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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서 더 즐거운, 다음에 또 하고 싶은
학산마당극놀래 음악극 <슬기로운 관악부 생활>
박우찬
저는 2023년에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이하, 인천기계공고)에 입학하여 학교 동아리 관악부에 들어가 악기를 연주하게 되었습니다. 인천기계공고는 1940년에 개교하여 올해로 개교 83년이 되었고, 관악부는 1946년에 창설되어 역사와 전통이 아주 오래된 연주 동아리입니다. 관악부에서 제가 맡은 파트는 트럼펫입니다.
관악부 연주사진 ⓒ박우찬
관악부 생활에 적응하는 동안, 첫 번째 행사로 준비한 것은 ‘학산마당극놀래’ 였습니다. 학산마당극놀래는 인천 미추홀구 미추홀학산문화원의 시민창작예술축제입니다. 저는 관악부가 악기 연주만 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이번 축제에서는 연주와 연극까지 같이 하게 되었다고 하여 두려움 반, 설렘 반이었습니다.
저희는 관악부 동아리에서 실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연극과 연주가 어우러지는 음악극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연주할 곡을 정하고 연극을 위한 연기자를 선발해야 했습니다. 저는 그때 당시 연기에 참여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하나둘씩 참여자가 뽑히자 생각했습니다. “관악부에 들어와서 하는 첫 공연이니까 더욱 열심히 준비하자.” 저는 그렇게 연기에 참여하고 싶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연습사진 ⓒ미추홀학산문화원
시간이 지나고, 연기를 도와주실 미추홀학산문화원 마당예술강사 선생님들이 오시고 저는 함께 연기할 친구들과 짧고도 긴 연습 기간을 보냈습니다. 관악극 <슬기로운 관악부 생활>은 동아리에서 다투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는 우리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중간에 효과음도 연주하고, 저희가 연습한 연주곡도 함께 선보였습니다.
공연을 준비할 때, 공연이 불과 며칠 안 남았는데 초기 인원 중 몇 명의 친구들이 빠지게 되었는데, 그때는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방과 후 친구들과 연습하고 있을 때, 친구들이 연습에 지쳐 있을 때 연기 선생님께서 매점에서 간식을 사주신다고 하셔서 친구들이 갑자기 활력을 되찾고 연습을 마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후에는 대사를 잘 외울 수 있었습니다. 대사가 아닌 친구와 대화하는 느낌으로 연습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대사에서 친구가 저에게 “너는 여기 어떻게 왔어?”라고 물었을 때, “나는 초등학교 때 관악부를 보고 트럼펫이 진짜 멋있었어”라고 말하면서 더 길게 대화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부분은 저의 이야기입니다. 그중에서도 초반에 긴 대사를 하는 부분은 굉장히 떨렸습니다. 연습할 때도 그 부분을 많이 헷갈리고 긴장했던 기억이 있는데, 잘 마쳐서 다행이었습니다.
연습사진 ⓒ미추홀학산문화원
공연 타이틀 ⓒ미추홀학산문화원
급한 사정으로 당일 참가하지 못하는 연기자가 생겨서 공연 중에 자리에 공백이 생겼을 때, 3학년 선배님이 급하게 후배 학생 역할로 연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선배님은 안 해본 일이라 부끄러워하고 당황했지만, 짧은 시간에 완벽하게 연기를 했습니다. 정말 대단했습니다. 선배님도 공연이 끝난 후 좋은 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공연사진 – 악기 정하는 장면
ⓒ미추홀학산문화원
공연사진 – 관객에게 관악부 간식을 나누어 주는 장면
ⓒ미추홀학산문화원
연습 때 웃으면서 공연 준비를 열심히 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공연 당일 공연장에서 마지막 연습을 마치고 무대 위로 올라가기 직전, 살면서 처음 느낀 감정을 경험했습니다. 매우 긴장되고 떨렸습니다. 하지만 그 긴장이 무색하게 저는 상황극에서 그동안 연습했던 것을 자연스럽게 했습니다.
관악부 담당 박재현 선생님께서 매일 성당에 다니시며 기도로 관악부와 저희 친구들을 응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공연은 잘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연극까지 있고 많이 준비한 만큼 특별한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도 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희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시고 고생한 것을 칭찬해주셨고, 리허설 후에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고기도 사주셨습니다. 이번 음악극은 저희가 음악뿐만 아니라 연극이나 연기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연주 장면 ⓒ미추홀학산문화원
관객 인사 ⓒ미추홀학산문화원
무대를 마치고 엄청난 성취감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 공연을 보러 오셨을 때, 저는 처음으로 이런 일을 해보았기 때문에 어머니의 칭찬이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에 어머니께서 “정말 잘했고 연기가 대단하다.”라고 칭찬해주셔서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공연한다면 이번보다 더 많이 준비하고 싶습니다. 연주나 연극을 다시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공연 중에 가위바위보 장면이 있었는데, 친구가 이기고 제가 지는 부분이었습니다. 급하게 해서 사전에 말도 못 하고 서로 엇갈려서 당황스러운 상황이 있었습니다. 결국, 친구가 유능하게 대처해서 넘어갔지만, 그때의 장면이 아쉽고 부끄러웠습니다.
경연마당 – 시상식(두레상 수상)
ⓒ미추홀학산문화원
경연마당 – 시상식(두레상 수상)
ⓒ미추홀학산문화원
그동안 이 무대를 준비하며 예술 활동이 청소년들의 창의력과 사회적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자기 자신의 성장을 지켜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공연을 통해 외적으로 활동하고 성장하여 더욱더 자신감을 느끼고 제가 하고자 하는 것, 다양한 것에 도전하며 살고 싶습니다.
저는 이 무대를 친구들, 선배님들과 함께 준비한 것이 보람차고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함께 성장해갈 많은 청소년에게 연주, 연기, 노래 등 다양한 예능 활동의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저희 인천기계공고 관악부 친구들과 졸업하신 선배님들, 앞으로 들어올 후배님들도 모두 같이 파이팅했으면 좋겠고 저희를 초대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글 박우찬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메카트로닉스과 1학년에 재학 중인 관악부 부악장 (악기 트럼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