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유쾌한 소통 2>
인천문화통신3.0은 2020년 9월부터 지역 문화예술계 · 시민과 인천문화재단과의 소통을 위해 <유쾌한 소통>이라는 이름의 기획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였다.
매달 2개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시민과 예술인들을 만나고 있다.

K팝의 미래여 꿈을 펼쳐라

인천대중예술고 박형인 교장을 만나다

유사랑

박형인

박형인(朴炯仁, Park Hyeong In)

소속 :인천대중예술고등학교 교장

학력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약력
(전)광주시립교향악단(콘트라베이스)
(전)교사(26년)-소안고등학교, 고흥실업고등학교, 관산고등학교, 강화여자중학교, 부광중학교, 상정중학교
(전)교감(4년)-연평고등학교, 청천중학교, 진산중학교
(전)교장(5년)–명현중학교, (현)교장인천대중예술고등학교

인천대중예술고등학교? 인천에 그런 학교가 있었나? 교육계 쪽에 과문한 탓이겠지만, 처음 취재의뢰가 왔을 때, 비교적 인천의 문화예술판을 일반시민들보다야 훨씬 더 많이 기웃거리는 게 일인 필자에게도 그 이름은 생소했다. K팝의 세계적 열풍에 발 빠르게 편승한 태세전환인가 싶었지만, 취재를 진행하면서 어쩌면 인천에 가장 필요하고 적절한, 실용적인 학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라온제나(실용무용과)

라온제나 (실용무용과)

수작(연기예술과)

수작 (연기예술과)

인천은 1883년 제물포개항과 함께 이 땅의 근현대문화유산의 발상지일 뿐 아니라, 무려 300만 인구에 육박하는 거대도시로 경제, 사회적 규모가 부산과 대한민국 제2도시를 다투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인천은 그 위상에 걸맞지 않게, 도시인프라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실한 부분들 또한 많은 게 현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문화예술 부분이다. 명품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경제, 사회 못지않게 문화예술 수준이 무엇보다 우선된다는 사실은 굳이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도 인천의 주요 종합대학에는 아직 이렇다 할 전문적인 음악대학이나 공연예술전문학과 같은 게 없다. 그러다 보니 인천의 문화예술 인재들이 인접한 서울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그저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시점에 대학은 아닐지라도, 전문 대중문화예술 인재들을 양성할 고등교육기관이 설립되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선3기 도성훈 교육감의 특성화고 공약사업으로, 2018년 기존 운봉공업고등학교와 인천하이텍고등학교를 전환시켜 출범한 인천대중예술고등학교는, 2020학년부터 기존의 공업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들이 모두 졸업하게 되면서, 이제 완전한 공립 대중예술분야 특성화고 체제로 운용되고 있다. 본격 출범이 겨우 3년 남짓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눈에 띄는 성과로 부산교육청, 제주교육청, 강원교육청 등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다투어 방문하고 있을 정도다.

대표적 K드라마 중 하나로 인기를 끈 <미스터 션샤인>의 여주인공 김태리의 아역을 연기한 배우 허정은(재학)을 비롯해, 음악경연프로인 <쇼미더머니>의 세미파이널 진출자인 이승윤(NSW Yoon/2023년 졸업), 역시 <쇼미더머니> 본선 진출자인 황지상(H.VENOM/2023년 졸업), 유명 K팝그룹 ‘더 윈드’의 박하유찬(재학) 등 수많은 인천대중예술고등학교 출신들의 재능이 꽃을 피울수록, 인천의 문화예술 수준과 위상도 덩달아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

예향제(연기예술과 뮤지컬)

예향제 (연기예술과 뮤지컬)

수작(실용무용과)

수작 (실용무용과)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 버거울 정도예요. 처음 만들어진 실용음악과를 비롯해, 연기예술과(2020년 신설), 드론영상과(2020년 신설), 실용무용과(2021년 신설) 등 현재 총 4개 학과가 운용되고 있는데, 작년에 배출된 실용음악과 첫 졸업생 총 36명 중 무려 34명이 대학에 진학했을 정도로 진학률도 굉장히 높은 편이죠. 나머지 졸업생 2명도 데뷔해서 이미 예술현장에서 프로로 활동 중이고요. 각 학과 재학생들은 인천지역에서 다양한 장르의 정기공연을 통해 무대 실전경험을 쌓는 한편, 지역예술 활성화와 생활화에도 한몫을 담당하고 있어요. 전국 각지에서 우리학교에 들어오려는 학생들로 경쟁도 아주 치열하죠. 2023년 입시에서도 인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니까요.”

노학식 초대교장에 이어 2022년부터 2년째 제2대 교장을 맡고 있는, 박형인 교장(59세)은 학교 자랑부터 꺼냈다. 박형인 교장은 원래 콘트라베이스를 전공한 음악교사 출신이다.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시절부터 광주시립교향악단 콘트라베이스 주자로 활동하기도 했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식견이 뛰어나다. 첫 발령지였던 전남 완도의 소안고등학교 재직 때는, 일제시절 소작쟁의사건을 일으켜 대한독립운동의 초석을 마련한 ‘소안독립운동가요’의 채보활동에 나서기도 했고, 부임한 학교마다 합창단이나 브라스밴드를 조직해 지휘하기도 했다. 인천강화여자중학교로 부임해서는 강화음악교과협의회 회장을 맡아, 음악교사들을 규합해 음악교사가 부재한 다른 학교의 음악교육을 돌아가며 도맡는가 하면, 교사앙상블을 만들어 직접 지역 음악공연 활동을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부평 부광중, 십정동의 상정중학교를 거쳐 연평고 교감, 청천중 교감, 진상중 교감을 역임하고 명현중 교장에 이어 인천대중예술고 교장이 됐다.

“우리 학교의 비전이 ‘꿈을 실현하는 학교’예요. 어찌 보면 대중의 인기를 좇는 대중예술인을 양성하는 게 교육목표인 학교인 만큼, 창의적인 재능을 갈고닦는 실기 위주 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올바른 인성을 갖춘 인격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게 정작 중요한 교육의 당면과제인 거죠. 기존 고교수준의 보통교과과목을 담당할 선생님들이야 문제가 없지만, 내공 충만한 다양한 장르의 전공 실기 교사의 충분한 확보와 함께, 철학과 인격의 깊이를 숙성시켜 줄 산학겸임교사의 필요성도 무엇보다 시급해요. 인천 출신 전노민 배우의 정례특강처럼, 현장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초청 강의 기회도 많을수록 좋겠죠. 인천지역사회를 포함한 국내외의 예술 관련 단체나 기관과도 협력해, 창의적인 대중예술무대의 기회를 정기적으로 넓히기 위한 지원과 노력도 병행해야 하고요. 할 일들이 산더미예요.”

영재교육발표회

영재교육발표회

화작 (실용음악과 정기공연)

화작 (실용음악과 정기공연)

현재 인천대중예술고등학교는 2023년부터 대중예술영재원을 개원해 중학생 예술영재의 발굴에도 힘을 쏟는 한편, 예향제, 수작, 예술이락(인천예술고등학교와 합동공연), 화작(실용음악과 정기공연), 우리읍내(연기예술과 정기공연), 라온제나(실용무용과 정기공연), 영상예술제(드론예술과) 등의 공연이 정기적으로 진행되거나 예정되어 있다.
모쪼록 인천대중예술고등학교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그리고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인천지역에 신선한 문화예술부흥의 훈풍을 불러올 수 있기를 열렬히 응원하고 기대해볼 일이다.

사진 제공: 박형인

유사랑

인터뷰 진행/글 유사랑(劉思狼, yusarang)

시사만평가, 커피화가, 자유기고가

원래는 여러 신문에서 오랫동안 시사만평을 그려 온 시사만평가다. 커피로 그림을 그려 커피화가로도 활동하고 있고, 다양한 매체에 다양한 장르의 글을 기고하는 자유기고가이기도 하다. 특히 2백여 명의 인물을 인터뷰한 전문 인터뷰어로 알려져 있다.