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가 차지언

차지언

이름: 차지언 (車知彦, Cha Jieon)
출생: 1969년
분야: 무용 (한국무용)
인천과의 관계: 인천 출생 및 초중고교를 인천에서 졸업. 현재 인천 거주 및 인천에서 예술활동 중

대표경력
현) 황해도무형문화재 제4호 화관무 예능보유자
현) 이북5도 무형문화재 연합회 이사장
현) 나연무용단 대표
현) 한양대학교 에리카 무용예술학과 강사
현) 사)대한무용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사)한국전통춤협회 인천광역시 지부장
현) 사)보훈무용예술협회 이사
현) 사)무용역사기록학회 이사
현) 사)한국무용학회 이사
현) 한국국악예술연합 이사
현) 융복합공연예술축제 PADAF 조직위원
현) 이북5도위원회 황해도 행정자문위원
학력사항
상명대학교 대학원 졸업 예술학박사
춘천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교육학 석사
숙명여자대학교 졸업 무용학학사
저서
『꽃이되어 추는 춤 – 황해도무형문화재 제4호 화관무』
홍보영상
화관무보존회 홍보영상
꽃보다 고귀한 춤 – 황해도무형문화재 제4호 화관무 (인천문화재단 후원)
주요 공연 경력 (최근 5년)
2023.12.23 국립민속박물관 우리민속한마당 <차지언의 춤, 참으로 지푸다.> 기획, 연출, 출연
12.12 황해도무형문화재 제4호 화관무보존회 2023 정기공연 <섬농> 기획, 연출, 출연
10.26 국립국악원 기획공연 <일이관지 – 조선춤방 ‘민천식 춤방’> 출연
7.4 무형유산연합회 기획공연 <명작숨결> 출연
6.21 국립 정동극장 기획공연 <세실 풍류> 출연
6.10~6.11 이북5도 무형문화재 연합회 축제 예술감독
2022.12.10 2022 국립민속박물관 우리민속 한마당 <차지언의 춤 오롯하여> 기획, 연출, 출연
11.10 남산국악당 기획공연 2022 한국명작무 대제전 출연
10.15 2022 이북5도 무형문화재 연합회 축제 예술감독
9.27 화관무보존회 2022년 정기공연 <청향만리(淸香萬里)> 기획, 연출, 출연
9.17 인천문화재단 중견예술인 지원사업 선정작 <애별리고(愛別離苦)> 기획, 안무
6.13 2022 모다페 국제 현대무용제 트레디셔널 리서치 오브 컨템포러리 안무자 초청 공연 <꽃의 변주 – 달을 그리며 꾸는 꿈> 안무
2021.12.23 인천문화재단 원로예술인 지원사업 -김나연의 춤 <망운지회(望雲之懷)> 기획, 연출, 출연
12.21 인천문화재단 중견예술인 지원사업 ‘애별리고’ 쇼케이스 기획, 안무
12.13 한국무용협회 락토댄스프로젝트 <희원지무> 기획, 안무
2020.10.10.-12.30 인천문화재단 공연예술 창작 활성화 공연예술단체 홍보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 <꽃보다 고귀한 춤 화관무> 기획, 연출
12.24 2020. 화관무 보존회 정기공연 <망운지정(望雲之情)> 기획, 연출, 출연
12.23 인천문화재단 예술표현활동 지원사업 선정 - 차지언의 춤 <그 길에 꽃은 피고> 기획, 연출, 출연
12.22 인천문화재단 크라우드펀딩 지원사업 선정 - 차지언의 춤 <옛살라비> 기획, 연출, 출연
2019.12.30 2019. 화관무 보존회 정기공연 <푸리> 기획, 연출, 출연
8.18 인천문화재단 지원사업 <동락태평(同樂太平)> 기획, 연출, 출연
5.18 인천종합예술회관 기획공연 <황금토끼-우리 춤과 소리의 어울림> 기획, 연출, 출연
3.27 국립국악원 기획공연 <수요춤전-꽃담을 넘은 단춤> 기획, 안무, 출연

1.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품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화관무 군무
화관무 군무

화관무 군무 Ⓒ차지언

저는 전통춤을 추는 사람입니다. 특히 제가 계승하고 교육하고 있는 춤은 황해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화관무입니다. 화관무는 황해도지역 기녀들에 의해 전승된 춤으로 한국전쟁 이후 남한 사회에 해서지방(海西地方, 황해도의 별칭) 전통예술 복원과 전승에 기여하며 인천지역 전통춤 발전에 앞장서신 민천식 선생님(1898~1967, 국가무형문화재 봉산탈춤 예능보유자)에 의해 완성된 춤입니다.

민천식 선생님의 제자 김나연선생님(1939~현, 황해도무형문화재 화관무 명예보유자)에 의해 후계 구도를 확립하여 지금까지 활발히 전승되고 있는 화관무는 2011년 역사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황해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제1대 예능보유자 김나연 선생님은 저의 어머니이십니다. 어머니를 보필하며 어머니께 사사한 화관무를 학술적으로 정립하고 보존회 전승 교육을 통해 이수자, 전수자를 배출하는 작업에 오랜 시간 전념하다 보니 제가 2021년 화관무 예능보유자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꾸준히 화관무를 비롯한 민천식 계보 전통춤의 역사 정립과 학술성 제고를 통한 예술적 가치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의 대표작은 민천식-김나연 계보의 ‘황해도 화관무’인 것이죠. 그리고 저는 한국 전통춤의 대중화에 관해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전통춤의 기원적 의미와 사상, 지명 설화나 춤의 근원이 되는 배경 등을 탐색하며 창작작업을 해 왔습니다. 화관무의 기원(起源)과 사상(思想)을 춤으로 풀어낸 <꽃의 변주-달을 그리며 꾸는 꿈>, 처용 설화를 모티브로 한 <처용의 희원>, 무속신앙을 인간의 삶의 영역으로 투영한 <어둠속의 혼>, 그리고 인천문화재단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무용극으로 만들어 낸 <애별리고> 등이 그 결과물입니다.

창작작업으로 완성한 작품 중에서는 MODAFE 2022(제41회 국제현대무용제) <Traditional Research of Contemporary>에 초청되어 공연했던 화관무 이야기 <꽃의 변주-달을 그리며 꾸는 꿈>을 대표작으로 꼽고 싶습니다. 머리에 얹은 꽃장식은 인간이 신과 소통하는 과정에서의 상징적인 장신구로 전통춤의 역사에서도 그 의미는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머리에 화관을 쓰고 추는 춤’ 화관무는 제의적 의식무로 민족의 영생과 태평을 위해 꽃을 머리에 얹고 함께 춤을 춘 행위가 바로 춤의 기원인 것입니다.

전통춤으로서 화관무가 가진 구성과 형식 안에 녹아있는 역사적 의미와 사상을 하나의 이야기로 전개했고 화관무가 가진 전통성을 헤치지 않고 춤의 이미지가 과도한 영상효과에 묻히지 않도록 조율하며 미디어아트를 활용함으로써 전통춤 화관무에 현대적 이미지를 입혀 관객의 공감도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미디어아트를 처음으로 시도해 본 작품으로 더욱 많이 고민하고 노력했던 작품이었기에 애착이 가나 봅니다.

2022 MODAFE
2022 MODAFE

2022 MODAFE <꽃의 변주 – 달을 그리며 꾸는 꿈> Ⓒ차지언

2.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저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독서는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세상을 알아가는 통로이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방법을 터득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하며, 창작 과정에서 논리적 전개를 위한 선택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춤은 동시대의 정치와 문화 그리고 사상을 모두 담고 있기에 사상과 역사 관련 서적을 통해 얻는 지식과 다양한 문학작품으로 간접 경험한 인간의 삶과 내면의 갈등, 윤리와 사상 등에 관한 주제는 제게 학술 연구의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고 안무 과정에서 춤의 이미지화에 투영되는 사상적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춤은 신체로 표현하는 예술이지만 움직임에 내재 된 안무자의 감성과 의식은 춤의 표현을 더욱 풍부하고 정돈되게 해주기 때문이지요.

특히 저는 시를 좋아합니다. 시가 가진 함축적 언어는 생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춤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시를 읽고 시가 가진 의미와 시인의 감성을 이해하는 과정을 춤을 해체하고 조합하고 해석하는 과정으로 연결해 보기도 합니다.

춤을 표현하는 데 있어 춤에 내포된 의미나 사상의 논리적이고 객관화된 이미지화가 공감도를 높이고 춤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 자신의 사고 확장과 현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3.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제가 제자들을 만나 수업할 때, ‘춤을 추러 오는 길이 행복해야 아름다운 춤이 나온다.’ 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춤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마음의 표현법이기 때문에 춤추는 자가 행복해야 아름다운 춤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저와 함께 춤을 학습하고 무대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에게 행복하게 춤을 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춤의 전승에 게으르지 않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저는 전통춤이 지닌 움직임과 표현 기법을 바르게 전승하는 것과 더불어 역사와 사상, 미적 표현체계 등 다양한 학문 연구를 꾸준히 할 계획입니다. 후세대에 우리 전통춤의 우수성과 예술적 가치를 잘 전달해서 우리 춤의 전통성과 고유성의 맥을 온전히 계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큰 욕심임을 알지만 아름다운 마음을 담아 춤을 추는 사람, 학술적 역량을 갖춘 춤꾼이 되고 싶습니다.

4.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전통예술은 보여지는 행위도 중요하지만, 역사와 문화적 배경, 사상성과 예술성 등 학술 연구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추구하는 분야에 관한 학술적 탐구는 스스로 이해도를 높일 뿐 아니라 후세에 더욱 가치 있는 역사를 물려주는 것일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전통춤의 실연과 더불어 학술 연구 또한 깊이 있게 지속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제가 요즈음 가장 크게 고민하는 부분은 전통춤의 대중화와 활성화입니다. 현시대 전통예술이 대중에게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되어 점차 소외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우리가 원형보존을 전통예술 계승의 가장 큰 가치로 이해하고 있지만, 원형보존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향유 계층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전통춤의 재해석, 재창작 및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한 융복합 작업 등 관객과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전통춤의 가치를 알리고 싶습니다. 다만 전통성을 해치지 않아야 하며 과하지도 자극적 이지도 않는 그 범위를 잘 지켜내는 것이 필수겠지요.

5. 예술적 영감을 주는 인천의 장소 또는 공간은?

저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곳이 동인천 일대입니다. 축현초등학교와 인천여자고등학교를 나왔거든요. 그리고 어린 제가 처음 무용학원에 다녔던 곳도 자유공원을 올라가는 길목에 있었죠. 지금은 구도심이 되었지만, 그때만 해도 가장 번화했고 유행을 선도했던 곳이었습니다. 가끔 인천문화재단을 방문할 때 마주하는 신포동과 중구청 근처, 그리고 자유공원 등은 여전히 예전의 모습을 담고 있어 저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인천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하지요. 이런 마음이 제가 꾸준히 인천에서 예술 활동을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또 한 인천을 대표하는 섬 백령도와 강화도 등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주는 마음의 여유와 더불어 신비로운 설화와 전쟁으로 얼룩진 아픈 역사를 담고 있기에, 제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곳으로 연구의 기반, 작품의 소재가 되어 줍니다.

6. 앞으로의 활동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민천식류 수건춤

민천식류 수건춤 Ⓒ차지언

민천식의 굿거리춤을 재정리한 차지언 즉흥무

민천식의 굿거리춤을 재정리한 차지언 즉흥무 Ⓒ차지언

저는 전통춤의 올곧은 전승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황해도와 인천을 전승 기반으로 하는 민천식 김나연 계보의 전통춤 복원과 역사 정립, 화관무의 전승체계 확립과 전승 활동에 주력할 것입니다. 전통춤의 원형 보존과 전승이라는 과업을 잘 수행하고자 한다면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동시대의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고 향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전통춤의 교육과 공연이 더욱 다양한 예술 현장으로 확장성 있게 반영되어야 하기에,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법을 개발하고 대상에 따른 흥미로운 전달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전통춤을 추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과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술성과 전통성을 근거로 한 원형의 전승교육과 더불어 교육의 대상과 현장의 범위를 넓혀 모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평생교육 방법을 체계화하며, 우리 민족의 감성을 함께 느끼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공연 양식을 개발하는 데 많이 고민하고자 합니다. 우리 민족에게 춤은 희로애락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하면서 함께 즐기는 공동체적 의미를 지닙니다. 오래도록 우리 전통춤이 민족적 감성을 공유하며 사랑받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