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평론가 강수환

강수환

이름: 강수환(姜受芄, Kang Soohwan)
출생: 1986년
분야: 아동문학평론
인천과의 관계: 인천에서 공부를 시작
작가정보: xysnp@hotmail.com (이메일)

약력
인하대학교 대학원 한국학과 박사학위 취득
2016년 계간 『작가들』 편집위원 역임
2017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평론 부문 수상
2020년 계간 『창비어린이』 편집위원 역임
2023년 평론집 『다르게 보는 용기』(창비) 발간

1.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품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평론은 얼마간 작품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요. 작가들의 노고에 늘 빚지고 있는 저로서는 스스로 대표 평론을 고르는 일이 어렵고 동시에 낯 뜨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굳이 선정해야 한다면 첫 평론인 「콤플렉스는 나의 힘: 이진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과 『원더랜드 대모험』」을 고르고 싶습니다. 첫 평론인 만큼 지금 다시 읽으면 부족한 점이 참 많이 보입니다만, 쓰는 동안 청소년 독자를 고려하며 텍스트의 의미를 하나하나 파헤치는 일의 보람과 재미를 새록새록 알아가던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요. 그 점에서 비록 만듦새는 썩 훌륭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저를 있게 한 평론인 까닭에 특히 더 애정을 가는 글입니다.

첫 평론이 실린 평론집

첫 평론이 실린 평론집 Ⓒ창비

첫 청소년문학 평론 「콤플렉스는 나의 힘」Ⓒ강수환

첫 청소년문학 평론 「콤플렉스는 나의 힘」 Ⓒ강수환

2.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일차적으로는 물론 좋은 작품을 읽을 때입니다. 좋은 작품은 그 자체로 독자에게 대화를 건네니까요. 그럴 때면 책장을 덮기 전부터 쓰고 싶은 말들이 삐죽 떠올라 마음을 가라앉혀야 할 때도 더러 있어요. 저는 매체, 기술, 대중문화 등에도 관심이 많은데, 이 분야의 비평이나 연구를 읽으면서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특히 어린이·청소년은 그 어떤 세대보다 테크놀로지나 대중문화에 민감하게 감응하는 존재이기도 하죠. 해당 분야의 글들은 어린이·청소년이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고 경험하는지를 이해하는 데에 참조가 되곤 해요. 비슷한 이유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직접 익히면서 이들이 세상과 관계하는 감각을 느껴보려고 하기도 해요. 그래서 작년까지는 ‘로블록스’를 열심히 했는데 올해는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슬슬 살펴봐야겠네요.

로블록스 게임 제작중인 과정Ⓒ강수환

로블록스 게임 제작중인 과정 Ⓒ강수환

3.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어떤 평론가가 되고 싶냐는 질문으로 고쳐 이해해도 될까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처음 평론을 시작할 때는 나름 큰 포부도 품었던 것 같은데, 쓰면 쓸수록 어떤 평론을 써야 할지, 어떤 평론이 지금 이곳에 필요한지 점점 더 헤매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평론을 많이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호된 비판의 형태여도 물론 좋지요. 그러할 때 텍스트는 물론이거니와 아동문학을 둘러싼 담론들도 더 풍성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흐름에 작게나마 보탬을 더할 수 있는 평론들을 쓸 수 있었으면 해요.

4.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지금보다 더 꾸준히 더 열심히 읽고 써야지요. 현재는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주목해보고 싶어요. 우리의 정체성은 고정적이지 않으며 다만 특정 시기, 공간, 조건 등이 교차하면서 그때마다 구성과 해체를 반복할 따름이죠. 이러한 정체성을 통해 우리는 자기 존재를 인식하고 때로는 오인하면서 이 세계 안에서의 나의 자리는 어디인지를 탐색하곤 합니다. 한데 국경, 인종, 젠더, 종 사이의 구분과 위계가 급변하는 현재, 정체성을 둘러싼 문제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어요. 자아를 확립해가는 어린이·청소년기에 정체성이란 중요한 화두이기도 하죠. 기회가 된다면 당분간 이 사안을 조금 더 면밀히 비평적으로 다루어보고 싶습니다.

5. 예술적 영감을 주는 인천의 장소 또는 공간은?

석사과정 당시에 중구 일대를 자주 찾았던 기억이 나요. 마침 주안역 근방에 살던 시기였는데요. 일 때문에 종종 들르기도 했지만, 쉬는 날에도 인천역이나 동인천역에 내려 이곳저곳을 둘러보곤 했어요. 그땐 개항장으로서 근대기의 흔적이 골목이며 집이며 남아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가끔 식민지 시기의 지도나 사진을 함께 펼쳐 비교해가며 현장을 걸어보기도 했어요.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떤 형태로 과거의 흔적을 담고 있는지, 반면 얼마나 새롭게 변화했는지를 몸소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장소와 시간과 나, 이렇게 셋이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었어요. 오랜 텍스트를 읽을 때면 이 당시의 기억이 때때로 떠오르곤 합니다.

각국조계지도(출처: 인천문화유산센터 디지털 아카이브)

각국조계지도 (출처: 인천문화유산센터 디지털 아카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