼저 1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우리나라 누들의 기원부터 개항과 외식 누들 먹거리의 탄생 등 인천 누들에 대한 내용과 인천 누들거리를 재현한 공간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관람객들이 편하게 휴식하고 각종 행사나 이벤트 등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로비는 누들플랫폼 1층 가장 중앙에서 만나볼 수 있다.
누들플랫폼 1층 상설전시실, 로비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누들플랫폼 상설전시는 2층까지 이어진다. 국수 역사기행, 국수 제조 방법, 나만의 누들 만들기 등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하며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상설 전시 공간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컵누들체험장, 키즈쿠킹교실이 2층에 마련되어 있다. 이 두 곳은 바로 뒤에 이어서 소개할 <반갑수타! 누들제면소>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누들플랫폼의 마지막 공간인 3층은 예비 외식 창업자, 일반인 등 전문가 교육을 위한 공유주방과 강의실이 있다. 특히 공유주방은 직접 요리할 수 있는 조리실 공간으로 희망조리실과 오픈요리실로 구분된다.
누들플랫폼 2층 상설체험 공간 Ⓒ인천중구문화재단
누들플랫폼 소개를 바탕으로 이제부터는 누들플랫폼 교육프로그램 <반갑수타! 누들제면소>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고자 한다. <반갑수타! 누들제면소>는 올해 처음 시작하게 된 교육프로그램으로 현재 누들플랫폼 대표 교육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갑수타! 누들제면소>는 다양한 면의 종류와 특징을 배우고, 면을 만들어 내가 디자인한 컵 용기에 담아가는 누들 체험 결합 교육으로 유아(6~7세), 어린이(초1~6학년) 대상 단체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신청 접수 5분 만에 거의 모든 날짜가 모집이 완료되어 누들플랫폼 교육의 인기를 실감하기도 했다.
<반갑수타! 누들제면소> 기획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점은 ‘누들’ ‘면’이라는 친숙하고도 누들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콘텐츠였다. 특히 아이들에게 직접 반죽과 제면(製麵, 국수를 만듦)을 해보는 체험을 통해 유쾌하고 신선한 경험을 선사해주고 싶었다. 또한 면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면의 주재료인 밀가루의 특징을 배우고, 다양한 면의 종류(소면, 스파게티면, 쌀국수면 등)를 보고, 느끼고, 만져보는 오감자극 체험 시간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반갑수타! 누들제면소> 이론수업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이제 <반갑수타! 누들제면소> 수업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먼저 이론수업에서는 앞서 소개했던 것처럼 밀가루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다양한 면의 종류까지 선생님의 쉽고 재미있는 설명과 함께 직접 면의 실물을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면서 우리가 평소에 자주 먹었던 면들을 탐색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체험 공간을 이동하는 어린이들의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이론수업이 끝나면 아이들과 함께 체험공간을 이동한다. 이처럼 <반갑수타! 누들제면소>는 이론수업과 컵 용기 꾸미기가 진행되는 컵누들체험장, 반죽을 만들고 제면을 하는 공간인 키즈쿠킹교실 이렇게 2개의 체험 공간으로 나눠서 진행된다. 수업마다 질서 있게 차례차례 이동하는 친구들의 모습들이 참 예쁘다.
이어서 <반갑수타! 누들제면소> 프로그램에서 하이라이트인 면 만들기 수업은 아이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밀가루이지만 이렇게 직접 반죽과 밀대, 제면기를 이용해서 면을 만들어보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색다른 체험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제면기에서 면이 뽑아져 나올 때는 아이들의 함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오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면’ 만들기 진행 모습 Ⓒ인천중구문화재단
“조물조물” “말랑말랑” 반죽의 촉감을 느끼면서 밀대로 반죽을 얇게 펴내는 작업은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이 너무나 잘해준다. 또한 반죽이 밀대와 테이블에 달라붙지 않도록 밀가루를 뿌려가며 작업하는 모습들은 꽤나 진지하고 최고의 집중력을 보여준다. 각자 얇게 펴낸 반죽이 완성되면 이제는 직접 제면기를 이용해서 면을 뽑아내는 작업을 이어간다. 선생님과 함께 한 명씩 차례대로 면을 뽑아낼 때면 아이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꽃이 피어나고, 이를 지켜보는 선생님들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타이밍이다.
<반갑수타! 누들제면소>는 주로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많이 찾아주고 있다. 특히 참여한 선생님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아이들이 직접 면을 만들어보고, 아이들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색다른 체험활동이어서 너무 좋았어요!”
“학생들이 직접 반죽을 밀고 면을 뽑는 과정이 너무 좋았어요”
“아이들이 기대한 만큼 재미있는 활동이었습니다. 1초면 신청이 끝나는 이유가 있네요^^”
‘면’ 담는 컵 용기를 꾸미는 모습과 완성 작품 Ⓒ인천중구문화재단
친구들이 만든 면은 전용 컵 용기에 안전하게 포장해준다. 포장 전에 다양한 채색도구를 이용해서 컵 꾸미기를 하는데, 이때 아이들 각자의 개성이 넘치는 컵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컵 꾸미기와 포장까지 마무리되면 친구들에게 오늘의 소감을 물어보는 시간을 가진다.
“면 뽑는 기계로 직접 면을 만들어보는 것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이거 집에 가져가는 거지요?”
“어떻게 먹어야 해요?”
“면 뽑는 기계 사고 싶어요!”
참여한 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친구들도 직접 제면기를 이용해서 면을 뽑아보는 시간이 가장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것 같았다. 필자도 <반갑수타! 누들제면소>를 참여한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누들플랫폼에서의 좋은 기억과 추억이 오래도록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이렇듯 재미있고 신선한 이야기와 체험이 가득한 ‘누들플랫폼’. 이번 글은 누들플랫폼 교육프로그램인 <반갑수타! 누들제면소>를 주로 소개했지만, 다양한 전시와 상설체험이 있는 누들플랫폼으로 아이들과 함께 혹은 연인, 가족과 함께 따뜻한 추억 한 그릇 하러 나들이 와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강가애(姜嘉愛, Kang Ga Ae)
인천중구문화재단 공연전시팀 주임
“일상에서 단단하고 유쾌한 문화예술교육을 꿈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